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병든 새우’ 검역 어떻게 통과했나?…베트남 수출 업체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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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10. 오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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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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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든 새우의 국내유입 실태, 어제(9일) 전해드렸죠.

대부분의 병든 새우는 베트남의 한 대형 업체가 수출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한국업체와 짜고 검역의 허점을 파고든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탐사보도부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베트남의 새우 수출업체인 트랑칸 씨푸드의 내부 문서입니다.

한국에 수출할 때 컨테이너에 새우를 어떻게 실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선적 내용입니다.

특이한 점은 일부 새우만 상자 끈의 '수'나 '색'을 달리해 표시한 겁니다.

전체의 20% 정도만 바이러스 등에 감염되지 않은 물량, 나머지 80%는 병든 새우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짱 응옥찐/트랑칸 사장의 딸 : "(바이러스 없는 새우는 왜 20%밖에 공급이 안 됩니까?) 그런 새우 자체가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세관은 어떻게 통과합니까?) 컨테이너에 선적할 때 샘플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게요."]

컨테이너 맨 앞부분에 검역 통과용 물량을 실어준다며 한국의 다른 업체에도 같은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트랑칸 한국 담당자/음성 대역 : "보통은 줄 4개, 샘플은 줄 6개예요. 문 열면 바로 샘플이에요. (줄이 밴딩끈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맞아요."]

화물을 추적해보니 해당 새우는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에 수입됐고 모두 검역을 정상 통과했습니다.

이른바 '커튼 치기'입니다.

[수입업자/음성변조 : "이 물건으로 검사를 받게 해달라 이렇게 부탁하면 팔레트 맨 위에 올린다고요. 품질관리원에서 (검역) 와서 중간에서 물건을 빼지는 않거든요."]

트랑칸은 계열사 2곳을 통해서도 한국에 새우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짱 칸/트랑칸 사장 : "(한국에 이 물건이 들어왔어요. 2,580상자를 이 번호로 보내신 건 맞죠?) 이게 그 컨테이너 자료야? 거기로 보냈어? (이걸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어요.) 아이고, 머리 아파."]

공장에서 내부 문서에 표시된 방법으로 새우 상자에 줄을 묶는 장면을 확인했습니다.

[짱 칸/트랑칸 사장 : "4줄과 6줄은 낮교대와 밤교대를 구분하기 위한 거라고요. 품질과 전혀 상관없어요."]

트랑칸과 계열사의 새우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국내 업체도 확인했습니다.

다이아몬드 새우와 계열사 3곳입니다.

트랑칸 공장에서 노란색 6줄 묶음 상자가 트럭에 실리는 것을 목격한 회사입니다.

[박OO/다이아몬드 새우 대표 : "우리는 노란 끈으로만 묶어주고, 두 줄씩 두 번 묶어달라고 분명히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트랑칸으로부터 계속 새우를 수입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검역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 모두 반송 처리했으며 그 외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KBS가 취재에 들어간 후 경찰은 이들 회사들이 검역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승철 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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