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모자 ‘아사’ 추정 사망…숨진 2달 동안 왜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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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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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 살던 탈북민 어머니와 여섯 살 배기 아들이 숨진 지 수 개월 만에 뒤늦게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굶주려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입니다.

지난달 31일, 탈북민 41살 한 모 씨와 6살 배기 아들 김 모 군이 숨진 지 두 달 만에 발견됐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보니까 마네킹 같은 게 쓰러져 있더래요. 아이는 방에 있고, 여자는 거기(주방)서 죽어 있었던거지."]

아파트 관리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 숨져있던 두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집 안에는 고추가루 말고는 음식물이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자살이나 타살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아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숨진 한 씨는 올해 초 생계를 책임지던 남편과 이혼하면서 일정한 직업과 소득이 없었습니다.

한 씨의 정기적인 수입은 매달 10만원 씩 지급되는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이 전부였습니다.

여기에다 아들 김 군이 6살이 되면서 3월부터는 아동수당도 끊겼습니다.

휴대전화도 없이 외부와의 교류를 끊고 살면서 신변보호 담당관의 연락도 거절했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원래 그 사람이 왕래가 없었어요. 맨날 모자만 푹 뒤집어 쓰고, 아기를 데리고 다니니까..."]

한 씨는 탈북한 지 10년을 넘어 정착 지원 대상자가 아니었고, 최근까지도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도 아닌,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서울 관악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지원은) 하나원 퇴소일 기준, 그러니까 최초 입국일 기준으로 5년이기 때문에 사실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시거나 그러면 한국 사회로 편입이 됐다고 보는 거죠."]

통일부는 이번 탈북 모자 사망과 관련해, 사각지대로 관리가 안 된 부분이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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