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사태 등 영향으로 홍콩 H지수(HSCEI)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투자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손실가능구간(녹인 배리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H지수는 지난 14일 52.57포인트(0.50%) 떨어진 10,419.87에 마감했다. 6일 연저점(10,334.32)을 기록하는 등 좀처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연고점(4월 17일·11,848.98)과 비교해 하락률은 10%를 넘어섰다.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반대하는 시위까지 발생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평가다. 미국은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혀 향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투자자는 ‘좌불안석’이다. 투자자들은 H지수에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2015년 5월 H지수가 14,800선을 넘기며 강세를 보이다가 2016년 2월 7500선까지 급락하며 반 토막 난 전례가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ELS 발행 규모는 8조5039억원이다. 이 중 H지수를 활용해 발행된 ELS 규모는 7조1205억원에 달한다. 전체의 83.7%다. 올 1월 2조4333억원인 H지수를 활용한 ELS 발행 규모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H지수를 주요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지수의 높은 변동성 때문이다. ELS 수익률은 편입 지수 변동성이 클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보다 변동폭이 큰 H지수가 기초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2015년과 같은 대규모 손실 사태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LS 발행이 꾸준한 가운데 상환 금액도 늘고 있어 ELS 투자자의 ‘재투자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기초자산이 소폭 조정됐을 때를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