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회복세 보이면서 면세점 등 실적 회복
미중 무역분쟁, 일본과 외교분쟁으로 '방한(訪韓)' 관광객 감소 예상
한옥호텔, 씨트립과 전략적 업무제휴 등으로 장기전망은 여전히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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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그래픽=이다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과 외교분쟁으로 호텔신라의 하반기 성장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호텔신라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549억원과 영업이익 79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의 성과를 기록했지만, 성장모멘텀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2분기 면세와 호텔·레저 부문에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7% 증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익성(영업이익) 부문에서 홍콩 시위대의 영향 등으로 면세점 수익성에 타격을 받아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인 8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호텔신라의 매출(연결기준)은 면세점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매출의 60~70% 비중을 차지한다. 사드보복 여파를 뚫고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의 회복이 나타나면서 면세점 매출도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영업이익률은 2014년 6.3% 이후 점점 내려가 2017년 1.81%로 저점을 찍은 후 서서히 반등하면서 6%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국내외 면세사업장 투자부담으로 한 때 차입금이 증가했지만 현재는 투자부담이 완화돼 점진적 차입금 상환으로 건전한 재무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호텔신라는 2016년부터 일본(동경), 태국(푸켓)의 시내면세점과 홍콩 첵납콕공항 면세점을, 지난해엔 인천공항 2터미널과 제주공항 면세점을, 올해는 김포공항 면세점을 오픈했다. 차입금 증가로 호텔신라의 2017년과 지난해 부채비율은 각각 236.7%, 211.7%였다.

실적 고공행진에도 금융투자업계는 하반기 실적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 여행 수요가 정체되고 중국의 경기부진에 따른 요우커의 입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정부와 무역분쟁으로 향후 일본인 관광객의 입국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국과 일본의 무역분쟁 여파가 중국, 일본 관광객의 감소로 이어져 면세점 매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태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공항에 면세점을 열면서 실적변동성이 안정화 됐지만 최근 홍콩 시위대 이슈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해외면세점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와 홍콩 면세점은 지난해 1분기 전체 매출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싱가포르의 경우 임차료가 높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국 면세점의 경우 설립 이후 적자를 탈출하지 못했다.

호텔신라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의 최대 여행사 씨트립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고 최근 한옥호텔이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면서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밝다.

업계 관계자는 “한옥호텔의 경우 장기투자로 인해 자금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예전수준을 회복하면 다시 한 번 성장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디까지나 가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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