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이네집 :: 인간극장 삶이 끝날 때까지 청양군 100년 넘은 고택 임승팔 이영희 노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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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에는 지나온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100년 넘은 고택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임승팔 씨와 그의 아내 이영희 씨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내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에게 밥을 주다 고관절을 다쳐 3년 전 재수술을 한 뒤로는 하루에 모든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야 합니다. 아내 이영희 씨는 20살에 2대 독자였던 남편에게 시집을 와서 시부모님에

시할머니까지 시댁 어른들을 모시고 살면서 불평 한마디 한 적이 없습니다.

예전 연탄가스중독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남편을 간호하고 사업 뒷바라지까지 하면서 묵묵히

남편 옆을 지켰습니다지나온 날, 아내를 고생 시켰다는 미안함과 고마움에 남편은 홀로 아내를

보살핀 5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아내는 요구르트 하나도 먹여줘야 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걱정이 되는 자식들을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보내자고 하지만 아내를 요양원에 보내는

 순간 마지막이 될 것만 같아 거절했습니다. 대신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새벽에도 몇 번씩 아내를

일으켜 세우며 자신이 아내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시를 좋아했던 아내를 위해서 시를 잃어주고 옛 사진을 보여주며 아내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붙잡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내를 향안 남편의 지극정성을 보는 주변 사람들도 놀랄

정도입니다. 하루 대부분 시간을 아내를 위해 쏟고 있는 남편의 유일한 외출은 뒷산에 올라 밤과

은행을 줍는 것입니다. 밖에 나와 있어도 모든 신경은 집에 있는 아내에게 있습니다.

최근 남편에게는 아내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겼습니다. 얼마 전 네 명의 자녀 중

가장 아빠를 빼닮앗던 둘째 아들이 당뇨합병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아픈 어머니에게 매일 전화를 걸 정도로 다정다감했던 둘째 아들의 죽음에 혹여 아내가

충격을 받을까 아내에게 사실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의 49재를 준비하며 시름이 깊어져 갑니다.

아내 이영희 씨는 아기가 되어버렸지만 사랑하는 둘째 아들에 대한 기억은 온전합니다.

이미 세상에 없는 둘째 아들을 찾는 아내를 옆에서 지켜보며 점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자식 잃은 슬픔을 홀로 짊어지고 있는 임승팔 씨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가족입니다. 가장 가가운 거리에 살고 있는 최오선 씨가 그런 존재입니다.

 

 

임승팔 씨 부부는 일찍 부모님을 잃은 회호선 씨와 그의 동생들을 거두었습니다.

부부에게 최호선 씨는 마음으로 낳은 귀중한 막내아들입니다. 최호선 씨는 일본인

아내 히토미 씨와 가정을 이루었고 직접 만든 반찬을 가져와 식사를 챙기며 임승팔 씨

부부를 친부모님처럼 모시고 있습니다.

막내딸 임선영 씨는 미국에 사는 큰언니를 대신해 부모님의 말동무가 되어주며 집안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큰아들 임동명 씨도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조용히 부모님의

끼니를 준비해 놓고 가는 속 깊은 아들입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에게 큰 정을  느끼지 못했던

자식들은 어머니를 정성껏 보살피는 아버지를 보며 비로소 마음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자식들에게도 지금 이시간이 아버지를 이해하고 조금 더 가까워지는 귀중한 시간

입니다. 오랫동안 아내 곁을 지키기 위해서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산을 탈 때마다 자신의

발자국 수를 세며 열심히 건강을 챙기고 있습니다. 비록 남편이 모든 것을 챙겨줘야 하는

아내지만 아내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언의 힘이 된다고 말하는 남편.

아버지로, 남편으로 살아온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며 생각이 많아져 가는 요즘, 임승팔

씨에게는 이번 가을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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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숙이네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