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일보-

[기고] 새디즘(Sadism)이란 말은 19세기 말, 독일의 유명한 심리학자 ‘크라프트 에빙 리하르트 프라이허 폰(Kraft-Ebing Richard Freiherr von)’이 만들어낸 단어로 크게 두 가지 뜻을 갖고 있다.

하나는 성적인 것으로 상대 이성에게 고통과 폭력을 가해 상대가 비명을 울리고 몸부림치며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서야 성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가학적 변태성욕자를 말하며, 다른 하나는 성적 상황과는 관계없는 폭력적인 것으로, 의도적으로 잔인하게 사람을 대하고, 잔인하게 살해하고 인간관계 속에서 상대방에게 이유 없이 창피를 주고, 자존심을 상하게 빈정거리고, 그를 무조건 압도하는 데서 기쁨과 만족감을 찾는 사람들을 가르켜 일컫는 말이다. 나아가 집단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만족을 얻는 것을 ‘집단적 새디즘’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집단적 새디즘’의 사례를 찾을 때 항상 일본인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일본인들이 보여줬던 남경대학살 등 잔인한 집단적 만행에서 기인하며, 우리 민족에게도 영원히 씻을 수 없는 만행을 보여줬다.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3·1운동, 신한촌 습격과 만주 참변 등에서 일본인들이 자행한 것들, 귀를 자르고, 머리를 잘라 공놀이하고, 태아를 꺼내 창끝의 장신구로 삼고, 솥에 삶아 죽이고, 불태워 죽이면서 집단적으로 희열을 느끼면서 그것을 집단유지의 에너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유독 일본인들은 집단일 때 그 폭력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상상을 뛰어넘는 잔혹성과 잔악성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에는 학살을 통한 ‘집단적 새디즘’이 불가능해지자, 날이면 날마다 동경 시내 한복판에서는 우리 민족성을 비하하고 동포들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하고, 동포들의 공공시설을 공격하는 등 도를 넘는 혐한시위를 통해 집단적 희열과 집단적 동질감을 결속시켜 가고 있다. 사실상 우리 민족에 대한 일본인들의 “집단적 새디즘”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아베의 무역보복도 이러한 일본인들의 새디즘의 역사에 기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집단적 새디즘’은 존재하고 있다. 그 집단은 1948년 분단의 남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권보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여순 학살, 4·3 학살, 6·25 민간인 집단학살, 4·19 학살, 유신독재 학살, 5월 학살 등 같은 국민을 학살하면서 집단적 희열과 집단적 동질감을 결속시키는 집단유지의 에너지로 삼아온 세력들이다. 이 세력들은 국민을 학살한 이들을 건국의 아버지, 경제발전의 아버지 등으로 부르고 있다. 또 이들은 지역을 편 갈라 갈등을 지속시키면서 권력을 유지하였고 그들만의 집단적 희열과 우월적 만족감으로 60년 이상 항상 백성 위에 군림해 온 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들이 ‘5·18 희생자’들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예로 들어보자.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집단 학살 당한 사실이 이미 온 천하에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집단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홍어 새끼’라고 조롱하고, 심지어 북한군 남파간첩이라고 왜곡하면서 집단적 희열을 공유함을 물론 집단적 결속력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국민 대학살과정에서부터 오늘날 결론에 이르기까지 일본인들과 똑같은 ‘집단적 새디즘’에 빠져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들과 또 닮은 구한말의 한 세력들은 걸핏하면 고종황제에게 일본왕한테 무릎을 꿇으라고 종용했는데, 오늘날에도 그들이 ‘현생(現生)’했는지, 그들은 대통령에게 아베에게 무릎을 꿇을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가 그 집단을 ‘토착 왜구’라고 불렀다. 기원전 50년 신라 박혁거세왕 때부터 한반도를 침략하여 승냥이처럼 우리 민족의 피를 빨아 먹었던 왜구들의 ‘현생’을 보는 듯하고, 어쩜 저들과 그렇게도 닮았을까 하는 한탄에서 나온 작명인 듯싶다.

그들의 조상 중에는 일본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아서인지 해방 후 친일파를 청산하고 민족의 정기를 다시 세우고자 했던 ‘반민특위’를 해방 후 국가 혼란의 주범이었다고 주장하거나, 1936년 일제식민지 시절 일본인들이 만든 국가보안법이 세상의 진리이며, 심지어 국가보안법이 튼튼해야 우리 경제도 살릴 수 있고, 국가안보도 지킬 수 있는 것처럼 애매하게 주장하기도 한다. 일제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1960·70년대의 현장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지만 그들도 진보하고 있다. IS의 ‘외로운 늑대’들처럼 ‘외로운 왜구’로의 진보를 서두르고 있는 듯 보인다. 존재하지도 않는 좌우대립을 부추겨 국민을 편 갈라 존재의 기반으로 삼고 ‘집단적 새디즘’으로 이해 상충의 반대편을 무조건 적의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아베의 작전과 너무 닮아 있어, 우려스럽고 비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