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D-day’…흥행 불씨 살리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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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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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현대산업-미래에셋 컨소시엄 등 참여
극심한 눈치작전 펼쳐…막판 후보군 몰릴 수도
높은 매각가·부진한 업황 부담…장기화 우려도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합병(M&A) 거래의 날이 밝았지만 분위기는 아직 안갯속이다. 현재 인수전 채비를 하는 곳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089590)을 보유한 애경그룹과 미래에셋대우(006800)-현대산업(012630)개발 컨소시엄,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 세 곳이다. GS(078930)그룹은 막판까지 참여 여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사모펀드(PEF)의 참여를 사실상 제한한 가운데 그동안 시장에서 논란이 돼왔던 매각방식을 두고 일명 ‘통매각’을 고수하기로 함에 따라 실제 예비입찰 참여 후보군 문턱이 높아진 상황이다.

PEF의 단독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처럼 초대형 투자은행(IB)나 대형 PEF가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대기업과 함께 공동 인수전에 참여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찰 가능성도 여전하다. 2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매각가에 인수 후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 부담을 고려하면 막판에 후보군에서 인수전 참여를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단은 예비입찰 마감 이후에도 인수전 참여를 희망하는 후보군이 있다면 검토를 통해 받아들이겠다는 방침이다.

◇극심한 눈치작전…현대산업-미래에셋 ‘다크호스’

시장의 관심사는 인수후보군이다. 현재로서는 애경그룹과 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인수전 참여가 확실시되고 있다.

3일 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는 이날 오후 2시까지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정통한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매각 공고 후 20여 곳에서 IM(투자설명서)을 받아 갔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해온 곳은 애경그룹이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참여를 일찌감치 선언한 애경그룹은 법률자문에 태평양을, 회계자문에 삼일PwC, 금융자문에 삼성증권을 선정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준비는 애경그룹이 가장 잘 돼 있고 데이터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력상 가장 앞서 있지만 문제는 인수자금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등장으로 인수후보군 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예상을 뒤엎고 초대형 IB인 미래에셋대우의 든든한 지원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강력한 인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는 데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후 상당히 공을 들여 인수전 참여를 준비해 왔다”며 “이견이 없는 한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후보군 가운데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곳은 GS그룹이다. 법률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인수전 참여를 준비해왔으나 내부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 참여 여부가 변수다. 강성부펀드 외에 깜짝 인수후보 출현 여부도 관심이다. 지금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다른 대기업도 극심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곳에서 관심을 보였다”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매각 흥행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금액을 고려할 때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펀드자금)를 보유한 PEF의 재무적 투자자(FI)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매각 장기화 우려는 여전

여전히 매각 장기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식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舊株) 33.47%(3월 기준)와 유상증자로 신주를 동시에 사들이는 조건이다.

시장에서 거론하는 아시아나 전체 매각가는 1조5000억~2조5000억원이다. 신주 인수가는 최소 1조원 이상일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다. 구주를 시장가 수준만 쳐준다면 1조5000억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서 1조원이상을 쳐준다면 2조5000억원까지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도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고 투자자에게 배포한 투자설명서(IM)에서 구주와 더불어 새로 발행할 예정인 신주에 대한 투자금액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인수자로서는 채권단에게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 인수 절차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며 “인수 절차가 장기화하면 채권단은 인수전 흥행을 위해서라도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에 대한 분리매각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문승관 (ms730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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