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은] 1995년 50주기 한·일 합동위령제 계기로 출발, 지금까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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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이 매달 셋째 주 토요일 모여 윤동주의 시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읽고 토론하는 모습.


후쿠오카·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은 1995년 윤동주 50주기를 맞아 마련한 한·일 합동 위령제를 계기로 출발했다. 위령제라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윤동주의 시와 죽음을 정중히 되돌아보며 새로운 한·일 관계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1994년 12월 한국문학을 전공한 니시오카 겐지(현 후쿠오카현립대 명예교수) 교수가 중심이 돼 모임이 발족했다.

매월 1회 모여 시 읽고 토론

윤동주의 시와 죽음 되돌아보며

새로운 한·일 관계 모색 ‘심혈’

이 모임은 창립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0~20명이 매월 1회 모여서 윤동주의 시를 일본어로 읽고, 토론한다. 시인, 교사, 회사원,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 등 직업도 배경도 다양한 사람들이 회비를 갹출해 장소를 빌리고, 매년 3차례 활동을 정리한 회보도 펴낸다. 해마다 윤동주의 기일인 2월 16일 즈음 후쿠오카 형무소 터에서 여는 추도식은 한국에도 꽤 알려져, 때맞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도 있다.

그의 시를 함께 읽고, 사색한 것을 나누는 시간은 여느 문학박사들의 연구 못지않은 깊이를 느낄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이들은 최근 윤동주의 시 132편이 수록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모두 읽고, 두 번째 강독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회원들이 들고 다니는 두꺼운 양장본 시집은 곳곳에 연필과 펜으로 그은 밑줄과 동그라미, 자잘한 메모들로 빼곡하다. 오후 6시 반쯤 시작한 강독회는 밤 9시가 다 되어서야 끝날 정도로 참가 회원들의 열의가 높다. 미움과 증오, 민족을 넘어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평화와 사랑의 언어로서, 윤동주의 시는 수십 년째 바다 건너 일본인들의 입을 통해 애독되고 있다. 글·사진=민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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