마해영 약물 폭로…급상승 선수 의심할만

한국 야구에도 ‘스테로이드 충격’ 오나

전 프로야구 선수 마해영(야구 해설가) 씨가 자신의 책에서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을 밝힌 뒤 야구계가 벌집 쑤신 듯 어수선하다. 마 씨의 언급

내용이 언론을 타면서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과거엔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미국에서 호세 칸세코 선수가 메이저리그(MLB)의 약물 복용

실태를 책으로 폭로했을 때도 미국 야구 관계자들은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잡아떼다가

결국 의회 조사까지 진행되면서 스타 선수들의 약물 복용 사례가 하나씩 들어났다.

2005년 칸세코가 약물복용을 폭로했을 때 일부 미국 야구 관계자들은 “과거라면

도저히 불가능했던 신기록을 최근 ‘중년 선수’들이 속속 작성하고 있는 게 이상하지

않았냐?”면서 만연된 약물 복용을 간접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은퇴했어야 할 선수들이 신기록 작성하는 이유?”

과거 야구뿐 아니라 대부분 운동선수들은 20대가 지나면 은퇴하기 바빴다. 사람은

30대에 들어서면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 마크 맥과이어

선수가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70개) 기록을 만 36세라는 ‘노장’의 나이로

돌파하더니, 이듬해에는 배리 반즈 선수가 한 살 더 많은 37세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들은 영웅 반열에 올랐었지만 결국 약물복용 선수 명단에 이름이 오르면서 ‘약물

복용으로 기록을 작성한 철면피들’이란 오명을 뒤집어 썼다. 당시 미국의 한 야구

평론가는 “몸집이 줄어들어야 할 30대에 오히려 몸집이 불어나면서 성적이 좋아지는

선수는 일단 약물복용을 의심할 만하다”고 말했다.

과거엔 그랬지만 지금은 안 그렇다?

작년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약물 복용 사실을 지우는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출전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스타 선수가 졸지에 2군 선수로

전락하는 등 경쟁과 부침이 심한 프로 스포츠에서 약물복용 유혹이 없어지기 힘든

이유다. 마해영 씨도 “2군으로 추락했을 때 나 자신 약물복용 유혹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KBO의 공식 입장은 “지금은 (약물 복용이) 없다”는 것이다. KBO 반도핑위원인

이종하 경희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2007년 이후로는 거의 근절됐다”고 의견을 밝혔다.

KBO가 2007년부터 도핑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2008년에는 팀 당 3명씩 무작위로 뽑아

두 차례 도핑테스트를 실시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KBO는 이미 올해부터 팀 당 검사받는

선수를 3명에서 5명으로 늘렸고 검사 횟수도 2번에서 필요하다면 3번까지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근육이 발달하고 공격력과 집중력이 커지면서

경기력이 향상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작용일 뿐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폭력적이 되면서 우울증에 걸리는 정신적 부작용, 그리고 만성 대사장애,

식욕 감퇴, 성욕 감퇴, 면역 저하 등의 신체적 부작용이 함께 나타난다.

여성 선수들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남성 호르몬이 늘어나 생리가 불규칙해지면서

남자처럼 수염이 나고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여드름이 난다. 이런 부작용은 약을 끊는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

이 교수는 “스테로이드의 가장 큰 문제는 마약처럼 중독되기 쉽다는 것”이라며

“과다하게 복용하면 돌연사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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