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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주방가구 거리 밤거리 수놓은 가로등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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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흥인사거리~중앙시장 앞 마장로 가로등 편지 10곳 설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다양한 주방용품과 가구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황학동 마장로 주방가구거리. 점포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어둠이 스며들자 특이한 조명 빛이 여기저기 나타났다.

'여기는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입니다', '알뜰 쇼핑족의 필수코스' 등 주방가구거리임을 알리는 것부터 '오늘도 힘들었지? 수고했어', '힘내요 당신, 당신은 늘 최고니까요' 등 힐링 메시지를 담은 캘리그라피 불빛이 점포와 보도 위에 수놓여졌다.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는 이 고보조명은 주방가구거리 상인과 주민들이 9개월간 머리를 맞댄 끝에 최근 설치를 마친 것이다.

'마장로 가로등편지'라 이름 붙인 고보조명은 흥인사거리~중앙시장 앞 10곳에 만들어졌다. 주방가구거리의 절반에 해당하는 구간이다.

600여m 가량 되는 황학동 주방가구거리는 1980년부터 형성된 특화거리로 180여개 주방용품 및 주방가구 상점이 성업 중이다. 낮에는 물건을 보러오거나 인근 중앙시장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점포들이 영업을 끝낸 밤이 되면 낮의 활기는 온데 간데 없어진다. 여기가 주방가구거리라는 것조차 알기 어렵다. 밤새 물건들을 덮어놓기 위해 쓰는 낡고 칙칙한 천막도 한 몫 한다.

고심하던 상인과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4월 골목협의체를 구성하고 해결에 나섰다. 여러 논의를 거쳐 친근한 이미지의 고보조명을 설치해 마장로의 밤을 바꿔보기로 했다.

뜻은 하나로 모았지만 문제는 예산이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구의 공모사업을 활용했다. 구청 마을특화사업과 보건소의 '골목길 변신 프로젝트'에 도전한 결과 1800만원을 가져왔다.
가로등편지

가로등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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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점포주들 의견을 일일이 수렴하며 위치를 물색하고 현장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울리는 조명 이미지를 찾으면서 사업을 완성해 나갔다.

황학동주민센터도 뒤를 받쳤다. 초기 상인과 주민의 매개 역할을 하면서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고보조명을 본 상인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이곳에서 15년째 업소용 주방기구를 취급하고 있다는 전 모씨는“야간에 혼자 지나가기 망설여졌는데 예쁘고 정감 넘치는 글귀가 거리 곳곳에 비춰지니 한결 포근해지고 안전해진 느낌”이라며“좀 더 늘려서 주방가구거리 명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친 김에 주방가구거리 상인들은 낮에는 자율정비선을 지정하고 인도 상에 과도하게 물건을 진열하지 않도록 자율협약까지 맺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렇게 주민 스스로 이끌어 낸 참여와 변화는 중구(구청장 최창식)가 밀고 있는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사업'으로부터 싹을 틔웠다. 현재 주민 1000여명이 102개 골목을 쾌적하게 바꾸고 있다.

올해는 나머진 절반 구간인 중앙시장에서 황학사거리까지 고보조명을 추가 설치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으로 3000만원을 확보해 놨다.

이와 함께 거리를 한층 어둡게 만들었던 점포 물건가림용 천막도 산뜻하게 교체할 계획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상인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방법을 찾아 음산한 거리를 변화시킨 사례”라며“이처럼 주민들이 골목사업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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