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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문화재 탐방> 환구단, 대한제국의 시작 알린 곳

송고시간2015-08-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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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앞에는 3층짜리 팔각 건물이 있다. 주변에는 북 모양 조형물인 석고(石鼓) 3개, 삼문, 협문만 남아 있다.

이곳은 사적 제157호로 지정된 환구단이다. 하지만 1899년 준공된 팔각 건물은 환구단이 아닌 황궁우(皇穹宇)다. 환구단은 1913년 일제가 조선호텔을 지으면서 허물어졌다.

환구단은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장소로 고려시대부터 설치와 폐지가 되풀이됐다. 조선시대 들어서는 세조 3년(1457) 환구단을 중건해 제천의례를 올렸으나 7년 만에 중단됐다.

황제만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있고, 제후국인 조선은 그러한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환구단 복원은 조선의 제26대 임금인 고종이 대한제국 선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그는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남별궁이 있던 장소에 환구단을 세웠다.

고종은 1897년 10월 황룡포에 면류관을 쓰고 금으로 채색한 가마에 올라 덕수궁에서 환구단으로 향한 뒤 제천의식을 거행했다. 이 의식은 중국과의 단절과 독립된 황제국 수립을 의미했다.

1911년 촬영된 '한국풍속풍경 사진첩'을 보면 석조 난간에 둘러싸인 환구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에는 환구단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서울 시내를 조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환구단의 부속건물인 황궁우는 어떤 기능을 했을까.

황궁우는 제사의 주요 대상인 하늘신, 땅신, 태조고황제의 신위를 모신 장소였다. 팔면의 창호는 소슬꽃살무늬로 꾸미고, 기둥 사이에는 물결과 연꽃무늬를 새긴 장식물인 낙양을 설치해 화려한 느낌을 준다.

바깥에서 바라보면 3층이지만, 내부는 층의 구분 없이 천장까지 뚫려 있다. 천장 중앙에는 발톱이 8개인 팔조룡(八爪龍)이 있고, 사방으로 단청이 정연하게 입혀져 있다.

하늘에 제사를 드릴 때 사용하는 악기를 형상화한 석고는 고종 즉위 40주년을 기념해 1902년 만들어졌다. 몸통에 조각된 용이 상당히 정교한 편이다.

환구단과 황궁우에 대한 정보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12월 31일까지 열리는 '황제국의 상징, 환구단과 환구제'전에서 얻을 수 있다. 신위를 봉안하는 신좌(神座) 뒤에 설치하는 신위병풍, 놋쇠 주걱과 제기, 환구제 축문을 올려두는 축판(祝板) 등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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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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