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글로벌 공급망 붕괴…내년 큰 충격 올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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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30. 오후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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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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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교수 매경인터뷰

美中 무역전쟁 확산 영향
글로벌 경기침체 닥칠것

한국, 日과 경제갈등 겹쳐
2% 밑도는 저성장 우려


◆ '닥터 둠' 루비니의 경고 ◆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지난 28일(현지시간) "한일 경제 갈등으로 인해 한국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매일경제와 단독으로 전화 인터뷰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타격 등 '공급 충격'으로 내년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불어닥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1·2위 경제대국 간 무역전쟁 격화로 각국 간 분업·특화를 기반으로 한 고도의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려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일본과 경제 갈등 문제까지 직면하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루비니 교수는 다음달 25~27일 열리는 제20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한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서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한일 경제 갈등을 하루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2%대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기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다.

루비니 교수는 "그동안 한국은 대외 개방형 경제 체제 기반으로 성장해왔는데 현재 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 갈등 등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한일 경제협력이 양국에 유익하다는 점을 직시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일 갈등은 과거사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과거사 문제는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전쟁도 그렇지만 한일 경제 갈등 역시 '정치'에서 비롯된 게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루비니 교수는 최근 한국의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은 '건설적(constructive)'이지 못하다"며 "이는 일본에서 똑같이 한국산 제품 보이콧 현상을 야기할 수 있어 무역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수주의 감정을 자극한다면 정치·외교적으로 문제가 더욱 꼬여 과거사 문제를 외교로 해결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또 내년에 불어닥칠 글로벌 경기 침체는 '공급 충격'에 따른 것으로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가오는 경기 침체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2008년 금융위기는 '수요 충격'에 따른 것으로, 금리 인하, 재정 확대 등으로 대응이 가능했지만 이번 경우는 이러한 정책들이 단기 경기부양에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기준금리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추가로 내릴 여력이 부족한 데다 그렇게 하더라도 '정치' 문제로 비롯된 '공급 충격'을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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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일경제신문 디지털테크부장 맡고 있는 장용승입니다. 정보기술(IT) 현장 상황들을 독자 시각으로 접근해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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