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추석엔 사극’ 영화계 공식, 사실일까?

입력 2018.09.24 (16:21) 수정 2018.09.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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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인 추석 극장가에는 세 편의 한국영화가 걸려있다. 이 가운데 두 편이 '안시성'과 '명당'으로 전형적인 사극이다. 이 두 편을 합친 예매율은 21일 기준으로 60%가 넘는다. 이를 두고 '추석 사극은 흥행불패'라는 영화계 공식이 또 한 번 적중했다는 평가가 오간다.

정말 추석엔 사극이 흥행불패일까? 지난 10년 간의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봤다.


10편 중 6편이 사극...1위부터 4위까지 '싹쓸이'

영화진흥위원회가 제공하는 공식집계를 분석해 지난 10년 간 추석연휴에 개봉했던 영화들의 흥행성적을 살폈다. 추석 연휴 시작 1, 2주 전에 개봉했거나 추석 연휴 동안에 상영했던 작품을 기준으로, 관객 수는 전체 상영기간을 기준으로 했다.

결과는 사극의 강세가 뚜렷했다.

추석연휴에 개봉했던 영화들 가운데 상위 10개 중 영화 6편이 사극으로 집계됐다. 가장 흥행에 성공했던 '추석 영화'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천이백만 관객을 모았다. 그 뒤로는 <관상>과 <밀정>, 그리고 <사도> 순이었다.

추석에는 해외영화보다 한국영화가 강세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추석시즌 흥행순위' 상위 10위권에 올라있는 해외영화는 <킹스맨 : 골든서클>(2017)과 <맘마미아!>(2008), 그리고 <인턴>(2015)으로 나머지 일곱 편은 모두 한국영화였다.

한국 관객들 평소엔 드라마 ∙ 액션 선호...추석엔 '사극'

그렇다면 한국 관객들은 평소에도 사극을 많이 볼까?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2016년까지 흥행성적이 100위까지의 한국영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선호한 장르는 드라마와 액션, 코미디였다. 사극 장르는 네 번째로 흥행성적이 좋았다. 개봉시기를 추석으로 한정할 경우 흥행작 1,2,3,4위가 모두 사극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관객 동원을 살펴봐도 한국인의 선호장르는 여전히 드라마와 코미디가 압도적이다. 2016년 1월부터 2018년 9월 사이에 새롭게 흥행순위 100위권 안으로 들어온 영화 중에선 드라마 장르가 15편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액션 장르가 8편, 스릴러 장르가 4편으로 뒤를 잇는다. 사극은 100위 권 안에 두 편 들어오는 데 그쳤다.

종합해보면, 사극이 유독 인기를 끌었던 데는 추석이라는 개봉 시기가 작용한 셈이다. '추석에는 사극이 강세'라는 영화계의 공식은 팩트다.

온 가족 함께 보기엔 사극이 무난...1년에 한두 번 보는 관객들도 사극 선택

그렇다면 추석에 유독 사극이 흥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송형국 영화평론가는 K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추석엔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관람하기 무난한 장르가 사극"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영화를 적게 관람하는 연령층이 추석에 한꺼번에 관객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영화소비조사'를 봐도, 50대 관람객들의 평균 영화관람횟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낮다. 결국 상대적으로 영화를 많이 보는 청년층과 적게 보는 장년층이 명절에 함께 영화를 보게 될 때, 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난한 장르로 사극을 선택하는 걸로 해석된다.

팩트체크 인턴기자 안명진 passion96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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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 ‘추석엔 사극’ 영화계 공식, 사실일까?
    • 입력 2018-09-24 16:21:56
    • 수정2018-09-27 10:37:45
    취재K
대목인 추석 극장가에는 세 편의 한국영화가 걸려있다. 이 가운데 두 편이 '안시성'과 '명당'으로 전형적인 사극이다. 이 두 편을 합친 예매율은 21일 기준으로 60%가 넘는다. 이를 두고 '추석 사극은 흥행불패'라는 영화계 공식이 또 한 번 적중했다는 평가가 오간다.

정말 추석엔 사극이 흥행불패일까? 지난 10년 간의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봤다.


10편 중 6편이 사극...1위부터 4위까지 '싹쓸이'

영화진흥위원회가 제공하는 공식집계를 분석해 지난 10년 간 추석연휴에 개봉했던 영화들의 흥행성적을 살폈다. 추석 연휴 시작 1, 2주 전에 개봉했거나 추석 연휴 동안에 상영했던 작품을 기준으로, 관객 수는 전체 상영기간을 기준으로 했다.

결과는 사극의 강세가 뚜렷했다.

추석연휴에 개봉했던 영화들 가운데 상위 10개 중 영화 6편이 사극으로 집계됐다. 가장 흥행에 성공했던 '추석 영화'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천이백만 관객을 모았다. 그 뒤로는 <관상>과 <밀정>, 그리고 <사도> 순이었다.

추석에는 해외영화보다 한국영화가 강세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추석시즌 흥행순위' 상위 10위권에 올라있는 해외영화는 <킹스맨 : 골든서클>(2017)과 <맘마미아!>(2008), 그리고 <인턴>(2015)으로 나머지 일곱 편은 모두 한국영화였다.

한국 관객들 평소엔 드라마 ∙ 액션 선호...추석엔 '사극'

그렇다면 한국 관객들은 평소에도 사극을 많이 볼까?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2016년까지 흥행성적이 100위까지의 한국영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선호한 장르는 드라마와 액션, 코미디였다. 사극 장르는 네 번째로 흥행성적이 좋았다. 개봉시기를 추석으로 한정할 경우 흥행작 1,2,3,4위가 모두 사극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관객 동원을 살펴봐도 한국인의 선호장르는 여전히 드라마와 코미디가 압도적이다. 2016년 1월부터 2018년 9월 사이에 새롭게 흥행순위 100위권 안으로 들어온 영화 중에선 드라마 장르가 15편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액션 장르가 8편, 스릴러 장르가 4편으로 뒤를 잇는다. 사극은 100위 권 안에 두 편 들어오는 데 그쳤다.

종합해보면, 사극이 유독 인기를 끌었던 데는 추석이라는 개봉 시기가 작용한 셈이다. '추석에는 사극이 강세'라는 영화계의 공식은 팩트다.

온 가족 함께 보기엔 사극이 무난...1년에 한두 번 보는 관객들도 사극 선택

그렇다면 추석에 유독 사극이 흥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송형국 영화평론가는 K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추석엔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관람하기 무난한 장르가 사극"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영화를 적게 관람하는 연령층이 추석에 한꺼번에 관객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영화소비조사'를 봐도, 50대 관람객들의 평균 영화관람횟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낮다. 결국 상대적으로 영화를 많이 보는 청년층과 적게 보는 장년층이 명절에 함께 영화를 보게 될 때, 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난한 장르로 사극을 선택하는 걸로 해석된다.

팩트체크 인턴기자 안명진 passion96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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