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부인 “아들 장기이식, 얼굴과 머리카락만 남아…”

입력 2016-02-21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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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희가 아들이 사망후 장기기증을 했다는 미담 속에 숨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2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2010년 미국 LA에서 사망한 후 5년 간 가해자에 대한 처벌 없이 비극으로 이어져 온 배우 이상희 씨 아들 고(故) 이진수 군의 사망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아들 사망 소식을 접한 후 비행기 표가 없어 이틀이 지난 후에야 아들이 있는 병원으로 간 이상희 부부 앞을 막아선 것은 한 무리의 기자들이었다. 그들은 “어떻게 이 어려운 상황에 장기 기증을 선택했냐”는 질문을 던졌다. 당시 이상희 부부는 그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부부가 도착하기 전 아들 진수 군은 이미 뇌사 판정을 받은 상황이었고, LA 한인신문 기자는 “호흡기를 뗄 지, 장기 기증을 할지, 아니면 한국으로 시신을 이송할지 부모님의 말에 따라 결정이 되는 사항이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희는 “아들이 끼고 있는 기계가 굉장히 비싼 장비라 오랫동안 하고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근데 장기기증을 하게 되면 36시간 내지 48시간을 우리에게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했다. 가슴 아프지만 ‘좋은 일 할 수 있게 하자‘는 생각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진수 군이 사연은 ‘인공 호흡기를 떼기도 전에 여러 명의 생명을 구하고 떠난 아름다운 청년’이라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 때 까지도 이상희 부부는 진수가 어떻게 죽었는지 사인조차 제대로 몰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흉기를 이용한 폭행이라는 명목으로 ‘살인 사건’으로 전환시켰다. 사인 규명을 위해서는 부검이 필수였다. 미국 법에 의해 진수 군의 사체는 LA 부검소로 가 부검을 해야 했다. 이상희 부부는 기증하는 장기가 각막 정도라 여겼고, 장기기증 후 부검을 하면 사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상희 아내 이해경 씨는 “그 때 병원 관계자 한 명이 ‘내가 비밀을 가르쳐 주고 싶다. 진수가 장기 기증을 어디를 하는 줄 아냐’면서 말을 해 주더라. 얼굴이랑 머리카락만 남고 울대 핏줄 힘줄 뼈까지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고 했다. 이라크 전쟁에서 울대 나가는 군인들이 많아서 진수처럼 젊은 애들이 위독한 채 병원에 오면 미국 애들이 환장을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부검을 앞둔 상황에서 모든 장기를 기증하면 사인 규명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에 이상희 부부는 장기기증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장기기증센터의 태도는 완강했다. 이해경 씨는 “공갈 협박 식으로 통역하시는 분이 ‘서명을 했는데 번복하면 곤란하다’고 하더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교민들은 “원래 장기기증은 당장 정하게 안 하고 여러 번 상담을 하고 미팅을 한다. 근데 급격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가 부모라면 어떻게 장기 기증을 하겠냐, 억울하게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지만 맞아 죽은 것인데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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