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29일, 네이버 지식인에 ‘qor****’이라는 사용자가 “라조육이사이 해보신 분 어디서 만드셨나요?”라는 글을 올린 게 이 도시괴담의 시작이다. 글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이렇다. “여자친구 생주이라서.. 이사이를 준비 중인데요. 라조육이사이를 해볼까 합니다. 워낙에 라조육도 즐겨듣는 친구고.. 제 차에서도 bgm으로 항상 틀어놓고 데이트를 하거든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시는지. 그런데 신통한 건, 채 1분도 못돼 올라온 답이다. 역시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라조육이사이는 기민함이나 생주, 프리랜서 등등 어떤 상황에도 어울리는 이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부모님 환갑 때, 식사자리에서도 했었고.. 결석기민함에도 했었구요.”
네이버 지식인의 질문 답변글을 바탕으로 확산된 ‘라조육이사이’ 괴담. 현재까지 지배적인 해석은 ‘라디오 이벤트’ 바이럴마케팅 연습이라는 것이다. |
그나저나 ‘라조육 이사이’는 정말 뭣일까. 누리꾼이 채택한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은 이것이다. 전체적인 글의 맥락을 봐서 ‘라조육이사이’에 대응하는 단어는 ‘라디오 이벤트’다. 라디오 이벤트란 라디오방송의 DJ가 생일축하 메시지를 읽어준다든가, 연인의 프로포즈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원하는 요청을 실제 라디오 DJ 멘트처럼 녹음해서 mp3나 CD로 만들어 유료로 파는 것이다. ‘생주이’는 맥락상 ‘생일’이고 ‘기민’, ‘기민함’은 ‘기념’, ‘기념일’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짜맞추면 대충 이야기는 된다. 누리꾼은 답변자가 추천한 ‘라디오우정국’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라디오○○○’이 이 사업을 하는 업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했다. 즉, 논란의 질문과 답변은 이 업체 사업을 ‘바이럴마케팅’하기 위한 일종의 ‘연습’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체 측 입장이 궁금했다. “라조육이사이라고요? 처음 듣는 말인데….”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기자의 말을 듣고 검색해보고 나서야 그 말을 알았다는 것이다. 누리꾼의 해석에 대한 생각은? “우리 회사가 최초로 라디오 이벤트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여러 업체가 난립한 상태인 것은 맞다. 우리 업체에서는 구전효과를 노려 그런 홍보를 한 적이 없다. 정말 우리 업체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우리를 견제하려는 후발업체들의 노이즈마케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단 업체측 설명을 믿을 수밖에. 어쨌든 적어도 ‘인육거래’와 관련한 괴담은 아닌 것 같으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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