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살인 사건: 남윤국 변호인 입장 표명과 여론의 반발

지난 12일 1차 공판을 마치고 이송 과정에서 분노한 시민들에게 머리채 잡힌 고유정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지난 12일 1차 공판을 마치고 이송 과정에서 분노한 시민들에게 머리채 잡힌 고유정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 훼손, 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이 반발을 사고 있다.

고유정을 변호하는 남윤국 변호사가 개인 블로그에 '형사사건 변호와 관련한 입장'이라고 글을 올렸다.

남 변호사는 변호사의 역할과 형사소송법의 원칙을 언급하며 고유정 사건을 수임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그러나 게시물 게재 직후 남 변호사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13일 남윤국 변호사가 개인 블로그에 김유정 사건을 수임하게 되면서 받는 비판 여론에 관해 본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기본적인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무죄추정의 원칙 역시 고유정 씨에게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이 "많은 국민적 관심과 비판적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며 "그렇지만 언론에서 지금까지 보도된 바와 달리 그 사건에는 안타까운 진실이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으로서 본인의 업무를 향한 여러 종류의 불법적인 행위에 법률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게시물은 불과 몇 시간 만에 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시민들에게 큰 반발을 샀다. 지금은 블로그 댓글란이 비활성화된 상태다.

고유정 변호는 그가 처음인가?

지난 7월 고유정은 5명의 변호인단을 선임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변호인단은 전원 사임했다. 비판 여론은 대부분 "왜 그렇게 흉악한 범죄자를 돈을 받고 변호하냐"는 목소리였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일 때 반드시 변호인을 둬야 한다. 이 때문에 법원은 절차를 거쳐 고유정의 국선변호인을 선임했다.

그러던 중 앞서 사임한 변호인단 중 판사 출신의 A 변호사가 다시 고유정 사건을 맡기로 했다.

이번에 A 변호사는 비슷한 이유로 법률 사무소도 비난받을 걸 우려해 로펌을 탈퇴하고 개인 자격으로 선임계를 제출했다.

그러던 중 첫 공판이 있었던 지난 12일 이후 A 변호사는 돌연 고유정 변호를 또다시 포기하기로 했다. 가족이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A 변호사가 큰 부담감을 느끼고 고유정 사건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변호사와 함께 1차 공판에서 고유정 씨를 변론했던 남윤국 변호사는 그대로 변호 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다. 남 변호사는 9월 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2차 공판을 준비 중이다.

지난 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앞에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 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도민들이 줄서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지난 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앞에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 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도민들이 줄서있다

'안타까운 진실'

남 변호사가 게시물에서 언급한 '안타까운 진실'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지난 13일 남 변호사는 알려진 바와 달리 고유정이 우발적인 살인을 저질렀을 수 있으며, 졸피뎀(수면제)은 피해자 혈흔이 아닌 고유정 본인의 혈흔에서 검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계획적 살인이 아닐 수 있다고 헤럴드경제에 밝혔다.

남 변호사를 향한 비난 여론은 주로 1차 공판에서 나온 주장으로부터 불거졌다. 당시 변호인 측은 숨진 피해자에게 변태적 성욕이 있었다며 "자신의 무리한 성적 요구를 피고인이 거부하지 않았던 과거를 기대했던 것이 비극을 낳게 된 단초"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변호인의 주장이 고인을 욕되게 하고 있는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시한 고유정의 검색 내역 중 뼈 무게에 관해서도 변호인은 "현 남편 보양식으로 감자탕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꼬리곰탕 뼈 분리수거, 뼈 강도 등 연관검색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