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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의 엔터인사이트] '캠핑클럽', 떠나고 싶다, 저들처럼

이효리의 ‘캠핑클럽’, 대중들을 매료시키는 건 [문화부 jebo@imaeil.com]

JTBC '효리네 민박'으로 호평 받았던 이효리가 '캠핑클럽'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민박이 아닌 캠핑이고 남편 이상순이 아닌 핑클 멤버들과 함께이다. 마침 휴가철을 맞아 저들처럼 떠나고 싶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캠핑클럽'. 무엇이 대중들을 매료시켰을까.

JTBC 캠핑클럽

◆'효리네 민박'의 연장선, '캠핑클럽'

14년 전 핑클의 팬이었던 분들이라면 아마도 JTBC '캠핑클럽'이 방영된다고 했을 때 반색했을 게다. 그만큼 긴 시간을 지나 다시 핑클 완전체가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반가울 수 있어서다. 하지만 '캠핑클럽'은 굳이 팬이 아니었다고 해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효리네 민박'을 통해 우리는 제주도에서 지냈던 이효리의 미니멀한 라이프 스타일에 푹 빠져본 경험이 있다. 그러니 그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그 연장선에서 만들어진 '캠핑클럽'에 대한 기대감 역시 적지 않을 게다.

하지만 우리는 핑클의 다른 멤버들, 이를 테면 옥주현이나 성유리 그리고 이진 같은 인물들이 저마다의 분야에서 활동해온 사실도 알고 있다. 옥주현은 뮤지컬계의 디바로 자리 잡았고, 성유리는 여러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또 '힐링캠프'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남다른 토크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진 역시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선보인 바 있으며 '야간개장'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성유리와 함께 나와 남다른 예능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는 핑클 시절 그들의 팬이 아니었다고 해도 그 멤버들의 면면을 대중문화 곳곳에서 봐왔던 셈이다. 그러니 이들이 함께 뭉쳐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굳이 캠핑여행이라는 소재를 가져온 건 '효리네 민박'의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반응이 뜨거워 제주도의 이효리네 집은 찾아오는 관광객들 때문에 살 수 없을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차기 예능 프로그램을 구상하면서 정착지에서 하는 건 피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된 건 이효리의 라이프스타일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우리도 그런 삶으로 들어가 보고픈 욕망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캠핑클럽'은 그래서 정착 대신 '유목'을 선택했다. 낯선 캠핑지에서 보내는 이들의 여행은 아마도 휴가철을 맞은 여행객들의 욕망을 끌어냈을 것으로 보인다. 저들처럼 떠나고 싶다는 욕망.

JTBC 캠핑클럽

◆여기가 우리나라 맞아? 국내의 숨은 비경을 보여주는 '캠핑클럽'

이제 휴가철이면 북적대는 공항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해외여행은 일반화되었다.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들도 국내 여행보다는 해외여행을 더 많이 소재로 삼는다. 이런 흐름을 생각해보면 '캠핑클럽'이 가져온 국내의 여행지들은 의외의 놀라움을 안긴다. '여기가 우리나라 맞아?' 하는 생각이 절로 나는 아름다운 풍광은 그래서 '캠핑클럽'에 시청자들이 빠져들게 되는 첫 번째 이유다.

첫 번째로 찾아간 전북 진안군 용담면 송풍리에 있는 캠핑장은 마치 '반지의 제왕'을 찍은 곳 같다고 핑클 멤버들이 감탄한 것처럼 아름다운 천년송을 품은 '용담 섬바위'가 자태를 뽐내는 곳이다. 그런 곳에 캠핑카를 세워두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모닥불가에 앉아 두런두런 수다를 떠는 광경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또 새벽에 일어나 들려오는 새소리와 물소리에 귀를 씻고, 카누를 타고 강물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풍류를 즐긴다. 그 광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찾아간 경주 '화랑의 언덕'은 마치 알프스에 온 듯한 넓은 잔디가 펼쳐진 곳으로 저 밑에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그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경주 시내로 내려가 스쿠터를 타고 돌아보는 시내 구경이 상쾌하다. 또 롤러스케이트장에 가서 옛 시절을 떠올려보는 묘미도 적지 않다. 굳이 해외가 아니더라도 국내여행이 가진 의외의 재밋거리들이 그 안에서 펼쳐진다.

티저를 통해 공개된 '캠핑클럽'의 촬영지를 보면 마치 해외의 여행지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전남 신안 증도의 우전해변은 마치 발리의 휴양지를 연상케 하고, 인천 소래습지공원은 작은 풍차가 돌아가는 네덜란드의 풍광을 떠올리게 한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두바이의 사막을 보는 듯하고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북유럽의 숲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런 공간을 멍하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캠핑클럽'이 주는 편안함과 위로는 적지 않다.

JTBC 캠핑클럽

◆그 아름다운 풍광 위에 그려지는 사람의 온기

하지만 여행의 진수는 그 공간보다 함께 하는 이들에게서 나온다고 했던가. '캠핑클럽'의 여행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핑클 완전체로 모인 이들이다. 아마도 14년 전만 해도 '요정'으로 불리며 다소 경쟁적인 삶을 살아왔을 이들은 어느새 나이가 들어 훨씬 원만하고 편안해진 모습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옥주현을 빼놓고 이효리나 성유리 그리고 이진은 모두 배우자들을 만나 결혼을 했다. 물론 결혼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런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을 선택했다는 건 그 사람의 변화를 자연스레 만들기 마련이다.

이효리는 이미 '효리네 민박'에서 봤던 것처럼 솔직하고 내숭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 핑클 시절에 센터 욕심을 냈던 것에 대해 이진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그의 달라진 삶의 가치가 느껴진다. 한때 이진과의 불화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꺼내놓는 것으로 오히려 두 사람의 관계가 더 끈끈해지는 과정을 본다는 건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캠핑이라는 소재 자체가 만들어내는 이들의 자연스런 진면목이 주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캠핑카 안에 놓여진 변기를 스스로 수거해 버리고 닦아야 하는 수고를 이효리와 이진이 함께 하며 보여주는 웃음은 요정으로 불리던 핑클 역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공감대를 만들어낸다. 이효리는 '갱년기'나 '배란일' 같은 얘기까지 스스럼없이 꺼내놓으며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의 거리를 좁혀나간다.

무엇보다 좋은 건 이효리가 '효리네 민박'에서도 보여줬던 것처럼, '캠핑클럽'을 채우고 있는 같이 나이 들어가는 이들이 갖는 편안함이다. 그들은 아마도 젊었을 때 치열하게 무언가를 하려고 애썼을 것이고 팀이기 때문에 때론 타인에게도 그것을 강요했을 테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들을 보기가 어렵다.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는 이효리가 다른 친구들이 잠에서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캠핑카를 빠져나오는 장면에서는 타인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물론 '효리네 민박'의 보통 사람들이 참여했던 부분이 '캠핑클럽'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래도 나이 들어가고 삶이 편안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공감하게 된다는 건 이 프로그램 주는 또 다른 가치가 아닐까 싶다. 어디 꼭 해외로 갈 필요가 있나. 국내라도 마음 맞는 오랜 친구들과 떠나 함께 하는 그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여행이 될 거라는 걸 '캠핑클럽'은 보여주고 있다. 또 그런 곳에서라면 바쁘게 살아오며 놓쳤던 삶의 진면목을 다시금 돌아볼 수도 있을 것만 같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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