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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농구대통령 허재를 비롯해 현주엽(농구) 김병현 양준혁(이상 야구) 등 스포츠스타들의 예능 진출이 최근 들어 더 활기를 띠고 있다.

JTBC '뭉쳐야 찬다'가 도화선이 됐다. 스포츠 전설들을 모아 아예 축구팀을 꾸렸다. 시청률도 평균 4%대가 넘을만큼 훌륭한 편이고 매 방송마다 다양한 스포츠스타들이 화제를 뿌리고 있다.

물론 스포츠스타들의 예능 진출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천하장사' 강호동이 대한민국 대표 MC로 자리잡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안정환은 각종 방송에서 MC로 두각을 나타내며 강호동을 위협하고 있다. "방송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던 '국보급센터' 서장훈의 입심도 허를 찔렀다. 탁월한 예능감으로 대세 MC로 한 자리를 꿰찼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현주엽은 SBS '정글의 법칙', 채널A '개밥주는 남자', tvN '버저비터', KBS1 '트루밥쇼' 등에 출연하더니 LG 세이커스의 감독이 된 후에도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활약하며 스포츠와 예능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김병현도 현역에서 은퇴한 올해부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것 외에도 MBC '라디오스타', 파일럿 예능 '편애중계'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SBS '정글의 법칙-인도네시아 편' 촬영도 다녀왔다.

이종격투기 김동현은 이제 예능인이 더 어울린다. 올해만 tvN '대탈출2', '플레이어',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뭉쳐야찬다', 채널A '팔아야귀국 in 인도네시아', SBS '정글의 법칙 in 메르귀'에 이어 최근에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도 진출했다.

그리고 '뭉쳐야 찬다'가 스포츠 예능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스포테이너(스포츠+엔터테이너)'의 양성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재를 비롯해 양준혁 이만기(씨름) 이봉주(마라톤) 여홍철(체조) 심권호(레슬링) 이형택(테니스) 진종오(사격) 등 분야별 최고의 스타들이 명불허전의 예능감을 자랑하고 있다. 허재와 이만기의 티격태격이 잔재미로 자리잡았고, 각각의 선수들이 본인의 캐릭터를 앞세원 '웃긴 예능'으로 승화시켰다.

스포츠스타들이 예능을 점령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선 누구나 아는 얼굴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스타 출신이라 굳이 누구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인지도가 유명 연예인 못지 않다. 또 신선함은 이들의 최강점이다. 늘 보던 예능 방송인들의 얼굴보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전문적으로 방송에 특화되기보다는 순수한 매력과 솔직함을 뽐내며 친근한 매력을 내뿜기도 한다.

순발력과 승부욕도 이들을 자주 찾는 이유다. 스포츠선수 특유의 감은 제작진의 의도를 재빠르게 파악하게 만들 뿐 아니라 예능을 더욱 치열한 웃음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

'뭉쳐야 찬다'의 성치경 CP는 "스포츠 예능을 구상하다보니 스포츠선수들을 섭외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웠다. 그렇게 조합을 만들었는데 허재처럼 예능 캐릭터로 재발견되는 경우가 생겼다"며 "본인도 즐거워하고 보는 이들도 의외의 면을 보니까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뭉쳐야 찬다'나 '편애중계'처럼 스포츠를 콘셉트로 한 예능은 자연스럽게 스포츠스타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입담과 순발력이 좋은 이들이 방송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다른 예능프로그램의 제작진에게도 섭외를 받기 시작하는 구조"라며 "안정환이 그랬고 서장훈이 그랬다. 최근 김병현 현주엽 등도 털털한 입담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예능에 진출해 좋은 활약하면서 앞으로도 스포츠계 숨은 진주들의 예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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