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팬들을 위한 추석 연휴 방송 길라잡이

기사승인 2019-09-11 15: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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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도 ‘덕질’은 계속된다. TV와 휴대폰만 있으면, ‘나’와 ‘내 아이돌’은 언제나 연결돼 있다. 유형별 아이돌 팬들을 위해 준비한 추석 연휴 방송 길라잡이.

아이돌 팬들을 위한 추석 연휴 방송 길라잡이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아육대)
방송 일시: 12~13일 오후 4시40분
추천: ‘다다익선’을 믿는 당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예쁘고 잘생긴 청년들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1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아육대)는 지금 활동 중인 여러 아이돌을 한 자리에서 만나보기에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남녀 아이돌을 통틀어 44개 그룹, 231명이 참가한다. 경쟁 종목으로는 씨름이 3년 만에 부활했고, e스포츠와 투구가 신설됐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명절, KBS2 ‘출발 드림팀’을 기억하고 있을 중장년층과 함께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단, 화면이 바뀔 때마다 ‘쟤는 누구냐’는 질문이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아이돌 팬들을 위한 추석 연휴 방송 길라잡이Mnet ‘V-1’ 
방송 일시: 13~15일 오후 6시
추천: 걸그룹계 ‘김나박이’를 찾으신다면

무대를 부수겠다는 살벌한 각오와 고음 애드리브의 향연, 참가자의 눈물 어린 고백. 여성 그룹 메인보컬과 여성 가수들의 노래 대결을 다룬 ‘V-1’의 예고편은 음악 경연과 아이돌 오디션의 상투적인 요소를 두루 갖췄다. 숨은 ‘보컬퀸’을 찾겠다는 기획엔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지만, 어느 정도의 흥행력을 보장받은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이런 경연 프로그램에선 대개 얼마나 높은 고음을 낼 수 있느냐가 가창력을 가리는 척도처럼 적용되는데, 그래서 소싯적 디시인사이드 가요갤러리에서 ‘3옥솔’과 ‘4옥미’를 논하던 이들에게 ‘V-1’을 추천한다.

아이돌 팬들을 위한 추석 연휴 방송 길라잡이MBC ‘올 어바웃 BTS’(ALL ABOUT BTS)
방송 일시: 12일 오후 11시55분, 13일 오전 0시30분
추천: 아미(ARMY)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6년간 MBC에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공연,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영상으로 구성한 방송. 작년 추석 MBC뮤직에서 방영한 동명 프로그램을 지상파로 옮겨온 셈인데, 담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진 만큼 내용은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방탄소년단의 ‘늦덕’(늦게 팬이 된 사람)들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프로그램이겠다. 다만 창작자의 입장에서, 이런 기획이 권장할 만한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기보단 명망 있는 스타에게 기생하려는 의도가 짙어 보여서다. 방탄소년단은 앞으로도 바쁠 테고 방송사의 미공개 아카이브는 금방 동 날 텐데. 한계가 너무 빨리 보인다.

아이돌 팬들을 위한 추석 연휴 방송 길라잡이네이버NOW ‘강다니엘 쇼’ 
방송 일시: 11~15일 오후 3시
추천: 강다니엘의 취향이 궁금한가요?

솔로 데뷔 이후 방송활동이 요원했던 가수 강다니엘은 네이버 앱의 오디오 스트리밍서비스 ‘네이버NOW’를 통해 팬들과 소통한다. 강다니엘은 이 방송에서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를 소개하고 래퍼 그레이와 이야기를 나눌 예정으로, 청취자들은 SNS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연을 보낼 수도 있다. 플랫폼만 옮겨 왔을 뿐 라디오의 소통 방식을 고스란히 따르는 것이다. 얼굴은 볼 수 없고 목소리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낭만적이지만, 그래서 뒷맛이 더 아쉽고 간지러울 수도 있다.

아이돌 팬들을 위한 추석 연휴 방송 길라잡이유튜브 SBS K팝 클래식 채널 ‘인기가요’
방송 일시: 상시 재생
추천: ‘인싸’가 되고 싶다면

방탄소년단은 ‘장첸소년단’(지오디)은 있고, 팝스타는 없지만 ‘조선판 레이디 가가’(이정현)는 있는 곳. 배우 전지현이 MC 신고식을 치르고, 배우 김민희가 테크노를 추며 가수를 소개하던 곳. 일명 ‘온라인 탑골공원’, ‘탑골가요’ 등의 애칭으로 불리는 ‘인기가요’ 스트리밍 서비스가 요즘 화제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인기가요’ 방송을 상시 재생하는 이 서비스는 2~30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아름답게 재현된 과거가 아닌 실재했던 시간으로서의 ‘세기말’을 지켜보다 보면, 그 시절을 직접 경험했는데도 새삼스러운 충격을 만나게 된다. 추석 연휴에는 1999년 열린 ‘드림콘서트’도 스트리밍 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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