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조국 임명·철회 메시지 모두 준비…마지막까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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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09.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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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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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국정상황실장에게 2개 버전 메시지 준비 지시
9일 오전 티타임 때까지 대부분의 참모들은 결정 몰라
조국 부인 기소 문제 고심한 듯…참모들과 4시간 찬반토론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 신임 장관들과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2019.09.0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여부를 마지막까지 고심하면서 '임명'과 '지명 철회' 메시지를 모두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6명의 신임 장관·위원장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조 장관의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오후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에게 임명과 지명 철회의 2가지 메시지를 준비하라고 지시할 정도로 조 장관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8일 밤부터 9일 아침까지는 문 대통령의 '결단의 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임명 쪽으로 결정을 내린 뒤 밤 사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기 위해 여러차례 메시지를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참모들은 9일 오전 대통령과 수석들의 티타임때 조 장관 임명 결정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오전 티타임과 이어진 실무 회의에서 발표 시간과 메시지, 발표 형식이 정해졌다. 오전 11시30분 고민정 대변인이 신임 장관·위원장 임명 재가를 서면 브리핑으로 발표하고 문 대통령이 오후 2시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 장관 임명 배경을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발표 전 국회로 이동해 각 정당 대표·원내대표들에게 이번 임명에 대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은 배우자가 기소된 상황에서 조 장관을 임명하는 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2019.09.09. photo1006@newsis.com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태풍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이후 청와대로 돌아와 오후 9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참모들과 회의를 가졌다. 검찰이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한 시점이다.

이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 참모들에게 조 장관 임명을 놓고 찬반 토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들이 의견을 얘기하고 문 대통령은 주로 의견을 듣는 쪽이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임명 찬성 의견과 반대 의견을 모두 듣고 8일 하루 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졌고, 조 장관을 임명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메시지에서 "조 장관의 경우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으며 임명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며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나는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족이 수사 대상이 되고 일부 기소까지 된 상황에서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엄정한 수사에 장애가 되거나 장관으로서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라는 염려가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없이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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