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교수, 15년 前 조국 칼럼 언급하며 "폴리페서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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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01.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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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2004년 조 전 수석 칼럼 언급…"폴리페서 비판 입장, 내로남불"

"논리의 빈곤인지, 보고싶은 것만 보는 외눈박이인지 참 교묘"


김근식<사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하면서 '앙가주망(engagement·현실참여를 뜻하는 프랑스어)'을 언급한 것에 대해 "선출직은 휴직이 안 되고 임명직은 된다는 것이냐"며 "과거 그의 칼럼 등을 보면 폴리페서(polifessor·정치 참여 교수)를 비판해온 그의 입장은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한 조 전 수석은 페이스북에 "일부 언론이 나를 '폴리페서'라고 공격하며, 서울대 휴직과 복직을 문제 삼기에 답한다"면서 "앙가주망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자신의 과거 폴리페서 비판 언행에서 2004년 서울대 대학신문에 쓴 글은 '교묘'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은 당시 '적(籍)을 둔 학교에서 강의나 연구를 않으면서 정치권 언저리를 도는 사람'을 폴리페서라고 했다. 그런 그는 200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학신문에 기고한 '교수와 정치-지켜야 할 금도(襟度)'라는 글에서 "출마한 교수가 당선되면 국회법상 임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 30일로 교수직이 자동 휴직되고 4년 동안 대학을 떠나 있게 되는데, 해당 교수가 사직을 하지 않는다면 그 기간 동안 새로이 교수를 충원할 수는 없게 된다. 또한 낙선하여 학교로 돌아오더라도 후유증은 남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과연 지금 자신의 처지가 정당하다는 걸까, 아니면 임명직이지만 똑같이 비판받게 되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그가 쓴 내용에 '조 교수(조 전 수석)'를 주어로 적용해보면, 그 역시 학사 행정에 피해를 주고 휴직 기간 동안 교수 못 뽑고 돌아와도 후유증은 남는거 아닐까"라고 했다. 그는 "제 해석으로는 2004년 이 칼럼은 그의 폴리페서 비판 입장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분명해 보입니다만"이라며 "여러분께서 판단해달라"고 했다.

조 전 수석 말대로 현행 규정상 교수가 선출직 공무원을 맡으면 사직해야 하지만 임명직 공무원이 되면 휴직이 가능하다. 하지만 법령이나 학칙을 떠나 임명직 진출 교수가 사직하지 않음으로 인해 새로 교수를 충원할 수 없고, 그래서 그 피해가 학생과 동료 교수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는 게 김 교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조 전 수석이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과거 정부에 참여한 장관급 고위공직자 중 교수 휴직을 하고 직(職)을 수행했던 교수 출신 고위공직자 11명의 이름을 열거한 것과 관련, "임명직이지만 사퇴한 분들도 있고, 또 그의 경우처럼 복직 후 한 달도 안 되어 또 휴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는 명백한 사실은 '교묘하게' 말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논리의 빈곤인지. 보고싶은거만 보는 외눈박이인지 참 교묘하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이 곧 있을 개각 때 법무장관 후보로 유력 거론되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조 전 수석은 자신이 과거 밝힌 폴리페서에 대한 비판 입장은 '선출직 공무원'인 국회의원 등에 대한 것이라며, '임명직 공무원'인 자신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앙가주망을 거론한다면, 임명직이든 선출직이든 교수의 정치 참여는 정당한 것인데 마치 임명직은 정당하고 선출직은 문제 있는 것처럼 차별하는 건 아닌지도 의아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선출직은 국회법 개정으로 휴직 불가로 바뀌었는데. 그 법 취지에 동의한다면 임명직도 휴직 불가로 해야하는건 아닌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또 "임명직과 선출직의 앙가주망을 차별하는 거라면 어떤 근거인지. 그래서 안전한 임명직만 고집하고. 정치 본령의 직접 출마는 거부하고 있는 건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김보연 기자 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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