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공항 점거 홍콩 시위 격화! 한국의 5.18 보는 듯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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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15. 오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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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공항 시위, 국제여론전 펼치겠단 의미
- "경찰국가 홍콩에 온 것을 환영한다" 배너 눈길
- 사복 입은 中 공안 홍콩 시민 염탐 의혹
- 홍콩서 中 공안 활동하는 것은 불법
- 양측 입장 팽팽한 장기전 시위 예측

■ 프로그램 :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

■ 출연자 : 이정호 홍콩 SCMP 기자

☎ 진행자 >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3부 시작했습니다. 최근 ‘오늘 세계는’시간에 제가 자주 언급을 했었죠. 홍콩시위, 그 사태가 굉장히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현지 잠시 연결해서 어떤 상황인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콩 언론이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이정호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여보세요!

☎ 이정호 > 네, 안녕하십니까?

☎ 진행자 > 안녕하세요. 어제 외부에 출장 가셨다가 홍콩으로 귀국한 걸로 들었습니다. 지금 홍콩 공항 상황이 어떤가요?

☎ 이정호 > 저는 어젯밤 한 11시 정도에 홍콩 공항에 도착을 했는데요. 밤늦은 시간임에도 수백명이 남아서 시위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먼저 제가 공항에서 가장 먼저 본 것은요. 시위대가 만든 경찰 모습의 패널이었습니다. 경찰이 입국자들을 향해서 총을 겨누는 듯한 패널이었는데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비꼰 것으로 보이고요. 시위대들은 늦은 시간까지 광복홍콩, 시대혁명, 이런 구호들을 광둥어로 계속 외치고 있었습니다. 또 경찰국가 홍콩에 온 것을 환영한다, 홍콩 경찰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는 배너도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 진행자 > 공항에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공항에서 이렇게 시위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젯밤에 도착하셨을 적에는 직접적인 충돌을 목격하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까?

☎ 이정호 > 어젯밤에도 상당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먼저 그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습니다. 먼저 어제 사복 입은 중국 공안이 시민들을 염탐했다는 의혹으로 잡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시위대는 해당 남성이 수상한 행동을 하자 잡아서 지갑 속 신분증을 확인했고요. 신분증에 있는 이름을 검색을 해서 그 남성이 선전공안부 소속 공안 신분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사건으로 지금 홍콩은 발칵 뒤집힌 상황인데요. 공안이 원칙적으로 홍콩에서 활동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홍콩 행정자치권을 보장하는 법률을 어겼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정부 측은 공안이 단순히 홍콩에 여행을 한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시위대 측은 무슨 소리냐, 첩보활동을 한 것이고 명백한 불법행위다 라고 설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 시위대가 시위 장소로 공항으로 정한 건 아무래도 국제여론전 때문인가요?

☎ 이정호 > 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국제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 이유가 더 있는데요. 둘째로는 홍콩 공항이 가지는 상징성을 극대화 하겠다는 겁니다. 홍콩 공항은 하루에 약 20만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공항을 점거해서 홍콩 정부의 입장을 최대한 곤란하게 만들겠다 라는 의미가 있고요. 마지막으로는 시위 참가자들의 안전 때문입니다. 시위대들은 경찰들이 공권력을 지금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은 물론이고 고무탄, 빈백건(beanbag gun) 여러 가지들이 시민들에게 발포가 됐고 최근에는 빈백건에 한 여성이 눈을 맞아서 실명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요. 첩보에 의하면 이번 주말까지 물대포까지 사용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많은 공항에서는 공권력을 심하게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 진행자 > 시내 상황은 어떻습니까? 시위가 병원으로까지 확대됐다, 이런 보도도 나왔습니다만.

☎ 이정호 >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시위가 이어지고는 있는데요. 낮에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거리를 거닐면서 신변에 크게 위협을 느낄 정도는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문제 해결의 기미가 좀 보입니까? 안 보입니까? 중국 당국에서 이 홍콩 접경지역의 병력을 이동시켰다, 이런 보도를 계속 접하고 있어서 불안해서요.

☎ 이정호 >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데요. 시위는 장기전으로 가는 모양새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아주 팽팽하게 맞서고 있고 시위대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캐리 람 장관의 퇴진, 송환법 철회만을 요구를 했었는데 지금은 민주주의 시위로 바뀌었습니다. 민주화 시위로 바뀌어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한 것 자체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 또 그리고 제대로 된 보통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중국 홍콩 정부는 물론이고 중국 쪽에서 이런 요구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죠. 그래서 어느 한쪽에서 쉽게 양보하기가 어려운 문제라서 상당히 장기적으로 갈 것 같은 모습입니다.

☎ 진행자 > 장기화 되고 더군다나 중국 당국이 가장 민감해 하는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나오면 오히려 무력 가능성이 더 커지는 건데요. 그러면 여론이 더 안 좋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정호 > 그렇습니다. 일단 중국군이 개입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분명히 열고 있고요. 또 그리고 그 가능성이 지난 달에 비해서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실제로 중국군이 개입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입니다. 이유는 크게는 두 가지인데요. 먼저 중국군이 개입하는 순간 홍콩을 완전히 버리겠다는 의미가 되는데 과연 중국이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개입을 할 것이냐라는 거죠. 외국인들의 발길도 끊길 것이고 투자도 어려워질 것이고 해외자본들이 나갈건데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을 완전히 버리고 또 미중무역전쟁 상황에서 국제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부담스럽게 아직까지는 생각하고 있고요. 또 다른 이유는 대만선거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이미 홍콩 사태는 내년 초에 있을 대만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대중 강경파이죠. 차이잉원 총통의 지지율이 홍콩 사태 이후에 매우 올랐습니다. 따라서 중국 그 인민해방군을 투입하는 것이 차이잉원 총통의 재집권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있고요. 이렇게 되면 중국 내 집권세력의 정치적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정호 > 고맙습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이정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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