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A형 간염’ 한 달 새 110여 명…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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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14. 오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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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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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올해 A형 간염이 심상치 않습니다.

상반기만해도 이미 지난해 5배를 넘어섰고, 지금까지 확진자는 만 천명을 돌파했는데, 집계가 시작됐던 2011년 이후 최대라고 합니다.

특히 최근 부산에선 한 달새 A형 간염 확진자가 110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A형간염 확진자 사이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같은 식당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33살 이 모 씨는 지난달 A형 간염 확진을 받고 일주일 넘게 입원한 뒤 현재 통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A형 간염 확진 : "7월 19일에 입원해서 8일 정도 입원하고 지금 통원치료하고 있어요. 호전됐는데 후유증이 많이 있더라고요. 피부 가려움증이나 이런 것도 많았고 살도 7kg 정도 빠지고…."]

처음 증상을 느낀 건 지난달 15일.

장염에 독감 증세가 겹쳐오면서 동네 병원을 다녔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열로 대형 병원까지 갔는데 A형 간염 확진을 받았습니다.

[이○○/A형 간염 확진 : "장염을 2주 정도 치료했었어요. 병원에 다니면서 장염 증상이 좀 사라지면서 감기 증상이 오더라고요. 그게 2주 정도 가다가 결국에는 입원하게 된 거죠. 총 기간이 한 달 정도."]

40살 김현국 씨 역시 지난 3일, A형간염 확진을 받고 열흘 째 입원중인데요.

[김현국/A형 간염 확진 : "장염이라고 생각해서 링거를 맞고 장염약 타서 먹고 그랬는데 열흘째가 돼도 안 낫더라고요. 안 돼서 큰 병원에 왔던 거죠."]

두 사람, 몸에 이상을 느낀 날짜도 입원 시기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김현국/A형 간염 확진 : "피검사를 하니까 대뜸 의사 선생님께서 OO구에 있는 돼지고깃집에 간 적 있느냐 물어보시더라고요. 왜 저런 걸 물어보시지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간 적이 있는 거예요. 거기서 지금 발병돼서 환자들이 많이 온다고."]

부산 시내 종합병원마다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A형 간염 확진자/음성변조 : "여기 병원에도 되게 많더라고요. 간염 환자가 지금. 다 거기 (식당) 가서 걸린 사람들. 간호사들이 말해줬어요."]

그렇습니다.

역학 조사 결과,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부산에서 A형 간염 확진을 받은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시내의 한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동근/부산시청 감염병대응팀장 : "바로 나가서 확인해보니까 이 식당과 연관이 돼 있고 어느 식당에 갔는지 기억을 못 하신 분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보니까 '내가 그 식당에 갔었다' 기억을 해서 그렇게 인지하게 됐습니다."]

문제의 식당입니다. SNS에서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얼마전까지도 끊이지 않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젊은 분들이 굉장히 많이 왔었거든요. 밑반찬들로 나오는 김치나 젓갈류 이런 게 맛있어서…."]

[인근 상인/음성변조 : "번호표 이런 거 나눠줄 정도로 사람이 많았었는데 어느 순간에 문을 닫았더라고."]

이 식당을 다녀간 손님들 중에서 A형 간염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건 지난달 중순부터였습니다.

식당 종사자 일부도 A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간이 흐를수록 숫자는 급격히 늘어나 현재 A형 간염 확진자는 110명을 넘었습니다.

대체 A형 간염 발병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김동근/부산시청 감염병대응팀장 : "확진자들을 통해 파악한 공동 노출자 명단을 가지고 100명가량 섭취 이력 조사를 해보니까 역시 거기서 조개젓이 유일하게 통계적으로 나와서 일단 저희가 조개젓으로 추정을 하고 있지만…."]

A형 간염 확진자들이 대부분 식당에서 제공되는 반찬 중에서 '조개젓'을 먹은 것으로 조사된 겁니다.

보건 당국은 지난달 이 식당을 찾아 위생점검과 역학조사를 벌였는데요, A형 간염 발병의 유력한 원인으로 꼽히는 조개젓은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식당 측은 메뉴를 바꿔 지금은 조개젓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상탭니다.

[김동근/부산시청 감염병대응팀장 : "메뉴를 변경시켜서 식당에 남아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초기 조사 때 조개젓을 수거하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조개젓을 유통하고 제조하는 업체가 타 시도에 있어서 제조, 유통기한이 같은 것들로 수거해서 조사해달라고 조사를 보냈고…."]

보건당국이 조개젓을 A형간염 집단 발병의 원인으로 보고있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올들어 조개젓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는 조개젓이 제공된 6월 초에서 7월 중순 사이 식당을 이용한 손님이 4천 명에서 5천 명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5일에서 길게는 50일에 이르는 A형 간염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 환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요.

[김동근/부산시청 감염병대응팀장 : "7월 중순까지 만약에 노출됐다고 했을 때 이제 9월 초까지는 환자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저희가 파악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해당 기간 식당을 이용한 손님들을 매출 전표 등을 통해 확인해 피검사와 예방접종 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해당 식당 이용 손님/음성변조 : "신용카드 조회를 해서 내가 거기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고 이야기를 해서 전화를 받고 온 거예요."]

이처럼 A형 간염 급증 소식에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창형/부산시 해운대구 : "(주위에) 걸린 사람은 없는데 뉴스에 많이 보도돼서 30~40대는 항체가 없다고 해서 맞으러 왔습니다."]

폭염과 함께 여러 사람과 접촉이 많아지는 요즘 휴가철이 A형 간염 확산의 최대고비라고 합니다.

음식 익혀먹기와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좀 더 신경쓸 것을 보건당국은 당부했습니다.

김병용 기자 (k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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