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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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사람 : 작아 선생
-주 소 : 26 .snubugo.net

-보내는 사람: 동 창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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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 선생 !

어느새 「재너머 그리움」에 다녀온지 두달이 넘었네.

늦게나마 초대에 감사하며 「長樂齋」가 장차 헐리게 된다니 새삼 매우 애석하기 그지없네.

몇 가지 의견이 생겨 편지를 띄우지만, 여기서 발신인의 이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네.



작아 선생도 자연과 더불어 사는 그런 '자연속 쉼터'를 만들어 봄이 어떠한가?

- 형님도(이) 했는데 못할게 무언가?-

그렇다면 우선 1/25,000 지도를 구해서 서울반경 100 KM 내의 지형을 샅샅이 뒤져보자고.

「재너머 그리움」을 품고 있던 장락산! 참으로 심상치 않은 山이름인데 그 외 다른 좋은

이름의 산이 왜 또 없겠는가?


장복산, 有樂山, 유복산, 다락봉, 복락산, 三樂峰, 천락산, 好好山, 장덕산, 多美山...등등

확인이 되면 1/5,000 지도를 구해서 도상에서 정밀 분석 후 노순철, 유정자, 심원식군등

그 분야 전문가를 동원하여 땅을 구입하라고.

국도나 지방도에서 1000M 이내 들어가고 전망이 좋은곳으로....

즉 배산임수 지형으로 말이야.



집 설계에 들어가기 전에 이런 착안점은 어떤가?

거실은 넓고 높게 하고 앞은 돌출형으로 둥그렇게 이중 통유리로 하여 보온효과도 높이고

아래세상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자고..

환기에 신경을 써서 통유리에 체인과 크랭크를 연결하여 문짝을 통채로 위로 열리게 하고

모든 벽은 두껍게 황토로 하는 것은 어떨가?


또 벽난로 설치도 잊지 말자고.

벽난로 옆에는 반달형 壇을 만들어 악기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지?

작아 선생이 십년 후 그 자리에서 클래식 기타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나 「로망스」, '슈베르트'의 「밤과 꿈」(이 세곡 밖에 아는 기타곡이 없네.)을 연주한다면 나는 감동에 취해 기립 박수를 치겠네.


형님이 기타리스트라고 들었는데 작아선생도 하면 잘 할 것이라 생각하네.

이 참에 아예 기타학원에 등록하는게 어떤가?

그 자리에 '사보이 윤'이나 우리들의 자랑인 '중창단'이 서도 물론 좋겠지.

옆에 있는 또 다른 방은 서재로 꾸며서 좋은 식물도감과 백과사전 한질, 황석영, 이문열. . . 박종화 등등의 삼국지와 대하소설 몇, 윤은숙, 고평임씨등 詩 애호가를 위한 시집 서너권을 비치하면 어떨까?

눈 오는 날이나 비오는 날 죽치고 들어앉아 읽을 만 할거야.



바닥은 자연친화적인 나무 재질이 좋겠지.

방마다 모든 문턱을 없애서 우리 동창 누구나 편히 다닐 수 있도록 하고 계단도 경사로로 바꿔도 괜찮을것 같군.

부엌은 책에서 보니까 'Island'라 하여 부엌을 등지고 거실을 바라보며 요리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던데 그것도 설치하자고.

친구 누구를 막론하고 요리에 취미가 있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 만드는 것 도 좋을 것 같단 말씀이야.

복도 끝엔 작은 사우나와 작은 목욕탕을 만들어 봄이 어떨까?

추운 겨울날 인기가 있겠지.



자~아, 이젠 집안이 휑~하니 그림을 구해보자.

현관에서 마주보이는 흰벽면엔 26회의 대표가 화가인 이연희씨에게 부탁해서 Window-Flower의 부드러운 갈색 계통의 그림으로 친구들을 맞이하고 서재에는 이경희씨에게 부탁하여 장미그림을 걸어놓자.


거실에는 현재 직장인 미술반에서 모범학도로 활약중인 신현임씨에게 부탁해서 염소와 소녀가 날아다니는 듯한 샤갈 풍의 그림을 그려보라고 해보자.

지금은 그런 류의 화풍이 아니지만 자기류가 정립되면 그런 그림도 나올 수 있을거야.

그 땐 호 당 100만원 이상 할지도 모르지.

거실이 넓으니 한쪽에는 하늘 하늘 거리는 아름다운 양귀비 꽃그림을 걸어놓자.

아마 최희경씨가 잘 그릴걸? 또 한쪽에는 소박한 나리꽃 그림도 걸어놓자.

이 꽃은 변순영씨가 잘 그리는거 같더라고.

여기 걸리는 모든 그림엔 정당한 가격을 지불한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욕실은 2층에 사치좀 부려서 아주 고급스럽게 꾸며보자.

천장과 앞과 옆 3면을 통유리로 하여 눈이 펑펑오거나 장대비가 오는날 밖을 보면서 목욕하는 맛은 특별할 거야.

김원일군에게 아주 고급스러운 욕조와 샤워시설을 알아 보자고.

이곳 탈의실에도 그림을 걸어놓자. 14회 김현숙 선배님의 누드크로키가 좋을 것 같다.

계곡풍이 잘 통하는 옆방은 枕風樓라 이름짓자.

얼핏 중국집 이름 같지만 바람을 베고 눞는다는 그 말이 얼마나 운치 있는가?

이 단어는 강원도 어디선가 본 것을 차용했네.



이곳에도 그림을 걸어 놓자. '쿠키'의 부드럽고 아늑한 파스텔 풍경화는 어떨까?

한쪽 벽엔 김한숙씨의 초록색 조롱박 그림도 잘 어울릴것 같지 않은가?

방 한구석에는 茶器를 준비해두자. 맨날 술만 마실순 없는 일이지.

다즐링 홍차 3통은 내가 책임진다.

그 옆엔 큰Dome을 만들고 그 안에 천체망원경을 설치하여 우주의 신비를 관찰하는것도 흥미로울거야.



옥상의 지붕은 두껍고, 배수가 잘 되게 만들어 잔디와 자잘한 나무를 심어, 보기도 좋고 1층 보온에 드는 에너지를 절약하자.

이 모든 건축작업은 허~쉬에게 맡겨 보자고.

그 친구 술을 좋아 하긴 하는데 예술적인 감각이 있어 잘 지을 것 같지 않은가?

그런데 너무 음악적으로 지어 때때로 흔들리면 어떻게 하나?


이젠 집 주위를 둘러보자. 마당에는 당연히 잔디를 심고 주변에는 봉숭아, 파랭이, 채송화, 할미꽃, 접시꽃, 분꽃, 무궁화, 도라지등 한국적인 분위기의 식물을 심어보자.

집앞에는 솟대를 세우자고.

저번 「장락재」에 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솟대 였었는데 형 보고 만들어 달라고 해서 안 해주면 형 것을 그냥 쑥~쑥~ 뽑아 오라고.

이제부턴 박화범군 에게 조언을 구해야 할 것 같은데....

왜냐하면, 나무에 관해 잘 아는 것 같아서이지.


우선 집주위에 두릅나무, 엄나무, 참죽나무, 고추잎나무, 다래넝쿨을 심어 봄에 갖가지 나물을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집뒤에는 왕대나무 숲을 만들어 바람에 서걱이는 바람소리도 듣고, 눈 온 뒤의 설경도 감상하자.

(근데 대나무의 생육 가능한 북방한계선이 어디 까진가?)

집의 오른쪽 비탈에는 백도, 황도, 홍도, 수밀도 각 두 그루씩 심고 살구나무와 매화나무도 빠뜨리지 말자.

마당 가까이에는 청포도와 캠벨포도를 심어보자. 집 뒤 오른쪽에는 호두나무를 심고,

그 옆에는 오동나무를 심어 잎이 지는걸 보며 가을을 알아 차리자.

벽오동도 잊지 말자. 봉황새를 보려면...

집 뒤 왼쪽에는 감나무를 심고 그 옆으론 대추나무를 키우자.

마당에는 폭이 넓은 아치형 틀을 만들어 등나무 넝쿨로 그늘을 만들고 솟대에는 능수화넝쿨을 올려보자. 앞마당 건너편에 심어져있는 200년돤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에는 평상을 크게 만들어 술 마시거나 바둑두다 졸리면 그냥옷통을 벗어던지고 매미소리 들으며 그냥 잠잘 수 있도록 하자. 옆으로 길게 뻗은 가지에는 그네줄도 매어놓자.


낚시꾼과 코 고는 친구들을 위해 10여보 떨어진곳에 별채를 하나지어 낚시대 3대와 천렵을 위해 투망하나 반도하나를 준비해 놓고, '조어대'라고 이름짓자.

중국의 영빈관이 연상되면 그냥 思魚臺가 어떤가?

그 곳에는 지금 미술반의 또 다른 모범생인 강혜숙씨에게 부탁해 연못가의 수련꽃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하자.



호숫가 풍경의 그림은 조순정씨에게 부탁하자.

집뒤의 그늘진 곳에 100일酒 담글 질이 좋은 술독 3개와 千日酒 담글 술독 1개를 준비하여 4개월마다 한번씩 친구들을 부르고 3년마다 한번씩 친구들을 초대하자.

그 때 쓸 용수와 표주박은 내가 준비하마.

집 뒤에 소나무숲에는 참나무를 1.5M씩 잘라 30토막을 준비하여 표고버섯을 재배하자.

이에 대한 기술지도는 정낙헌군에게 들어보자.


집 뒤 전나무 숲 사이로 살림욕을 위한 오솔길을 1km정도 만들어 놓자.

장뇌삼씨 한홉정도 구입해서 꿩에게 먹여 배설물과 함께 뒷산에 뿌려두면 10년, 20년후에 여기저기서 `심봤다` 소리에 시끄러울 거야.

앞마당 옆의 공터를 정비하여 아담한 배드민턴이나 족구장을 만들자.

그 옆에 조그만 헬스장을 만들어 큰 거울과 런닝머신, 자전거, 노젓는 기구 각각 1개씩 놓자.

이건, 박영민군에게 알아보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거야. 이곳에는 맹찬영군의 파도치는 바닷가의 시원한 사진작품을 걸어놓자.



집 앞 잔디밭 끝쪽에는 3통의 벌통을 갖다 놓자. 내가 2만마리의 꿀벌을 몰아오마.

꿀벌이 잉잉 거리며 날고 아카시 꽃이 질때쯤 꿀을 채취하자. 그 땐 내가 도와주마.

늦었지만 진입로를 만들 때 가 됐다. 지방도에서 진입하는 入口에 아치형 철골 구조물을 세우고 빨간줄장미를 올리자. 김국현군에게 부탁해서 「소쩍새 사는 마을」「부엉새 우는 마을」「 달빛 가두기」 또는 「시간의 멈춤」등 마음에 드는 제목을 골라 유화로 그린 후 투명 아크릴 속에 녹여 붙여 현판같이 걸어놓자.

아마 유화로 그린 문패는 어디에도 없을 거다.



그런데 이름이 어째 상업적 냄내가 나는 카페 이름같다.

그길 양쪽에는 은사시나무를 쭉~~ 심어놓고 (은행나무나 벚나무도 좋겠네) 그 안쪽으로 해바라기를 양쪽으로 5열종대로 심고 그 안쪽으로 코스모스씨를 뿌려놓아 가을에 그 길을 걸어보자.

이제 거진 다 된 것 같은데 이왕 시작한거 말 한 마리 사면 어떨까?

馬上에서 내려보는 세상이 좀 궁금하네.

마사회에서 근무했던 박해균군에게 부탁해서 항우가 타던 '오추마'나 관우가 타던 '적토마' 같은 말을 구입하자고. 아니 그런 말은 너무 전투적이고 사나워.

그 보단 돈키호테가 타던 '로시난테'가 낫겠어.

저녁 석양이 비낄 무렵 장총대신 기타를 비스듬이 둘러메고 논두렁 밭두렁 길을 말을 타고 느릿느릿 흔들리며 귀가 하는 모습이 멋질 것 같구먼.

나도 한번 태워주게.



기왕하는 김에 장거리 출타를 위해 1500cc할리 데이비슨 연두색 오토바이 하나 준비해보자. 엇박자의 진동음을 울리며 서울로 내닫는 그대 모습 얼마나 야성적인가?

헬멧은 특대로 맞춰서 쓰고 꼭 빨간 마후라를 매게나.


아~ 오디오가 있구나.

오디오에 대해서는 노희숙씨나 묻혀 지내는 高手를 찿아 물어보는게 좋겠네.

이제 큰 윤곽이 거의 된 것 같은데 뭐 부족하거나 문제점이 있는가?

.???...............................................???

.???...............................................!!!


뭐니뭐니 해도 Money라고 ??? 그것도 Many Many로 ...

허걱!!!!!!!!~~

...................................................!!
.........................!!

그럼, 아쉽지만 오토바이를 빼자.

산골에서'투둥투둥' 엔진소리 요란하게 다니면 산새, 들새 다 깨어나 불안해 할 것 아니가?

말도 사실그래. 말을 키우는게 보통 아닐거라고 . 냄새도 나고... 먹이 때문에 멀리 집도 못 떠날거고 .... 또 병 걸리거나 죽기라도 하면 그걸 무슨수로 옮길 것이며 땅을 얼마나 파야하나?



사우나와 호화 욕실도 꼭 있어야 하냐? 그냥 몸만 씻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을.

2층의 천문대 돔도 그렇지. 천체 망원경만 있으면 되는 것을.

사실 벽난로나 헬스장도 별로 쓸 모가 없긴 마찬가지야.

술독도 사실 그래. 우리가 뭐 술꾼이고 그곳이 양조장인가?

정 마시고 싶으면 소주가 지천인데.

벌도 1개사단 정도로 줄여 1만 마리만 남겨놓자.



그래, 그럼 남쪽으로 창문 두 세 개 내고 길옆엔 옥수수나 심자고...

그게 산촌 풍경아니겠어?


꼭 한 여름낮의 기나긴 개꿈 같구먼 그래.

그래도 나는 약속하네.

-꿀벌을 1만마리
-용수 1개
-표주박1개
-다즐링홍차 3통

한다면 나는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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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식
정체불명의 동창생군에게 !

자네의 뜻대로 < 자연속 쉼터 >를 만드는 것과는 상관없이,
자네가 누군지 ? 를 밝혀 달라는 작아선생님의 사건의뢰가 있었네 !

또한, 동시에 경찰청에서 자네의 편지속에 들어있던 하얀 밀가루를
추적하고 있으니, 각별히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 조심하게나 !
이번에 잡히면, 무조건 무기징역 이상의 형이 떨어질 것일세 ?

콜롬보밑에서 1개월 조수 생활을 했던 나의 감으로 볼 때,
다른 친구들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을 쉽게 구사하는것으로 봐서,
어느 직업을 갖고 있는 친구인지 정밀 분석중이니 조심하게나 !

1. 1/25,000 지도
2. 서울반경 100 KM
3. 도상에서 정밀분석
4. 우주의 신비
5. 마상에서 내려다본 세상
6. 미술/한자/꽃/나무에 조예가 깊은 친구로 추정됨
7. 여동이름을 많이 아는 것으로 봐서, 여동 이거나, 평소 여동과 왕래가 많았던
남동으로 추정됨

정동군!
자네의 직업은 높은데서 우리를 내려다 보면 근무하고 있고, 장문의 내용을 평일 올린 것으로 봐서, 오늘이 비번 근무일 가망성이 높다고 생각하네 ?

또한, 자네의 유일한 실수인 김한숙씨를--->이한숙씨로 글자 1자 틀린 것에서 결정적으로 자네 지문을 쉽게 채취할 수 있었네 ?

이상으로, 자네가 누군지를 밝혀 달라는 작아 선생님의 사건은 종결되었고,
경찰청의 체포만 남았네 그려---,
긴 세월 콩밥먹기 싫으면, 나를 따라서 금강산으로 가세나, 배편은 마련해 두었으니, 23일 08시 50분에 너구리 동상 앞에서 쿠키여사와 접선하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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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임
26 꿈동산 꼭 이루어지길 바라며 그림은 희사 하겠슴 .
그 때 , 거실에 걸릴만한 그림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상상력을 키우는 , 낮잠 초저녁잠을 참참히 자주 자야겠다고 생각함.

우리의 동창생 가슴에는 천사가 살고 있는 것 같아
이쁜 눈으로 우리를 봐주는,,,

그 아름다운 집에서 요리는 누가하지?
요리 잘 하는 친구들을 꼽자니 ., 해 달라는 것 같아
미안해서 뺀 것 같으네...

아! 그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천체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고 , 누군가 별 이야기를 해 주겠지?
나무와 꽃의 속삭임도 , 바람에 관한 이야기도 누군가 할꺼야
이야기가 아닌 시로 수필로 써서 , 낭송과 낭독을 할 지도 몰라.

그 땐 새벽에 일어나 감사의 노래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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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숙

현임아,
별 노래는 말이지,
암만 봐도 저 길고 유려한 장문의 편지를 쓰신
우리의 자랑스런 동창 님.
아프리카의 가득한 별 밭을 그 풍부한 감성으로 표현해주시던
바로 이 편지의 주인공께서 들려주실게야..
이렇게 도도하게 유유하게 한점 흐트러짐 없이 쓰실 분이 또
누가 있겠어,
오늘 뱅기 안타시나벼.
가끔 우릴 이렇게 환상적으로 놀래키는분.
2004년에 나타나신 분들으 잘 모르리.
그 분의 비번날 무슨 재미난 글이 올라오는지를,,
암튼 우리가 70은 넘 멀고
60만 되도 이렇게 몰려다니며 우와하게 낭만적으로
철없이 잼나게 살았으면 좋겠다,, 다들 건강해가지구...
내가 전에 보아두었던 마루가 되어버린 나무 ..
그 시를 우리들의 거실에 깔자,

나무의 꿈 / 문정영


내가 직립의 나무였을 때 꾸었던 꿈은
아름다운 마루가 되는 것이었다
널찍하게 드러눕거나 앉아있는 이들에게
내 몸 속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낮과 밤의 움직임을 헤아리며
슬픔과 기쁨을 그려 넣었던 것은
이야기에도 무늬가 필요했던 까닭이다
내 몸에 집 짓고 살던 벌레며, 그 벌레를 잡아먹고
새끼를 키우는 새들의 이야기들이
눅눅하지 않게 햇살에 감기기도 하고,
달빛에 둥글게 깎이면서 만든 무늬들
아이들은 턱을 괴고 듣거나
내 몸의 물결무늬를 따라 기어와 잠이 들기도 했다
그런 아이들의 꿈속에서도 나는 편편한 마루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이 자라서 더 이상
내 이야기가 신비롭지 않을 때쯤, 나는 그저 먼지 잘 타고
매끄러운 나무의 속살이었을 뿐, 생각은 흐려져만 갔다
더 이상 무늬가 이야기로 남아 있지 않는 날
내 몸에 비치는 것은 윤기 나게 마루를 닦던 어머니,
어머니의 깊은 주름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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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오랜만에 푸른 넥의 글이 이 아침을 즐겁게 하는군요

그렇게 사심한 관찰자인 줄은...

요즘 보이지 않았던 관찰자들에게 놀라곤 합니다

연륜이란 것

어쩔수 없나 봅니다

이렇게 좋은 동창들이 있음이 너무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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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임

황토집 설계는 에코하우스 1섭에게 부탁해보자.
벌에 대해서는 뉴질랜드 범블비한테 물어서 윤기장뱅기에 태워오고
(생태계 파괴인가 외래종에 의한..건희한테 딱 걸리겠네)
집 모양을 달팽이처럼 만들어 경사로로 뱅글 뱅글 돌게 해도 되겠네

여동들은 진주목걸이 ,. 남동은 푸른넥을 하고 파티도 하고,,,

(아! 우리 담 번개는 드레스코드를 정해서 만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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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임

나는 시도 읊을 수 있고 오십명 이상 먹을 수 있는 요리도 할 수 있어.
나와 은숙을 위해 시집을 마련하는 친구를 위해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신이 나서 도마질을 할거야.
하늘의 별을 보는 그를 위해서 우롱차를 대접할까.
메케한 담배 연기도 잊고 바둑판에 앉아 있는 그를 위해 매실차를 준비할까.
염소와 소녀가 꿈꾸는 그림 아래서 조올고 있는
우리 신총을 위해서 인삼차를 올릴까.
여동들 틈에 끼어 무용담을 늘어 놓는 그를 위해 막걸리에 빈대떡을 지져볼까.
마당에서 장작을 패는 그에겐 삼겹살에 소주를 대접하겠어.
우리 목사님껜 눈 밝아지는 결명차에 떡을 준비하고
이 아름다운 꿈을 꾼 그 임에겐 청포도가 익어갈 때 포도주를 빚고
첫눈이 오면 용수를 박아 그 화려한 여름을 알알이 밝힐거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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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

아.. 동창생!!! 천하 명문일세 그려.

海東第一 문장까지는 아니더라도 26Snubugo 제일 문장일세.(이렇게 말 하면 섭섭한 사람 있을래나)

天衣無縫. 悠悠自適. 脫俗. 자네 글을 읽으면서 내게 떠오른 말일세. 동창생 자네는 정말로 예술가네. 속된 나는 가없이 미칠수 없는….

우리 동기들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지극한 사랑. 나아가서, 물러설 수 있는 여유… 아 멋있다.

하늘 높이 창공을 날면 그런 여유로움이 생기는 가?

자네하고 내 못하는 술을 한잔 주고 받으며, 淸談을 주고 받고 싶네. 詩會도

곁들이고, 바둑을 둘 수 있으면, 爛柯之樂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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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

나도 어제 급히 나가다 들른 홈에서 이 긴 편지를
넋을 잃고 푹 빠져 읽었지.
누굴까 참 궁금했었는데
윤기장이었구먼.
지란지교에 나오는 말이 떠오르네.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기는 성숙한 사람...
우리 건널목 아닌데로 길을 건너도
서로의 교양을 비웃지 않는 그런 사인 되는거지?

근데 언제 한턱 쏘지?
약속한게 자꾸 걸리네.
나 8월은 시드니에서
떨고 있을 예정인데...
오면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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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임


그동안 기금 처리 문제로 잠시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일부는 그냥 두고 60념어 모임 회비를 쓰다가 7,80념어 살아 있는 사람끼리 노나 갖자는 말

혹은 있는데로 다 써 없애자는 생각

누구는 시내 작은 사무실 세 내어 애들 만남의 장소로 쓰자는 의견

언넘은 홍대 앞 카페를 공동 운영하면서 몸과 마음을 채우자는 제안 등이 있었는데

이제 윤소령이 새로운 삼빡한 제안을 했네그려

장소는 부동산중개인 동창들이 알아보고, 땅은 노산악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배산임수라..., 아무래도 북한강, 남한강 줄기 밖에 없을텐데...,

건물은 건축엔지니어인 동창들이 모여 짓고, 허~쉬도 세봉이도 우영이 등이 면허 있어

설계는 윤소령이 다 해 놨네




아래 넒은 통유리 창문은 여닫을 수 있게 되었고, 거실엔 그림에 벽난로가,

그리고 옥상에 천체관측용 돔이 마련되어 있다.

오디오는 야외이니 만큼 최대한 볼륨을 즐길 수 있게 최고급 진공관식으로 마련하자

거기 비치할 LP, CD는 각자 갖고 있는 걸 갖다 놓으면 되겠고

2층 욕실 구석엔 아침에 속 부대끼는 애들용으로 간이 사우나 시설을 해 놓으면 좋겠지

벌통 관리는 윤소령이 직접해야 겠군, 아무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모를 거야

일단 7월 31일 다즐링 홍차 맛을 보여줘 보게나


하여튼 윤소령의 제안을 기쁘게 접수하겠네

이렇게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고, 또 휴가철이라 바쁘다던데 긴 글 올려 줘서 상큼했네 그려

우리도 이젠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야

어떻게 하면 곱고 우아하게 품위있게 늙어 가며 죽을 수 있을까....

ㅎㅎㅎ

-------------------

허~쉬

오디오는 야외이니 만큼 최대한 볼륨을 즐길 수 있게 최고급 진공관식으로 마련하자

내가 '오디오'에는 쪼까 일가견이 있잖은가...

진공관 앰프는 음폭이 넓을뿐... 음량에선 아주 약하네 그랴...

찍해봤자 3 - 5 와트 정도 나오지...

야외용 볼륨을 즐기려면 TR (트랜지스터) 앰프를 써야하네

키로와트급 이 많거들랑~~

마지막으로 앰프 보단 스피커가 중요하다는걸 명심허기 바라네

우리 인간삶과 비슷허지....

`주둥아리 보단 귀가 밝아야 한다` 말일세....

ㅋㅋㅋㅋ

-------------------
평임

엘피로 손으로 빚은 듯한 따뜻한 음색을 즐길려면
진공관 엠프에 알텍이나 탄노이 같은 스피커를 들여 놓고
요즘 애들 즐겨듣는 락이나 CD는 TR엠프로 세팅하는 걸
오디오 메니아 곁에서 구경했지.
아마도 우리 친구들은 따뜻하고 찰진 알텍 스핔커를 좋아할 것 같은 예감.
오디오를 세팅할 땐 꼭 날 불러줘.
조언할 사람들을 많이 알거든...
  • 스님.25 1970.01.01 09:33
    글쓴이가 누구이든 현재로선 그리 중요하지 않아도
    될것 같고. 저도 구면인 작아선생이
    그런 공간을 빨리 마련함이 급선무(?) 일것 같네요.
    좋습니다. 그냥 머리 속에 그려만 봐도...
    그리고 꼬리글로 성원을 보내는 26회 여러분들의 모습도 좋구요^^

  1. <b>금강산 삼일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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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금강 만물상, 망양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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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두릅 맛 브로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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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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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봄이 오면 생각나는곳 (청량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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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b>구룡연과 상팔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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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슬픔 때문에 시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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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술 마시는 부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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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b>금강에 살으리랏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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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찔레꽃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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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검단산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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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강둑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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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버지의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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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b>가장 좋은 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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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사봉(思峯)의 아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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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조약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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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명절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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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동창생이 띄우는 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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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동고조 8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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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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