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식재료 버섯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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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을 보면 단골만 주문하는 히든 메뉴Hidden Menu가 있다. 그 식당을 잘 알아야 남들보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외식업소에서 식재료를 활용할 때도 해당된다. 


너무 일상적인 식재료를 사용하다 보면 그 식재료의 진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바로 버섯이 그렇다. 버섯은 식당의 숨은 식재료다. 몸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각 버섯의 정확한 효능이나 특징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 않다. 

제공하는 메뉴도 한정적인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식당에서는 버섯을 메인 메뉴의 부재료부터 찬까지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버섯의 활용도에 비해 버섯의 가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웰빙이 고객 니즈의 기본 요소가 되어버린 지금, 버섯은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식재료다. 히든 식재료인 버섯을 제대로 파악하는 식당만이 100% 활용할 수 있다. 버섯의 재발견이 필요하다.

◇ 외식 시장 내 버섯 전문점 비율 낮아

버섯은 일상적으로 흔히 접할 수 있는 식재료다. 메인 메뉴와 찬은 물론 음식의 부재료로도 사용한다. 활용도는 다양하지만 버섯 전문 식당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전체적인 버섯 소비량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버섯 메뉴를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식당은 일부에 불과하다.

사실 버섯의 대표적인 메뉴라고 하면 버섯매운탕, 버섯찌개, 버섯샤브샤브 정도가 떠오른다. 버섯 전문점도 버섯전골·버섯샤브샤브 전문점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버섯샤브샤브가 일반 샤브샤브로 흡수되면서 버섯 전문 식당은 사실상 많이 줄어들었다. 

기존의 버섯샤브샤브 전문점은 찬에 버섯을 다양하게 사용해 한정식 스타일로 변화했다.
하영수 메뉴 컨설턴트는 “버섯 전문점이 드문 이유는 버섯 메뉴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버섯이 지닌 특징, 효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식재료로서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전체 외식 시장 내에서 버섯 전문 식당의 비율은 아직 낮은 편이지만 그 수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통상적인 메뉴가 아닌 다양한 버섯을 새롭게 조리한 메뉴로 경쟁력을 갖췄다.

◇ 최적의 웰빙 식재료, 버섯

버섯은 식용·약용으로 여러 나라에서 활용하고 있다. 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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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월간 외식경영
히 미각뿐 아니라 영양가도 뛰어나다. 버섯은 현대인에게 유용한 식재료다. 버섯은 감칠맛을 내는데, 이는 구아닐산을 내포하고 있어서다. 

구아닐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고혈압, 심장병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소고기, 돼지고기를 섭취할 때 버섯을 곁들이면 영양학적 밸런스가 맞는다.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D로 전환되는 에르고스테롤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생표고버섯보다 건표고버섯에 유효 성분이 더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비타민D는 칼슘 흡수율을 높여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수분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칼로리가 적어 미용·다이어트에도 좋다. 특히 버섯의 다당류는 체내 면역 기능을 향상시켜 암 세포의 활동을 더디게 해 항암 효과가 있다.

버섯은 수천 가지 종류가 있으며 식용이 가능한 버섯도 수백 가지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버섯도 상당히 많은데 모두 각기 다른 효능을 지녔다. 필요한 효능에 따라 버섯을 선택해 섭취하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최근 건강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유기농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일부러 유기농 식재료만 찾기도 한다. 버섯은 양식 재배 시 대부분 농약을 뿌리지 않는다. 버섯도 균이기 때문에 농약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차령농산 신성철 대표는 “버섯은 온도, 습도, 환기, 볕(광) 4가지 조건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재배 시 섬세하게 환경을 조절한다”며 “버섯은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기농 작물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친환경 마크가 부착된 제품은 농약 유무뿐 아니라 사용하는 물 등 전체적인 환경이 조건에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야말로 버섯은 소비자 니즈에 딱 맞는 식재료인 것이다.

◇ 활용하기 좋고 실속 있는 가격이 장점

식당에서 버섯을 사용하기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메뉴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메인 메뉴부터 찬까지 어느 메뉴에 사용해도 잘 어울린다.

부재료로 사용해도 메인 식재료를 잘 어필해줘 선택하기 좋다. 또한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등 어떤 메뉴에 넣어도 밀착력이 높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다른 식재료를 감싸 안아 음식의 풍미를 증가시킨다. 다양한 조리 방법이 가능하고 상차림에서 제 구실을 톡톡히 한다.

외식 업주 입장에서는 음식과 궁합을 맞추기도 쉽고 다양하게 고를 수 있어 실속 있는 식재료인 셈이다. 하영수 메뉴 컨설턴트는 “버섯은 고급 식재료라는 이미지가 있어 메뉴의 어느 위치에 사용해도 존재감을 발휘한다”며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어 메뉴에 접목하기 좋은 식재료”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버섯은 구입하기도 쉽고 다른 식재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따로 버섯 재배 산지가 있는 것이 아니고 전국 각지에서 재배하다 보니 식당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수확 후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지만 이는 항상 신선한 상태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이 된다.

◇ 콘셉트 담은 메뉴 개발로 차별화 가능해

업소의 버섯 메뉴가 상품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메뉴 개발과 홍보·마케팅이 중요하다. 다른 곳과 비슷하게 제공하면 기존의 버섯 메뉴와 차별화할 수 없다. 기존 버섯 메뉴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가 적다. 매장의 콘셉트를 담고 업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버섯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먼저 각 버섯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버섯 고유의 식감과 맛 등을 고려해 메뉴를 개발해야 상품력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기구이에는 넓적한 새송이버섯, 송이버섯이, 국물 요리에는 표고버섯, 만가닥버섯이 잘 어울린다. 또 향을 살릴지 식감을 살릴지 구분해 사용하면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좋다.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삼구농원>은 버섯 농장과 식당을 함께 운영한다. 이곳은 돈가스 속에 버섯을 채운 버섯돈가스, 버섯 가루로 만드는 버섯쿠키를 비롯해 버섯회, 버섯파스타 등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체험농장을 같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 고객과 젊은 층까지 모두 흡수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 방문율을 높인 것이다. 

대구 <욱수골나들목>은 직접 재배하는 노루궁뎅이버섯, 황금비늘버섯 등을 사용해 버섯모둠샤브를 판매한다. 음식 외에 동동주에 노루궁뎅이버섯을 갈아 넣어 매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매장의 이야기를 버섯 메뉴에 담아내면 더 많은 고객의 유입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최근에는 은이버섯, 노루궁뎅이버섯, 유황표고버섯 등 부가가치를 높여줄 버섯도 유통되고 있다. 품종을 개량했거나 양식 재배에 성공한 버섯들이다. 메뉴에 활용하면 다른 곳과 차별화는 물론 메뉴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대중화되지 않아 고객 구매 진입 장벽이 높으므로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필수다.

◇ 지속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버섯 인지도 높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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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월간 외식경영
소비자는 버섯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잘 알지만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고객에게 버섯의 효용을 알리는 것으로도 버섯 메뉴의 셀링 포인트가 된다.

버섯의 특성과 메뉴와의 궁합을 접객 서비스, P.O.P. 등에 담아내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경기도 시흥시 <퓨전굽는삼계탕 식료찬연>은 음양오행에 맞춰 건강 요소를 더한 굽는 삼계탕을 선보이고 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은이버섯을 넣은 눈꽃삼계탕이다. 임희국 대표는 음식을 제공할 때 3분 정도 각 테이블마다 굽는 삼계탕과 은이버섯의 음양오행 궁합을 설명해 준다. 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해 음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굽는 삼계탕 자체도 특별하지만 이 음식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바로 임 대표의 접객 서비스다.

또한 ‘버섯’이라는 단어를 메뉴명에 넣는 것도 메뉴 차별화에 도움이 된다. 버섯 전문 식당이 아니라도 일반 식당에서도 버섯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다만 부재료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버섯의 양을 늘리고 메뉴명에 ‘버섯’을 넣으면 버섯 특화 메뉴로 선보일 수 있다. 버섯이 메뉴의 셀링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버섯을 활용해 전체적인 메뉴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

버섯은 최적의 웰빙 식재료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다 보니 일반 소비자는 그 가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버섯은 식재료로서 지니고 있는 메리트가 상당히 많다. 일반 식재료 중 하나가 아닌 업소의 셀링 포인트를 높일 수 있는 요소로서 버섯을 활용할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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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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