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보는 데서 무차별 폭행…늦장 수사 '질타'
제주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난폭운전에 항의하는 운전자를 어린 자녀와 아내가 보는 앞에서 폭행한 건데요.
경찰의 대응이 안일한 것 같다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에 벌써 수만명이 동의했습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 앞으로 흰색 카니발이 급히 끼어듭니다.
승용차 운전자가 항의하자, 카니발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승용차로 다가와서는 A씨를 향해 생수병을 집어 던지고, 주먹을 힘껏 휘두릅니다.
(악! 오빠!)
"xxx야, 어디서!"
카니발 운전자는 이 상황을 촬영하던 피해자 부인의 휴대전화까지 빼앗아 내동댕이치더니, 다시 주워 멀리 던지고는 현장을 떠났습니다.
승용차 운전자 부인은 물론, 5살, 8살 아이들까지 눈 앞에서 아버지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한문철/변호사]
"중한 범죄만 구속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일벌백계가 필요할 때 구속시키는 겁니다. (경찰은) 별 게 아닌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해당 영상이 퍼지면서, 인터넷과 SNS에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감으로 분노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수사 태도에도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사건 발생 보름 만에야 가해자를 입건한 데다, 운전 중인 사람을 폭행하고, 휴대전화를 던져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장면이 버젓이 있는데도, 폭행과 재물손괴만 문제 삼았기 때문입니다.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
"피해자는 해외출장과 개인업무가 바쁜 분이라서 피해자 조사 일정을 잡기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피해자 조사를 진행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엄정하고 강력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큰 충격을 받은 피해 운전자의 아내는 불안과 수면 장애로 정신과 약을 먹으며 상담 치료 중이고, 아빠가 맞는 걸 지켜본 아이들 역시 심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폭행 행위 등만 처벌할 게 아니라, 피해자들이 평생 겪을 정신적 상처까지 감안해 강하게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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