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위크 특수' 헛물켜다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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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겹친 2일 명동과 시내 백화점 등지에는 주로 중국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으나 지난해보다는 다소 차 분한 모습을 보였다. 명동 일대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국 관광객들. 김지영기자

원화강세로 日 관광객 작년보다 크게 줄고 씀씀이도 절반 그쳐

중국인들이 '일본인 빈자리' 메우며 최대 외국인 고객 급부상

2일 오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김 전문매장. 일본의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4월29일~5월5일)를 맞았지만 이곳에서 김이나 김치 등을 고르는 일본인 쇼핑객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매장의 한 직원은 "아직 골든위크 초반이기는 하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이 지난해 연휴 때보다 70% 정도 줄었고 구매금액도 절반 정도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5월1~3일) 특수가 겹쳐 대목을 노리던 지난주 말과 휴일 명동 및 시내 주요 백화점 등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난해 이맘때 크게 붐볐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나타냈다.

지난해 특수를 이끌었던 원ㆍ엔 환율 효과가 최근 원화 강세로 사라지면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 숫자는 물론 씀씀이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일본인들의 빈자리를 노동절연휴를 맞은 중국 관광객들이 어느 정도 메우고는 있지만 전체 외국인 특수는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날 오후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1층 설화수 매장에도 주말을 즐기는 내국인 쇼핑객들만 주로 눈에 띄었다. 매장의 한 직원은 "일본인 방문객들은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지만 잡지에 소개된 단품만 주로 구입해 객단가는 크게 떨어졌다"며 "지난해에는 연휴 초기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올해는 목표에도 못 미쳐 지난해와 같은 특수는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동절 연휴를 맞아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난해 일었던 일본 관광객들의 쇼핑붐을 다소 대체하며 새로운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월30일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인근. 관광버스가 멈추자 2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무리를 지어 명동 중앙로에 늘어선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등을 훑고 있었다. '피앤이(싸다)' '피아오 리앙(예쁘다)'이라는 중국어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불과 일년 전까지만 해도 제팬타운으로 불릴 만큼 일본인들로 크게 붐볐던 명동일대의 가게 직원들도 '칸 이시아(한번 둘러보세요)'를 외치며 중국인 쇼핑객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백화점에서도 일본인을 제치고 중국인들이 최고의 외국인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일본인과 중국인 매출비중은 1월 54대46, 2월 48대52, 3월 49대51로 나타나 최근 중국인 매출비중이 일본인을 앞질렀다. 지난해 1ㆍ4분기 일본인 매출이 중국인보다 5.6배나 높은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도 최근 중국인 고객들이 하루 평균 200여명가량 방문하고 있다. 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루이비통ㆍ티파니ㆍ롤렉스 등 명품들과 마인ㆍ지고트ㆍ로가디스 등 한국 패션매장이다.

중국 남부 원저우에서 온 리여우(35)씨는 "한국 드라마 '개인의 취향'을 보고 손예진씨가 입었던 '팬콧'이라는 브랜드에서 후드티를 샀다"며 "한국 옷들이 귀엽고 예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희 신세계백화점 본점 마케팅팀장은 "일본인들은 핸드백ㆍ김치ㆍ김 등 주로 단가가 낮은 상품을 사지만 중국인들은 최소 100만~200만원가량을 쓰는 것은 보통이고 하루에 1억원가량 구매하는 고객도 다반사"라고 전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김지영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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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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