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제모 시대…잘못하다간 피부염·화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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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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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모제·레이저 제모·제모왁스 순 부작용 많아
“식약처 허가 제모기 택하고, 제모제 패치 테스트”
노출의 계절이 오면서 ‘털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피부과에서 레이저로 반영구 제모를 받는 사람도 있지만 시간과 비용 문제로 최근엔 전문가 없이 스스로 하는 셀프 제모족도 늘고 있다. 29일 유명 뷰티 커뮤니티에 올라온 “왁싱으로 셀프 제모한 지 2주째인데 털이 안 난다. 유지력이 좋다”는 글엔 제품 정보를 달라는 댓글이 수두룩 달렸다. 유튜브에도 ‘셀프 왁싱 실패 없이 하는 방법’ 등 관련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그러나 자칫하면 제모 과정에서 피부 자극과 상처, 색소침착, 모낭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 2014~2017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제모 관련 부작용 사례는 152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제모 크림이나 제모 스프레이 같은 제모제로 인한 부작용이 36.2%로 가장 많았고,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에서 받은 레이저 제모 시술(32.9%), 제모 왁스(17.8%)의 순이었다. 제모제의 부작용으로는 치오글리콜산이라는 화학물질에 따른 피부염과 발진이 절반가량(47.6%) 차지했다. 레이저 제모의 경우 화상(77.6%)이, 제모 왁스는 피부 박리 등 피부 및 피하조직 손상(56.0%)이 주된 부작용이었다.
모근을 태워 털의 성장을 막는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 [사진 트리아]
집에서 간편하게 하는 제모로는 샤워 중에 눈썹 칼이나 면도기를 이용한 방법이 있다. 이때 면도 부위를 깨끗이 씻고 소독된 면도기를 사용해야 한다. 털이 자란 반대 방향으로 부드럽게 밀어야 피부 자극을 줄일 수 있다. 부식된 면도기를 잘못 사용하면 세균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셀프 왁싱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끈적끈적한 상태의 왁스를 제모할 부위에 바르고 테이프를 붙였다 떼는 방법이다. 모근까지 뽑히기 때문에 면도기보다 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왁싱 과정에서 피부에 필요한 각질까지 떨어져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데워서 사용하는 왁스형 제모제는 뜨거워진 온도 때문에 화상을 입기도 하니 적정 온도를 준수해야 한다.

제모제나 왁스를 사용하기 전엔 패치 테스트를 통해 따끔거림이나 가려움·부종·홍반 같은 피부 이상이 없는지 살피는 게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모제는 피부의 영양 상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용 전 소량을 피부에 발라 하루 정도 관찰 후에 이상 반응이 없을 때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를 택할 땐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제모기는 털을 만드는 피부기관인 모낭에 레이저 등 광선을 쪼여 열을 발생시키고 이로 인해 모낭을 파괴해 털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원리다. 피부톤이 어둡다면 멜라닌이 많이 분포돼 레이저 등 광원 흡수량이 많아질 수 있으므로 화상, 변색 등에 유의해야 한다. 제모 4주 전부터 털을 뽑지 않는 게 좋다. 눈썹 등 눈 주위에는 사용하면 안 된다. 털이 한 번에 제거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같은 부위에 레이저를 쏘면 모낭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면도기로 1차 제모를 한 뒤 레이저 제모를 하면 피부가 손상되고 피부색이 특히 어둡다면 화상이나 색소 침착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014~2017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제모 관련 부작용 사례는 152건에 달했다.[중앙포토]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레이저나 왁싱 이후 모낭 주변이 붉어지는 염증반응이 생기면 즉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 가라앉혀야 한다. 염증이 심해지면 색소침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모 후의 관리도 중요하다. 피부가 자극받고 약해진 상태라서다. 제모 후엔 얼음이나 찬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고 바디로션을 발라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켜줘야 한다. 나 교수는 “제모 과정에서 정상 각질층이 떨어져 나가 보호막이 망가질 수 있다. 보습제를 잘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를 밀거나 사우나 가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제모 직후 강한 햇빛을 받으면 색소침착이 발생할 수 있어 노출을 삼가는 게 좋고, 외출 시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해당 부위에 데오드란트나 수렴화장수, 향수 등을 사용하면 발진을 일으킬 수 있으니 최소 24시간 후에 사용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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