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한국 팝아트 한 자리에 모은 '팝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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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
대구미술관 '팝콘'전 전시 전경.


"얘들아! 올 여름은 대구미술관에서 놀자"

'예술만큼 세상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또한 예술만큼 확실하게 세상과 이어주는 것도 없다.' 독일의 문호 괴테의 말처럼 예술은 우리네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때마침 '대구 문화의 아이콘'이랄 수 있는 대구미술관이 6월부터 10월까지 올해 기획전의 일환으로 어른과 어린이들이 함께 즐길 전시 3종 세트를 마련,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시민의 문화생활에 입맛 당기는 양념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전시 3종 세트는 다름 아닌 ▷한국 팝아트를 한 자리에 모은 '팝/콘'전 ▷대구작가 조명 시리즈 '박종규, ~Kreuzen'(순항을 의미하는 독일어)전 ▷거장의 대규모 회고전 '박생광-혼과 색의 작가'전이다.

대구미술관 로비인 어미홀과 1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팝/콘'은 한국 대중문화 형성 이후 사회와 일상의 변화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대변하는 하나의 큰 축이라 할 수 있는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의 이미지에 근거한 동시대 팝아트가 일상적 삶과 더불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고자 기획된 것이다.

이 전시에서는 팝아트의 요소를 갖고 있지만 특유의 미학적 방법을 보여주는 작가 14명이 평면 영상 입체 설치 작품 등 모두 600여점을 선보인다.

예술이 특정 부류의 사람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팝아트의 출발이라면 '팝/콘'은 대중에게 친숙하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시각적 방법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대중 친화적 이미지 창조, 대중매체나 대중문화에 근거한 이미지의 차용, 상품이나 광고 등 소비자본주의 경향, 전통 소재나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는 방식, 인터넷이나 SNS를 활용한 이미지 수집과 재생산 등은 팝아트의 기본 전략인 셈이다.

특히 어미홀에 들어서면 로봇 태권V와 입체 로봇, 가전제품들이 하나의 로봇으로 합체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작품과 더불어 작가 찰스장이 지금까지 수집한 1970년대와 1980년대 빈티지 피규어, 딱지, 문구류가 관객을 맞는데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또 1전시실에 들면 풍자만화를 전공한 작가 한상윤의 웃는 행복돼지 시리즈가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을 유쾌하게 만들고, 햄버거 담배꽁초 코카콜라 등 정크푸드를 소재한 현대식 정물을 선보이는 작가 김기라는 사회적 정치적 이슈와 쟁점을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 김채연은 아날로그적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과 비슷한 방식으로 수십, 수백 장의 이미지를 웹으로 그리고 그 이미지를 연결해 동화와 같은 영상 작품을 완성하고, 작가 남진우는 선과 악, 영웅과 악당이란 이분법적 인물상을 뒤집어 앳된 미소년의 얼굴과 기괴한 대형오징어의 몸이 대비되는 정의로운 악당으로 어둠을 신화적으로 그려낸다.

작가 아트놈은 '비너스의 탄생' '피에타' 등을 패러디해 명확한 아웃라인과 선명한 색채, 독자적 캐릭터를 활용해 팝아트가 지닌 시각적 전략을 극대화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 이동기는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합성한 '아토마우스'의 시각화를 통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업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김승현 김영진 노상호 옥승철 유의정 임지빈 275C 등의 작가가 대중소비문화의 일상성을 바라보는 특유의 팝아트를 소개하고 있다.

이 전시를 기획한 대구미술관 김나현'유은경 큐레이터는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의 경계가 모호한 시대에 가볍고 친숙하게 묘사되지만 내재된 개념을 다채로운 팝아트를 통해 현재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9일(일)까지. 문의 053)803-7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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