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역사 인식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독도 이야기
독도와 동해를 둘러싼 한일간 갈등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독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대개 얕은 지식들뿐이고, 더군다나 잘못 알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독도는 우리 땅’라는 주장은 구호성 외침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화산 섬 독도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한반도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역사 속에서 한반도와 어떤 관계를 유지했는지, 일제시대에 독도를 어떻게 빼앗기고 되찾았는지 바르게 알지 못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독도 영유권에 대한 주장 공허해질 것이다. 작가는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이 특히 독도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선 독도의 지형, 기후, 생태, 역사, 경제, 자원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독도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일본과의 갈등이 단순히 민족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독도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울릉도도 다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게 도왔다. 울릉도를 모르고 독도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두 섬이 긴밀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곳도 다름 아닌 울릉도이다.
또한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이 독도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옛 문헌과 지도를 통해 상세하게 짚어주고 있다. 우산국을 복속시켰던 통일신라, 울릉도와 독도를 개척하고자 애썼던 고려시대, 왜구들과 끊임없는 전쟁을 해야 했던 조선시대, 그리고 일본과 본격적인 영토ㆍ영해 다툼을 벌인 현대사까지 한눈에 살펴보면서 어린이들은 우리나라가 일찍이 독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관되게 관리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독도를 둘러싼 우리의 과거 정책에 대해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바다와 섬을 소홀히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은 점, 특히 조선시대에 어민들을 천시하고 바다 개척을 두려워 한 관리들의 좁은 생각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유럽에서 대항해시대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육지 안에만 갇혀 있던 좁은 생각은 해방 뒤까지 이어져 해양 주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안용복이나 홍순칠처럼 혼자 힘으로 독도를 지켜낸 사람들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조차 내리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해양 주권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육지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한다. 세계지도에서 ‘동해’라는 이름을 지켜내는 일과 독도 주변 바다에서 주권을 행사하는 일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17세기 고지도에서 우리 바다 이름을 직접 찾아보고, 네티즌의 힘으로 바다 명칭을 바꾼 <내셔널 지오그래픽> 지도를 비교해보는 경험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과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다.
해양 주권 시대의 어린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
초등학교 교과서에 아직 독도에 대한 이렇다 할 정보가 없다는 것이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일본 어린이들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실린 교과서를 보고 배운다는 사실에 비춘다면 심각한 문제이다. 다행히 경상북도 교육청에서 인정한 초등학교 3~6학년 특성화교육 교과서 <우리 땅 독도>가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금까지 독도를 다룬 어린이책이 다수 출간되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차별성은 깊이 있는 내용과 다양하고 구체적인 시각자료이다. 이 분야의 전문 학자인 작가가 오랜 기간 수집한 사료와 현장 사진 덕분이다. 또한 100여 개에 이르는 지도, 문헌, 유물, 사진을 어린이가 스스로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배려해 편집했다. 따라서 이 책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외침보다는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 일본이 독도를 넘보는 목적, 우리가 독도와 동해를 지켜야 하는 이유 등 독도를 둘러싼 역사와 정세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작가는 우리나라가 강대국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영토와 해양 주권을 다부지게 지켜내는 한편,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이끌어내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다.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은 두 가지 과제를 이해한다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조금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백만 년 동안 수많은 생명을 보듬어 온 독도에 고작 반만 년을 살고 있는 우리가 정말 지켜야 할 것은 한줌의 평화라는 사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