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IPO 앞두고 드론 공격 악재..몸값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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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9-1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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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람코 핵심시설 외부 공격에 노출..공급 안정성 훼손

  • "지정학적 리스크 반영되면 아람코 가치 떨어질 것"

  • "추가 공격 이어지면 IPO 추진 불가능해질 수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이하 아람코)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주요 석유시설에 드론 공격을 당하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국제유가는 급등했지만 원유 공급의 안정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오는 11월로 예상됐던 아람코의 IPO가 순항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10대가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에 있는 아람코의 핵심 원유시설을 공격했을 때, 두바이의 리츠칼튼 호텔에선 시티그룹, JP모건 등 국제적 투자은행 관계자들이 모여 아람코의 IPO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었다고 한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세계에너지총회(WEC)에서 우선 사우디 리야드 증시에 지분 1%로 상장한 다음 내년이나 후년에 해외 상장을 노린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해외 상장 후보지로는 영국 런던 증시, 미국 뉴욕 증시, 일본 도쿄 증시 등이 꼽힌다. 

아람코 IPO는 사우디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탈석유 경제구조개혁의 핵심이다. 그는 아람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개혁 밑천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드론 공격에 아람코의 상장이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를 두고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효과가 있겠지만 아람코의 핵심 인프라와 유전이 외부의 불시 공격에 언제라도 노출될 수 있다는 약점이 드러난 게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아이함 카멜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보고서를 통해 "이번 공격으로 아람코의 IPO 계획이 꼬일 수 있다"며, "빈 살만 왕세자는 앞으로 아람코가 테러와 전쟁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두고 빈 살만 왕세자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간극이 상당하다. 아람코 몸값을 2조 달러로 추산하는 빈 살만 왕세자는 국내외 증시에 지분 5%를 매각해 1000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은 아람코의 가치가 1조50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이번 드론 공격으로 급부상한 지정학적 위험요소를 반영하면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사우디 상장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람코는 지난해부터 상장설이 돌았지만 수요 부진 전망에 유가 하락이 이어진 데다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되면서 상장이 연기돼왔다.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알다비캐피탈의 무함마드 알리 야신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이번 드론 공격이 아람코의 리야드 증시 상장을 연기시키고 아람코 기업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로빈 밀스 카마르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만약 추가 공격이 나올 경우 IPO 추진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람코의 가치를 1조2000억~1조4000억 달러로 추산하는 그는 "지정학적 위험이라는 변수를 적용하면 그 가치는 훨씬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아람코가 일단 사우디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 원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해외 시장에선 지정학적 리스크를 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지대에 있는 사우디 아람코의 원유 저장 탱크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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