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휩쓸려 하루하루 살아간다.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가끔 우울하거나 답답해져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 별과 함께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도시 야경을 보는 것이 위로되지 않을까.

5바이트가 개발해 1일 선보인 ‘선리스 시티(Sunless City) 야경게임’이 이런 경험을 제공한다. 이 게임은 태양이 없어져 별빛만이 반짝이는 세상이 차츰 예전 빛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 / 선리스 시티 공식카페 갈무리
. / 선리스 시티 공식카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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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리스 시티의 BGM ‘Sunless City’ / Saturdays 유튜브 채널

◇도트 그래픽 야경과 소소한 이야기…독특한 감성이 강점

선리스 시티는 ‘방치형 게임’이다. 조작이 거의 필요 없다. 가만히 켜놓기만 해도 재화를 획득할 수 있다. 반짝이는 별 등을 터치해 추가 재화를 모으는 것이 조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덕에 시간에 쫓기는 학생, 직장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획득한 재화를 건물을 연구하고 사는 데 쓴다. 일정 시간을 투자해 건물을 처음 연구하면 해당 건물을 살 수 있다. 같은 건물을 재차 연구해 건물의 수준을 높일 수도 있다. 구매한 건물은 주어진 칸 안에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여러 건물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자신이 원하는 야경을 만드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다.

최근 게임은 ‘더욱 현실에 가까운 그래픽’을 선보이기 위해 경쟁한다. 선리스 시티는 이런 흐름과 다른 개성을 추구한다. 게임의 거의 모든 요소를 ‘도트 그래픽’으로 구성했다. 한 픽셀씩 색을 일일이 찍어야 하는 방식이다. 많은 정성이 드는 탓에 최근에는 이런 게임이 흔치 않다.

이진규 5바이트 총괄 PD겸 기획팀장은 "전작인 ‘인생게임’과 선리스 시티는 특유의 감성이 중요한 게임이다"며 "이를 유저에게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찾다보니 원래 좋아하던 도트 그래픽으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건물을 배치해 야경을 구성한 모습, 남산서울타워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아빠킹 유튜브 채널 갈무리(링크)
건물을 배치해 야경을 구성한 모습, 남산서울타워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아빠킹 유튜브 채널 갈무리(링크)
가끔 배치한 건물 위에서 ‘하트’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터치하면 각 건물에 얽힌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편의점 점원을 짝사랑하는 남자, 초콜릿을 사달라고 귀엽게 조르는 아이의 이야기도 있다. 이를 통해 건물 연구에 필요한 재화도 얻을 수 있으므로 놓치지 않고 하트를 누르는 것이 좋다.

선리스 시티는 게임뿐 아니라 배경음악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플레이스토어나 공식 카페 등 커뮤니티에서 야경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 마음에 들었다는 유저의 평가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제작진은 유튜브나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그 음악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성 들여 찍은 도트 그래픽 야경과 우리네 이웃의 삶을 다룬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감성적인 음악은 선리스 시티만의 특징이다. 이런 특징이 한 데 모여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감성을 선사한다.

건물 위에 나타나는 하트를 터치하면 각 건물에 얽힌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건물 위에 나타나는 하트를 터치하면 각 건물에 얽힌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합리적 수익 구조로 무·소과금 플레이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선리스 시티는 부분 유료화 게임이다. 상점에서 보석, 하트 같은 재화와 패키지를 판다. 하지만 무과금·소과금 유저도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평이 많다. 돈 대신 시간을 투자하면 게임을 즐기면서 원하는 재화를 충분히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 모델도 있다. 대형 게임과 비교해 소규모 인원이 즐기는 인디게임에서 흔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게임 이용자는 광고를 시청해 연구, 건축, 철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직접 과금하지 않은 이용자도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

선리스 시티는 독특한 매력 덕분에 콘텐츠를 수집하고 싶다는 마음을 부르는 게임이다. 이용자가 게임에 애착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장점 덕에 이용자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광고 시청을 선택한다. 광고로 인해 게임의 흐름이 끊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재화를 사용하거나 정한 시간만큼 기다리면 된다.

유료 재화인 보석을 구매하거나 광고를 시청하면(분홍 사각형) 게임 진행이 빨라진다. / 오시영 기자
유료 재화인 보석을 구매하거나 광고를 시청하면(분홍 사각형) 게임 진행이 빨라진다. / 오시영 기자
◇"발빠른 업데이트로 유저 편의성, 버그 문제 개선하겠다"

조작이 적은 방치형 게임에도 분명 유저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선리스 시티의 경우 유저가 조작할 때 등장하는 선택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편이다.

이를테면 건물을 배치할 때도 별다른 설명이 없다. 간소화한 아이콘만으로 정확히 어떤 건물을 선택한 것인지 알기 힘들다. 건물 연구의 경우, 연구를 통해 건물 레벨을 올리면 어떤 능력치가 증가하는지도 알 수 없다. 메인 화면 왼쪽의 폭죽과 날씨 버튼의 기능도 모호하다.

이 부분은 아직 서비스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추후 패치를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제작사가 공식 카페 등 다양한 채널에서 유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팀장은 "저장한 데이터가 없어지는 오류나 유저 인터페이스(UI)가 다소 불편하다는 문제점을 알고 있다"며 "추후 유저 피드백을 반영해 최대한 빨리 개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콘텐츠 추가 방향을 묻는 질문에 "가장 빨리 선보일 콘텐츠는 한국 외 다른 국가 테마와 같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젝트다"며 "게임을 즐기면서 들을 수 있는 ‘감성 라디오’ 같은 콘텐츠도 준비한다"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이외의 다른 국가 테마도 곧 만나볼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대한민국’ 이외의 다른 국가 테마도 곧 만나볼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하루를 정리하며 감상하기 좋은 아름다운 세계, 선리스 시티

직장, 학교 생활 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인 시대라고들 말한다. 인기 게임은 대부분 고도의 컨트롤을 활용해 다른 사람과 겨루는 내용이다. 게임이 등급을 나누고, 실력, 과금 등 여러 이유로 차별하는 경우가 많다.

선리스 시티는 다르다. 멋진 도트 그래픽 야경과, 음악, 이야기로 현대인에게 위로를 건네는 게임이다. 지친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며 가볍게 즐기기에 적합하다. 치유가 필요하다면 오늘 밤 선리스 시티에서 별빛 가득한 아름다운 세계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