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종족주의' 저자, 위안부 피해자에 "책 찬찬히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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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20. 오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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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 책 비판한 조국 서울중앙지검에 고소... "우리를 악마화하지 말라"

[오마이뉴스 소중한 기자]

 
 <반일종족주의> 저자 6인이 자신들의 책을 비판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2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모욕죄 혐의로 고소했다. 가운데 고소장을 든 인물이 저자 중 한 명인 주익종 이승만학당 교무·기획이사(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다.
ⓒ 소중한

 
"우리를 악마화하지 말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모욕죄 혐의로 고소한 <반일종족주의> 저자 중 한 명이 "우리가 친일파네, 일본의 돈을 받았네, 자꾸 그렇게 공격하면 안 된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주익종 이승만학당 교무·기획이사(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는 2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뒤 <오마이뉴스>와 만나 "(위안부·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책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한 이야기에 대해 책을 찬찬히 읽어 달라"라며 "화내지 마시고 '아, (책의 저자들은) 이렇게 봤구나'라고 비판을 하면 되지 분노하고 꾸짖고 비방하고 매국노 취급하면 되겠나"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주 이사와 약 4분 동안 나눈 대화다.
 
-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 분들이 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책에 대한 오해다. 그 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그 분들이 피해를 입은 건 분명한 사실인데, 예를 들어 그 동안 막 해온 식으로 '우물가에 물 기르러 갔는데 일본 헌병이, 관원이 와서 납치했다'던가 이러면 안 된다는 거다. 강제동원 피해를 부풀리는 것을 우린 비판하는 것이다. 사실을 바로 잡자는 것이다. 그 분들이 겪은 고통을 부정하는 것 아니다. 책을 좀 정확히 읽으셔야 한다."
 
- 그러한 점을 강조하다보니 오히려 일제의 강제성에 대한 맥락이 거세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일본이 (잘못)한 부분도 있다. 그건 일본이 책임져야 한다. 위안소 운영한 것, 일본이 잘못한 거다. 하지만 하지도 않은 일까지 부풀려 그렇게까지 공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이 토지조사사업 때 토지수탈은 없었다(이에 대한 반론이 담긴 기사 : '친일파' 비판이 억울? 자업자득이다 http://omn.kr/1kevk - 기자 주).
 
일본을 비판할 게 없겠나. 많다. 그런 부분을 비판하자는 거다. 저희를 악마화하지 말라. 친일파고, 일본의 돈을 받았고, 자꾸 그렇게 공격하면 안 된다.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거 완전히 거짓말이다. 15명이 3년 동안 삼천몇백만 원 받았다. 1년에 70만 원도 안 된다. 그것도 보수로 받은 게 아니라 완전 연구 경비로만 쓴 거다."
 
주 이사가 말한 "삼천몇백만 원"은 도요타재단의 300만 엔을 의미한다. <반일종족주의>의 다른 저자인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전 서울대 교수)은 스승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등 한일 학자 15명과 1988년부터 3년 간 도요타재단에서 300만엔을 지원받아 식민지 연구를 진행했다.
 
- 피해자 분들은 주로 연로하신 상태고, 책 때문에 상처를 입으셨다고 한다.
"책에 대해 자꾸 오해를 하셔서 그렇다. (책이) 위안부 피해가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그 동안) 선전하고 알려온 것과 다르다고 한 것이다. 강제동원이 없었다는 것도 아니잖나. 징용도 있었다. (하지만) 징용 전에 모집 등을 통해서 자발성이란 게 기본적으로 있다. 그걸 구별해서 봐야 한다는 거다. '일본은 전혀 해를 끼친 바가 없고 다 자발적으로 조선인들이 좋아서 갔다' 이런 이야기가 아니란 거다."
 
- 책을 자세히 봐달란 이야기 외에 위안부·강제동원 피해자 분들에게 하실 말씀은 없나.
"제가 특별히 말해서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 저희가 한 이야기에 대해 책을 찬찬히 읽고 화내지 마시고, '아 이렇게 봤구나'하고 다른 식의 비판을 하시면 된다. 분노하고 꾸짖고 비방하고 매국 취급하니 그렇게 하면 되겠나."
 
"<반일종족주의>, 수십 년 연구인생 결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주 이사를 비롯한 <반일종족주의> 저자 6명(이영훈, 김낙년, 김용삼, 주익종, 정안기, 이우연)은 자신들이 쓴 저서를 "구역질 나는 내용의 책"이라고 비판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모욕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조 후보자는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인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영훈 교장의 주장을 인용하며 "이하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학자, 이에 동조하는 일부 정치인과 기자를 '부역·매국 친일파'라는 호칭 외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고 썼다.
 
또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 정통성과 존립 근거를 부정하고 일본 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언동도 '표현의 자유'라고 인정하자"라며 "그러나 그 자유의 행사가 자초한 맹비판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들이 이런 구역질 나는 내용의 책을 낼 자유가 있다면 시민은 이들을 '친일파'라고 부를 자유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저자들은 고소장 제출 전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씨는 평생 경제사학자로서 연구실을 지켜온 이들을 '부역 매국 친일파'라고 매도했다"라며 "6인의 필자는 모두 해방 후에 태어나 학문의 길에 들어선 연구자이며 그 중 일본에서 유학한 사람도 있지만 일본을 위해서 대한민국에 해가 되는 일을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일본 정부의 견해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사료 조사와 분석에 입각해 자신들의 논지를 펼쳤을 뿐"이라며 "<반일종족주의> 어디에도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반인권적·반인륜적 만행이 없었다는 변호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일종족주의>는 기존 한국인의 일반적 통념과는 다른 새로운 주장을 담았으니 이는 수십 년에 걸친 필자들의 연구 인생의 결과를 담은 것"이라며 "진지한 학술적 논의와 비평의 대상이 돼야 함이 마땅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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