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돌'의 길 걷는 조국에 따라온 '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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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02. 오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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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靑 수석→법무장관 직행의 힘든길..정치권은 '대망론의 시작' 관점]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2019.07.26. photo1006@newsis.com

"청와대에서 장관으로 바로 가는 건 스스로 죽는 길이죠."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서 핵심 보직을 맡았다가 지금은 자리를 내려놓은 한 인사가 했던 말이다. 청와대 재직 시절 타의로 장관직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이같의 밝히며 '장관설'에 선을 그었다.

그가 언급한 "스스로 죽는 길"의 이유를 자세히 소개할 수는 없으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취지였다. 청와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인사가 곧바로 내각으로 가는 것 자체가 굉장한 정치적 부담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런데 이 부담스러운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조 전 수석은 지난달 26일까지 약 26개월 동안 민정수석직을 수행했다. 그리고 8월초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될 게 유력하다. 사법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웠다.

'모난 돌'의 시련은 이미 시작됐다. 일거수 일투족이 기삿감이다. 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직에서 면직되자 마자 서울대 교수직에 복직된 것을 두고 비판이 줄이었다.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른 것도 뉴스가 된다. 이런 기조는 국회 인사청문회는 물론 그 이후로도 이어질 것이다.

조 전 수석은 정면돌파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폴리페서' 논란과 관련 "앙가주망(지식인의 사회참여)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며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도 나의 선택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풀을 밟아라. 밟으면 밟을 수록 푸른 풀을 밟아라"라는 내용이 담긴 정희성 시인의 시 '답청(踏靑)'도 게재했다.

'모난 돌'을 자처한 것에서 힘을 받고 있는 것은 '조국 대망론'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에서는 조 전 수석이 차기 대선후보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고 보는 시선이 강하다.

'총선 차출설' 계속 나온 것만 봐도 조 전 수석은 정치인으로 훌륭한 자산을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을 자랑한다. 정치인 성장의 필수요소인 '팬덤' 확보의 조건이다. 영남 출신의 여당 성향 인사라는 점 역시 플러스다.

조 전 수석이 '부산 출마'가 아니라 '법무부 장관'으로 가닥 잡은 것도 오히려 자산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문 대통령 조차 2012년 총선 당시 '낙동강 벨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 실패했을 정도로 PK(부산·경남)는 여당에 만만한 곳이 아니다. 오히려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며 사법개혁의 기수로 활약하는 게 전국구 인지도를 키우면서 정치인으로의 이미지 소비를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리스크 요인이라면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참신성은 있지만 노련함은 부족하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처음 정계에 입문했을 때도 이같은 약점 때문에 고생을 했던 적이 있다. 대중들과 악수를 하는 것도 어설펐다는 후문이다. 차기 정권 창출을 반드시 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는 '조국 대망론'에 100% 베팅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본인의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 조 전 수석이 "정치에 뜻이 없다"고 끊임없이 밝히고 있는 시점에서의 '대망론'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하지만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본인이 정치 안 한다고 하는 것은 본인 생각이다. 대통령 후보는 자기 소속 당과 국민이 결정해 주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나가면 대통령 후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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