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박한나] 영화 ‘ET(이티)’가 화제선상에 올랐다.
‘ET(이티)’의 중요한 주제는 ‘가족의 재구성’이다. “집”이라는 대사를 반복해 강조하는 영화는,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외로운 소년 엘리엇의 심리적 여정을 통해 결국 중산층 가족의 가치를 재확인시킨다.
이 영화에서 엘리엇은 E.T.에게 강력한 동질감을 느낀다. 그의 방에 처음 E.T.가 들어왔을 때의 장면에서 볼 수 있듯 그는 E.T.를 거울 속에 있는 또 다른 ‘나’로 대하며 E.T.가 느끼는 것을 똑같이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분신과도 같은 E.T.와 꿈같은 시간을 보내다가 과학자들과 경찰관들이 들이닥치면서 결국 현실을 깨닫고 E.T.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게 된다. 소년은 성장하고, 빈 아버지의 자리에는 과학자 키스가 서 있다.
외계인이 사라진 자리에 이전에는 완전히 망가져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다시 제 모습을 되찾은 ‘가족’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사적 구조에 대해 로버트 필립 콜커는 “스필버그적 세계에서··· 모든 개인적 행위는 주체와 세계를 강력한 가부장적 권력에 의해 보호받는 안정된 상태로 복귀시키기 위해 이루어진다”고 봤고, 로빈 우드 역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가족생활의 ‘본질적인’ 긍정성을 재확인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E.T.’는 핵가족의 이미지를 재구축하는 것으로 끝맺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