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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22일 매각공고…연내 마무리

한우람,김강래 기자
한우람,김강래 기자
입력 : 
2019-07-10 17:28:38
수정 : 
2019-07-10 20: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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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달 숏리스트 윤곽

채권단 일단 통매각 원칙 고수
인수자 희망땐 분리매각 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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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채권단은 실사 작업을 마무리 짓고 오는 22일께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매각 측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최종 판단이 서면 '분리매각' 가능성도 열어둘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22일께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공고를 시작으로 11월이나 늦어도 12월에는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주에 매각 작업을 위한 실사 중간 결과를 전달받는다. 현재까지 실사 과정에서 매각에 장애가 될 만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공고 이후 예비입찰(투자의향서 접수)이 진행되면 다음달 하순이나 9월 초에 인수적격후보인 '숏리스트'에 오른 기업들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숏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이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체 실사를 진행한다. 채권단은 이 같은 절차를 마친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주식매매 계약을 이르면 11월까지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매각 일정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분리 매각설'에 대한 내용이 매각 공고에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천명한 상태다.

채권단 측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정상화하는 데 시장 예측만큼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1조2000억~2조원 수준이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후 영업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전환사채(CB) 5000억원을 발행해 자금을 수혈해주면서 인수자의 비용 부담을 덜어줬다.

하지만 향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에서 인수자가 희망하면 분리 매각을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고 단계부터 분리 매각 길을 열어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예측을 내놓는다.

매각전에 뛰어들 유력 후보로 꼽히는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LCC 쪽에 보다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LCC인 제주항공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애경그룹은 삼성증권을 인수 주간사로 선정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노리고 있다.

다만 애경그룹으로선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 기종이 주력인 아시아나항공보다는 보잉 기종이 주를 이루는 LCC 쪽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채 비율 등 재무건전성도 감안할 수밖에 없다. 또 LCC 채널 다변화 효과에 현재 포화상태인 인천, 김포, 제주공항 운항 편수를 늘리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평가다.

에어부산을 노리는 부산 지역 여론이 최근 분리 매각설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어부산을 부산 지역 기업이 인수하고, 부산 신공항 작업과 연계해 남부 지역 항공·물류 허브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다는 논리다.

SK그룹과 호반건설도 애경그룹과 함께 주요 인수 후보로 꼽힌다. 한화그룹, GS그룹, 롯데그룹도 잠재 복병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SK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사세를 확장해 온 데다 국내에서 가장 재무 여력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며 "그룹이 영위하는 정유, 렌탈 등 다양한 비즈니스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 반도체 수출 물량 대부분은 항공 운송으로 이뤄진다. '동맥'인 물류 측면에서 항공업 관련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 바로 항공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지주사 체제로 변신한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 매각을 통해 3400억원 규모 현금을 손에 쥠에 따라 이 같은 관측이 강화되고 있다. SK그룹 내에서 가장 현금 동원력이 뛰어난 곳은 SK텔레콤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로 나서면 공정거래법상 규제 벽에 막히게 된다. SK(주)와 직접 지분 연결고리가 없는 SK디스커버리가 인수 주체로 나서면 이 같은 규제 이슈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밖에 새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는 GS그룹을 비롯해 항공기 관련 사업 강화를 본격화한 한화그룹, 면세점 관광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그룹 등도 숨은 복병으로 꼽힌다. 다만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은 콘퍼런스콜과 오너 발언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한 지역 정서 이슈 때문에 호반건설 역시 인수 후보로 꼽힌다. 호남지역 대표 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호남 외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면 지역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우람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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