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입국장 면세점 개장] 지원보다 제약 많아 경쟁력 한계
구매 한도 제한으로 담배•명품 NO
2019-06-01 07:25:43 , 수정 : 2019-06-01 10:06:49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2개월 간 준비과정을 마치고 5월31일 입국장 면세점 시대가 열렸지만 이용객 및 업계는 정작 뚜껑을 여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분위기다. 또한 면세사업자들이 중견 업체들임에도 정부의 지원보다 지켜야 하는 제약이 많아 정작 판매 활로를 개척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다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개장 첫날 고객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싸지 않다’와 ‘인터넷 면세점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동시에 외형적인 첫인상부터 면세점 이용객들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작용한 듯 하다. 에스엠면세점(SM면세점) 2곳은 총 380㎡(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동·서편 각 190㎡) 규모이며 엔타스면세점은 1곳으로 326㎡의 규모로 개장했다. 하지만 현장을 방문한 매체들에 따르면 마련된 매장 면적 또한 100평이 되지 않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좁다는 첫인상을 받은 이용객들도 다수였음이 보도됐다.

 


▲개장 준비중인 에스엠면세점 ©에스엠면세점 제공

 

 

개장 당시 에스엠면세점 측은 입국장 면세점은 기내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유형 분석 등으로 고객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고 밝혔다.

 

에스엠면세점의 입점 품목은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랩시리즈, 설화수, 후 등 국내외 인기 화장품 브랜드와 조니워커, 로얄살루트, 발렌타인 등 유명 주류 브랜드와 정관장, 패션, 액세서리, 전자제품 등의 품목을 구성했다. 출국장 면세점의 주요 인기 제품을 입국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엔타스면세점은 아예 국내 브랜드에 집중돼있어 에스엠면세점보다 경쟁력에서 미흡하다는 아쉬움도 소비자들은 드러냈다. 엔타스면세점은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에르메스 향수 같은 해외 브랜드도 구비돼있으나 인천 지역의 회사가 개발한 어울, 홍삼 화장품인 동인비, 한방브랜드인 공진단 등 국내 브랜드가 대거 포진, 정작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들은 미입점해 있다.

  


▲엔타스 면세점 ©한국경제 

 

구비된 브랜드에 대한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낮은 가운데 양사의 입점된 브랜드의 편차가 커 중견 면세점의 역량과 기획력에 대한 아쉬운 시선이 많은 분위기였다는 게 첫날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들은 제한된 면세한도와 국산 브랜드부터 적용되는 복잡한 세법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는데 큰 제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는 기존 3000달러에서 3600달러가 됐지만 입국장면세점은 정부에서 판매자에게 판매한도를 정해줬기 때문에 기본물품은 600불 이내에서만 판매가능하며, 별도 면세품목은 별도면세한도 내에서만 판매 가능하다. 내수시장을 흐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담배와 국내 반입 금지인 검역물품은 제한됐다.

 

특히 주류는 400불, 1리터 이하, 향수는 60ml이하의 제품만 판매 가능하다. 따라서 입접 품목만 봐도 기존 출국장 및 인터넷 면세점들과 차별성을 두는 것이 어려웠음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여행자에 유리한 기존 공제 규정과 달리 입국장 면세점 개장으로 국산 제품 우선 공제 규정이 생김에 따른 불만도 상당하지만 관계 기관의 태도는 상관없다는 식이다.

 

28일 관세청은 입국장 면세점 설명회에서 국산제품을 우선 공제하는 규정의 취지를 묻는 질문과 단순히 국산 제품 공제를 먼저하는 것은 해외소비를 국내로 전환한다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견에 입법취지에 대한 질문이므로 기재부에 문의하라는 답변으로 애매모호한 자세만을 취할 뿐이었다.

 

일각에서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으로 인력 충원과 시스템 구축 비용 등 부수적인 예산 소모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입국장 면세점들이 중견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 규모 대비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높다.

 

따져보면 입국장 면세점들은 출국장 및 시티면세점들에 비해 많은 제약을 안고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입국장 면세점 입찰 당시 국내외 중소 국내외 중소중견기업 브랜드 제품이 전체 매장 규모의 35%를 차지하는 등 중소중견기업의 판로 확대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외국인 입국객에게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홍보 채널이 되어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마저 지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초 입국장 면세점은 기내면세점 판매 영역과 상충이 예견됐지만 업계관계자들은 “입국장 면세점 개장이 기내 면세점에 타격이 아예 안주지는 않겠지만 기내 면세점이 각사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았다"며 "아직은 시작단계라 관망하는 중이나 심각한 경쟁상대로 생각되기는 어렵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모았다.

 

한편 이러한 다수의 외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에스엠면세점의 경우 입국장 면세점 첫 해인 올해 매출 3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태훈 에스엠면세점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입국장 면세점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모기업 하나투어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규 고객 창출 및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운영 첫 해부터 흑자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김 대표는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국내 다른 공항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며 “국내 최초의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로서 책임을 다하고 입국장 면세점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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