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예정서' 받은 조국 아들…"서울대 30년간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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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07.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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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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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종료를 앞두고 소회를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뿐 아니라 아들 조모(23)씨도 조 후보자가 일했던 서울대 법학연구소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 증명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씨는 2013년 7월 인턴 활동을 하기 전 서울대에서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받았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서울대 법학연구소 공익인권법센터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조씨는 지난 2013년 7월 15일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인턴 활동은 그해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이었다고 한다. 활동이 끝나기 전 예정 증명서부터 받은 셈이다. 당시 조씨는 한영외국어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아들이 받은 인턴 예정 증명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서울대 관계자는 “학교에서 30년간 일하면서 인턴 활동을 하기 전에 미리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발급받은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대학 입학을 위해 듣도 보도 못한 ‘예정’ 증명서를 발급받은 게 아니냐”며 “조 후보자 딸뿐 아니라 아들마저 고교생 신분으로 실제 활동도 하지 않고 인턴 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예정 증명서를 받은 이듬해 가을 외국 대학에 진학했다고 한다.

당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은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 한 교수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퍼지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혹 풍선은 사흘 안 가서 해명의 바늘에 다 터져 버릴 것”이라는 입장을 올렸다. 이어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민이 조국을 정치 신상품으로 업어가 버리면 내 좋은 친구 하나 멀어질까 걱정이다”고 적었다.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 캡처]
서울대 ‘인턴 품앗이’ 중심지로

한편, 조 후보자의 딸(28)을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올려준 장영표 단국대 교수 아들 장모(28)씨 역시 같은 곳에서 인턴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인턴 품앗이’의 중심지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9년 5월 이곳에서 인턴십을 한 뒤 이듬해 9월 미국 듀크대에 들어갔다. 조 후보자 딸의 고교 생활기록부를 보면 조 후보자의 딸 역시 비슷한 시기 같은 곳에서 인턴을 했다는 내용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6일 “최근 장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당시 인턴십 프로그램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실제로 활동은 했는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도 지난 3일 검찰에 출석해 조 후보자의 딸을 논문 제1저자로 올려준 이유 등에 대해 조사받았다. 대한병리학회는 해당 논문에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직권으로 논문을 취소했다.

검찰은 장 교수 부자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이들이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했다고 주장하는 인턴 활동이 가짜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와 관련 “서울대 법대와 공익인권법센터의 2007∼2012년 인턴십 참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고교생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서울대 인턴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제 가족 일 때문에 모교에 누를 끼친 점 너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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