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스타 로빈장 대표 "호날두 불출전에 미친듯 항의…유벤투스, 듣는 척도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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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28. 오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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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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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유벤투스의 호날두가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호날두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경기장을 찾은 수만명의 팬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사진=연합뉴스)


유벤투스(이탈리아)와 K리그 선발팀(팀 K리그) 간 친선경기를 주최했던 더페스타가 당초 출전이 약속됐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경기를 뛰지 않은 것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구단에 항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페스타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궂은 날씨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준 6만3천여 관중과 경기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한 관계자 여러분에게 큰 실망을 줘 용서를 빈다"면서 "친선경기를 준비한 주최사로서 유벤투스 구단의 계약 불이행에 대비하지 못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더페스타는 그러면서 "유벤투스와 체결한 계약서에는 호날두 선수가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는 게 명시돼 있다"며 "예외 사항은 워밍업 때 부상을 하거나 본 경기 중 부상으로 45분을 못 채울 경우로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벤투스로부터 출전 선수 엔트리를 전달받은 시점까지도 호날두 선수의 부상이나 특정 사유로 출전을 하지 못한다는 그 어떤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후반전에 호날두 선수의 출전이 불투명해진 이후 수차례 구단 관계자들에게 호날두 출전을 요청했어도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45분 이상 출전 의무조항에 대해 감독도 알고 있었다"면서 "호날두 선수가 피곤하다고 해 '출전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호날두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웠다면 (교체) 엔트리에 넣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페스타는 "유벤투스 측에 이번 경기 참가에 대한 문제점들을 강력하게 항의할 예정"이라면서 "다시 한번 실망하게 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더페스타가 27일 공개한 유벤투스-K리그 선발팀 친선경기에 대한 입장문과 수기로 작성된 엔트리 명단. 더페스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결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계약 위반'에 항의 방침을 밝혔다.


더페스타 로빈장 대표는 이날 풋볼리스트 인터뷰에서 자세한 내막을 전했다. 로빈장 대표는 호날두가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후반전 시작 후 10분이 된 시점에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반전부터 유벤투스 실무진과 연락이 되지 않았고, VIP석의 네드베드 부회장에게 항의했으나 "계약 조항에 대해 감독도 알고 선수도 안다. 그러나 그는 뛸 생각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로빈장 대표는 경기 후에도 유벤투스 측에 공식사과를 요청하며 항의했다고 설명하며 유벤투스 측이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계약서 공개여부에 대해서는 "나도 공개하고 싶지만 비밀 유지 조항이 있다"며 "호날두와 유벤투스가 문제를 일으키고 모든 화살이 나에게 오고 있다. 주최사로서 당연한 일이고 국민 여러분들에게 너무나 죄송하다"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이어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의 규모에 대해 "비밀유지 조항에 포함돼 함부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유벤투스에 주는 돈의 4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빈장 대표는 또한 유벤투스 측이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하려 해 수 차례 우려를 표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유벤투스 측은 "충분히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자신감을 보였다고.

로빈장 대표는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중국에서의 무리한 경기와 홍보 일정 때문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서의 일정을 이렇게 하는 건 더페스타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물론 주최측으로서 우리의 잘못이다. 그러나 우리가 화살받이가 된다는 건, 억울한 마음이 없다고 말씀드린다면 거짓말"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유벤투스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은 전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호날두의 결장을 결정한 시기에 대한 질문에 "어제 저녁 팀 미팅 때 호날두의 컨디션이 좋지 못해 출전 여부를 고심했다"면서 "오늘 오후에 다시 호날두의 컨디션을 보고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호날두의 출전 시간이 '45분 이상'으로 계약서에 돼 있다는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로빈장 대표에 따르면 사리 감독도 이 계약 조항을 알고 있었으므로,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사리 감독도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는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서 선발 명단에서는 빠졌고, 이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벤치를 지켰다.

당초 유벤투스 친선경기는 '호날두가 45분 이상 뛴다'는 조건으로 열린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기대가 컸다. 이 때문에 최소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에 투입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전반전만 하더라도 중계 화면에 호날두가 잡히면 경기장에는 환호성이 가득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호날두가 몸도 풀지 않은 채 벤치에 앉아 있자 야유가 쏟아졌다.

이날 호날두는 오후 4시부터 예정됐던 팬 미팅과 사인회 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유벤투스 선수단도 교통 체증 등을 이유로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킥오프 시간을 4분 넘긴 오후 8시 4분에서야 도착해 경기가 늦게 시작됐다.

경기 막판까지 호날두가 벤치에서 버티자 6만5천여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호날두의 경쟁자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실망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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