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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 목소리로 듣다 ‘한류, 괜찮나요?’ [긴급점검]

K팝 공연 중 열광하는 일본팬들. 사진 경향신문DB
“한류, 20년 걸쳐 정착한 문화, 한 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

강제징용 문제, 화이트 리스트, 지소미아 파기 등… 정치경제적 이슈들로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 미디어의 대부분은 혐한을 기조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내 한류 분위기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가?

일본 내에서 ‘K팝 반장’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대중음악 평론가 마츠오카 타쿠오는 이 질문에 “눈에 띄는 영향은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큰 영향은 없다. K팝 아티스트들은 일본에 진출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K팝 팬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형 CD숍의 판매량에서도 항상 K팝이 상위순위에 들어가 있으니 관련 이벤트나 라이브도 계속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을 둘러싼 여러 소동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K팝은 그 태풍에 맞서 인기를 얻어왔다. 개인적으로는 장장 20년이란 긴 세월을 걸고 정착한 장르이기에 그렇게 쉽게 쇠락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스포츠경향’은 현지에 거주 중인 한류 팬, 저널리스트 겸 작가, 한국음식점 점주들에게 같은 질문을 건네보았다. 그들은 모두 ‘한일관계가 악화됐어도 변한 것은 없다’라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치바현에 사는 안도 마사코씨는 한류붐 1세대, 배용준의 팬이다. 그는 지금도 2개월에 한 번씩 모이는 ‘배용준 상영회’에 참석하고 있다. 안도 씨는 “‘배용준 상영회’를 하면 치바 지역에서만 30여명이 참석한다. 지난 8월25일에 열린 ‘배용준 생일회’에는 5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고, 주변이 이렇다보니 한일관계로 변한 점은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를 느낄 수 있는 코리아타운 도쿄 신오오쿠보의 사정은 어떨까?

신오오쿠보 유통업자 김영국 씨는 “금년 들어 음식점 매상이 10% 정도 줄었지만 정치는 상관없어 보인다. 아직 주말과 공휴일에는 길거리에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현지 사정을 전했다.

도쿄 이치가야에 위치한 한국요리점 ‘오빠야(おぱ屋)’ 운영자 윤병구 씨도 마찬가지다. “방송에서는 한국의 네거티브한 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동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젊은 손님들이 ‘응원한다’며 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작년 대비 매상도 줄지 않았다. ‘혐한’은 남성 중장년층 중심의 일부 시각으로 보이며 한류 주소비층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의견도 전했다.

도쿄 신오오쿠보에서 프로모션 중인 K팝 그룹과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일본팬들. 사진 경향신문DB
재일작가이자 저널리스트 김민정은 “일본 언론은 연일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의혹 보도로 ‘한국 깎아내리기’를 하고 있다. ‘한국은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의도로 정권의 언론 통제가 심각해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한류는 잘 나간다. 방학을 이용해 한국 대학으로 어학연수를 가거나,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모두 K팝 CD에 쓰는 일은 특별하지 않은 일본 여대생의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한류로 인한 방송사 보도국과 드라마국의 극명한 온도차도 덧붙인다. 그는 “일본 지상파 방송사도 넷플릭스, 후루(현지 OTT 서비스)에 밀려 고군분투 중이다. 일본식 트렌디 드라마와 수사물은 진부해진 지 오래다. 드라마 제작자들은 한국 수사물과 미스터리 드라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즉 보도국은 주야장천 ‘혐한’을 부르짖고 있지만 드라마국은 ‘한국 드라마’를 외치는 재밌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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