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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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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십년도 아니지. 13년인가?"

고교 시절 친구들을 만나면 꼭 나오는 대화 주제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허니를 비롯한 그 해 졸업생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이 션 오프라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타임즈에 올해의 가장 젊은 사업가인지 멘토인지 뭔가에 선정되었다고 들었는데. 

"나는 걔가 금수저인 줄도 몰랐어."
"그냥 적당히 잘생긴 범생이 아니었어?"
"말은 제대로 하자. 그때도 잘생기긴 했어."

에이, 잘생겼다기보단 좀 예쁘장한 느낌이었지. 토마스가 맥주잔을 기울이며 답했다. 

"나도 그 땐 잘나갔는데."
"그놈의 쿼터백 소리 한 번만 더 하면 입을 꼬매버릴 거야."

그 말을 하려고 했던 게 맞았는지, 토마스는 시무룩하게 입술을 다물었다. 허니는 그런 토마스를 보며 혀를 찼다. 지금이야 배 나온 아저씨지만 예전에는 금색 머리칼도 나름 풍성했고 유니폼도 나름 잘 받았으니까. 키만 컸지 마른 편이었던 션에게 계집애같다고 시비 터는 낙으로 사는게 영 비호감이긴 했지만. 이걸 보면 사람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었다. 허니는 사진 속 짧은 머리를 밤톨처럼 다듬은 소년의 흐릿한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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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

션에게서 그 고백을 들었을 때 허니는 어떤 반응을 했더라. 기쁨보단 기겁에 가까운 표정을 하고는 미안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허니에게 션은 수학동아리를 같이 하는 조용한 남자애였을 뿐이라. 심지어 말이 워낙 없어서, 허니는 션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추측하건데 골 빈 토마스가 시비를 터는 걸 막아 준 적이 몇 번 있어 그런-낯뜨겁고 간질거리는-마음을 가지게 된 게 아닐까 싶었을 뿐. 

"아.....괜찮아. 그냥 해 본 말이였어."

시무룩해진 얼굴이 꼭 여자애처럼 예뻐서 죄책감이 들었었는데. 키는 훌쩍 큰 주제에 덩칫값도 못하고 눈물도 좀 고여서는. 언제나 좀 차분한 느낌이긴 했지만 그날따라 션은 더욱 가라앉은 듯한 분위기였다. 그렇게 음울해보일 수가 없었지. 그게 너무 안쓰러워서 뭐라고 말을 덧붙였던 것 같은데 그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어쨌든, 걔는 올해도 안 오는 건가?"
"오겠냐. 오프라이에게 동창은 프린스턴이나 하버드 그쪽 애들이지 우리는 아닐걸."
"야, 그래도 올해는 나름 연락하려고 노력했어. 토마스랑 내가 걔네 회사 홈페이지에 질문글까지 올렸다고."
"미쳤냐?"

허니가 질겁하며 둘 중 어느 쪽의 등짝을 후려갈겨야 하는지를 생각할 때였다. 허름하고 시끄러운 펍의 문이 열린 건. 어, 나 저 사람 어디서 봤는데. 이미 술에 취한 토마스가 웅얼거리면서 손가락질을 했다. 영화배우인가? 제발 조용히 하고 그거나 마저 마셔...

"야, 잠깐만. 저거, 아니 저 분 션 아니야?"
"뭐?"

열다섯 쌍의 눈동자가 한 곳으로 몰렸다. 경제지에서 본 얼굴과는 비슷한 것 같은데 그들이 기억하는 얼굴과는 약간의 괴리가 있는 것이, 긴가민가한 얼굴로 눈치를 보는데 의문의 남자가 의자 하나를 빼고 앉았다. 

"오랜만인데 반응이 별로네."

미친, 누군가의 입에서 자그마한 탄식이 터져나왔다. 1, 2, 3, 4, 5. 그리고 5초간의 정적 후 모두의 입이 터졌다. 오랜만이다, 성공하더니 완전히 우리를 잊은 줄 알았다, 운동을 뭘 얼마나 조졌길래 덩치가 그만해졌냐, 못 알아볼 뻔 했다, 뭐 그런 질문 아닌 질문들이 쏟아지는데 허니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는 것조차 어색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션의 시선이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에게 고정되어 있는 것 같아서.

"안녕."

젠장. 

허니는 머쓱하게 고개를 들어올리곤 축축한 손으로 그가 내민 커다란 손을 마주잡았다. 그리고 눈치를 보면서 션의 팽팽한 셔츠 앞섶을 노려봤다. 얼굴을 보기에 어색한 것도 있었고, 그가 손을 놓아주지 않는 탓도 있었다. 손이 큰 만큼 악력도 좋은 건지, 아니면 몸을 키운 만큼 힘이 좋아진 건지 은근히 끌어당겨 봐도 꿈쩍도 안 하는 게 돌덩이도 아니고.

"넌 예전이랑 하나도 안 변했네."
"아....고마워."
"여전히 작네."

먹이는 건가? 상식적으로 고등학생 키가 커져 봐야 얼마나 더 커져? 지 근육같이 마음만 먹으면 커지는 거냐고. 작은 키가 콤플렉스인 허니로선 빈정이 상하는 말이었다. 

"어. 넌 커졌네. 많이."
"나갈래?"

이 밑도 끝도 없는 플러팅은 뭐지? 

눈이 등잔만하게 커진 허니가 고개를 기웃거리자 션은 손을 잡은 그 상태로 의자에서 일어났다. 어두워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는데, 허니로서는 약간의 위압감을 느껴야 했다. 그늘진 얼굴의 수트 입은 덩치가 내려다보는 구도가 뭐랄까. 음, 이대로 따라 나갔다간 어디 팔려갈 것 같고. 물론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돈이 차고 넘칠 텐데, 칼럼 몇개로 돈벌이하며 사는 글쟁이 팔아봤자 몇 푼이나 받겠는가.

"나한테 그랬잖아."

여전히 앉은 그대로 눈을 둥그렇게 뜬 허니를 보며 션이 한 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허니의 양 팔을 잡아 손쉽게 일으켜 세우면서. 

"10년 정도 지나면 너같은 건 생각 안 날 거라고. 만약 그 때도 그 말이 나오면 나랑 사귀겠다고."

내가 저딴 말을 했단 말이야? 당황스러워서 혀가 꼬일 지경이었다. 

"나, 나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션이 인상을 찌푸리는 것이 보였다. 인상 쓰니가 더 무서워...호달달 떨리는 작은 심장을 부여잡고 허니는 다시 어깨를 붙잡은 그의 손 위로 손을 올렸다. 이제 힘으로 션을 제압하기엔 결코 가망이 없다는 걸 받아들일 때가 왔다. 팔을 꼬집혔다고 화들짝 놀라던 그 션은 이제 없어. 걘 어디 중동 갔어....

"지금 나가는 편이 나을걸. 안 그러면 좀 부끄러울 테니까."

공감성 수치에도 몸을 바르르 떠는 허니로서는 션의 저 뒷마디만큼 강력한 협박이 없었다. 결국 고개를 끄덕인 허니가 션의 뒤를 따라나가자 펍이 날아갈 듯한 괴성이 고막을 때렸다. 워-후! 앞으로 10년치 안줏거리에 허니 비가 추가된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 야멸찬 휘파람 소리를 들으며 허니는 내년부터 동창회에 가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차에 션이 밀어넣는 대로 앉아 그가 채워준 안전벨트를 만지적거리면서.

"내가 안 나갔으면 뭐 하려고 했어?"

그 말에 허니의 품에 맞춰 안전벨트 길이를 조절하던 션이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션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다. 심지어 고교 시절을 통틀어서. 진짜 잘 생겼네. 타임즈에 오른 게 얼굴 때문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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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할 땐 눈을 감아야지."

뭐? 허니의 눈이 되려 커지는 순간이었다. 
곧바로 들이닥친 입술에 곧바로 질끈 감기긴 했지만.







생각없이 한 약속 때문에 재회하자마자 초고속으로 연애 루트 밟게 되는 로코물이 보고싶다 옛날 션오 생각하고 허니 참지않긔 태세로 계속 이겨먹으려고 하는데 어림도 없을듯ㅋㅋㅋㅋ


션오너붕붕
2019.07.01 04:02
ㅇㅇ
하....쉬발....존나좋다요...센세
[Code: 1af3]
2019.07.01 04:28
ㅇㅇ
하악...센세....압해..입-해......압—-해..어나—-더.....사랑해....
[Code: 6f11]
2019.07.01 04:29
ㅇㅇ
허닠ㅋㅋㅋㅋㅋㅋㅋㅋ둘이 알콩달콩 연애하는것도 써주실거라 믿습니다(건장)
[Code: e709]
2019.07.01 05:01
ㅇㅇ
당뇨걸리겠다 센세...... 달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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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05:06
ㅇㅇ
개도랏다 와 방금 진짜 현실소리지름 개좋아 센세 제발 어나더요 안그러면 윗붕한테 와랄랑랄랄라할거야ㅠㅠㅠㅠㅠ
[Code: 7731]
2019.07.01 05:08
ㅇㅇ
쉬펄 센세 이거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참지않긔 션오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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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05:35
ㅇㅇ
참지않긔 션오가 뭐죠 신세?? 억나더로 설명부탁드려요
[Code: 053c]
2019.07.01 07:04
ㅇㅇ
한번사는인생 어나더를 보고 죽어야겠어
[Code: 9f42]
2019.07.01 08:12
ㅇㅇ
전나 달다류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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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09:39
ㅇㅇ
센세..이건 진짜...완결까지 가야해
[Code: 1710]
2019.07.01 11:35
ㅇㅇ
센세최고존엄 그리고 압해압해압해압해
[Code: d938]
2019.07.01 17:03
ㅇㅇ
와악
[Code: abd8]
2019.07.01 17:04
ㅇㅇ
센세는 천재야ㅜㅜ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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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18:23
ㅇㅇ
헉 여깄다 내센세
[Code: e970]
2019.07.01 20:00
ㅇㅇ
아 진차좋다 더 써주시면 감사함다 센세 이겨먹으려하지만 계속 지는 허니 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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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23:04
ㅇㅇ
모바일
아 초고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션오 진짜 좋고ㅠㅠㅜㅜㅜ 10년이나 기다린 것도 좋다ㅜㅜㅜㅜㅜㅜ 센세 어나더
[Code: 95bb]
2019.07.16 21: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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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과거와 현재 미래 압해가 자비리스한데 어나더가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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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2 01:44
ㅇㅇ
모바일
어나더ㅠㅠ아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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