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올레드 판키워 주도권 잡자"…실적악화에도 공격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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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23. 오후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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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공장에 3조원 추가 투자
초대형 TV패널 경쟁력 확보

2분기 3687억 영업적자에도
미래먹거리 확보에 올인
올레드 비중 50%까지 확대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부진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패널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시장 키우기'와 '주도권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에 나섰다. 중국 업체들의 가세로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머물러 있어 봐야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자사가 기술력에서 앞서 있고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올레드 패널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체 사업에서 올레드와 육성 사업(상업·자동차용 패널 등)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0~30%에서 2020년에는 5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경기 파주 P10공장의 10.5세대 올레드 패널 생산라인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P10에는 2015년 공장 건설·설비 투자를 위해 1조8400억원, 2017년 7월에 올레드 생산라인 구축 1단계로 2조8000억원의 투자가 결정됐는데 이번에 2단계 라인에 3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P10에 투자되는 것만 해도 7조64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공격적 행보다. 이 회사가 2017~2023년 경기도 파주와 중국 광저우 등에서 올레드 패널 생산시설 구축에 투입했거나 투자할 돈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TV 패널 월 생산능력은 55인치로 환산했을 때 현재 42만대 수준인데, 2023년에는 지금의 3.4배 수준인 144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추가 투자가 진행되는 P10은 10.5세대 라인이다. 세대는 TV 패널로 가공하기 전 단계의 큰 판인 '원장' 크기를 기준으로 한다. 숫자 크기가 커질수록 원장이 커지는데 10.5세대는 2940㎜×3370㎜ 크기로 65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P10의 1단계 라인은 2022년 상반기에 가동되는데 월간 3만장 정도 원장이 투입될 수 있는 생산력을 갖췄다. 65인치 패널로 환산했을 때 월 24만대 정도 생산력이다. 2023년 상반기 가동하는 2단계는 월 생산력이 원장 1만5000장(65인치 패널 기준으로 12만대)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9공장의 8.5세대 라인에서 55·65인치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곳 월 생산능력은 원장 7만장(55인치 TV 패널 42만대) 정도다. 여기에 중국 광저우 8.5세대 올레드 패널 생산라인의 가동도 앞두고 있다.

다음달 가동되는 광저우 1단계 라인은 월 생산력이 원장 6만장(55인치 패널 36만대) 규모다. 광저우 2단계는 내년부터 돌아가고 월 생산력은 원장 3만장(55인치 패널 18만대)이다.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패널 생산시설 투자에 이처럼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수익성 낮은 LCD 비중 줄이기 △신시장에서의 주도권 유지 △시장 키우기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여건이 만만치 않지만 선제적인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LCD 패널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올레드 패널을 적극 공략해 LCD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TV용 올레드 패널은 LG디스플레이만이 생산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 가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대형 패널 생산을 추진하며 기술력을 보여준 만큼 시장을 빠르게 키우는 것도 과제다. 현재 올레드 TV를 생산하는 업체는 LG전자를 비롯해 일본 소니·도시바·파나소닉, 중국 스카이워스·TCL 등 15곳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올레드 TV 점유율도 상승할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은 글로벌 TV 시장에서 올레드 TV 매출 비중이 지난해 5.7%에서 2023년 10.4%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178만대, 2018년 295만대, 2019년 1분기 75만대의 TV용 올레드 패널을 출하했는데, 2022년께에는 출하량이 1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에 매출 5조3534억원, 영업손실 368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증권가에서는 2846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는데, 이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4.6%, 전 분기에 비해서는 8.9% 각각 감소했다. 올 2분기 영업적자는 작년 2분기(2281억원 적자)나 올해 1분기(1320억원 적자)에 비해서도 큰 폭 늘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3분기부터 중국 광저우 올레드 패널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생산능력이 현재의 두 배 가까이로 확대돼 사업 성과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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