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초저금리 시대, 부동자금 1000조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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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21. 오후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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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18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1000조 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2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가 5월 말 기준 965조 원에 달했다.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대기하는 성격이 강한 만큼 수익률보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은행 예금금리 1.5%대 예상

세금 등 떼고 나면 무의미”

투자처 찾아 ‘錢의 이동’ 시작

채권 가격 오름세로 관심 높아

최고가 경신 ‘금’ 여전히 눈독

시중 부동자금은 올 3월 말 982조 1000억 원에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작년 11월 말 932조 4000억 원까지 빠졌을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금리 하락에도 대안을 쉽게 찾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정기예금으로 돈이 몰린 상태인 것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628조 144억 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보다 약 9000억 원 늘었다.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데도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적당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규제로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어있고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갈피를 못잡고 있다. 두 달 새 증발한 코스피 시가총액이 8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기예금 등에 머물며 약간의 이자를 받고 투자처를 물색하던 이런 부동자금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본격적인 투자처를 찾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되면 1년 정기예금의 금리가 1.5∼1.6%대가 되고 여기에 세금을 떼면 금리를 받는다는 의미가 더욱 없어지게 된다”며 “채권, 증시, 부동산, 금, 달러 등이 여러 대안 중 하나”라고 조언한다.

당장의 대안은 채권이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한은이 이번 ‘깜짝’ 인하에 이어 하반기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다. 금리 하락세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사실 채권은 올해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이 올해 들어서만 18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주식형 펀드가 5조 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금은 여전히 ‘금값’이다. 지난 18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580원(1.07%) 오른 5만 458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이틀째 경신했다. 달러도 꾸준한 주목을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이젠 환차익을 노리기보다는 금융자산 배분 차원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이다. 반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주류다. 우리 경제와 정부 규제 여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이정희 기자 ljn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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