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인하에 거리 둔 파월…트럼프 "배짱 없다" 맹비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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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19. 오전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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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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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두 달 만에 0.25%포인트 금리인하…'1.75~2.00%'
만장일치 실패…2명은 동결, 1명은 0.5%포인트 인하 주장
파월 "경기 하강 땐 연속적 금리인하…지금은 아냐" 선 그어
트럼프 "배짱도, 감각도, 비전도 없다"…또 파월 맹비난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종전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전날(1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통화정책회의 격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서다. 10년 반만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지난 7월 말 FOMC 이후 약 두 달만이다. 다만, 연준은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 대통령이 제롬 파월(오른쪽) 연준 의장을 향해 “끔찍한 의사소통자(A terrible communicator)”라며 맹비난을 퍼부은 배경이다.

◇만장일치 실패…“정책결정 어려워진 시점”

연준은 이날 FOMC 직후 내놓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어두운 글로벌 경제 전망과 미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꼽았다. 연준은 지난 12개월간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음식,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 전망을 위한 향후 정보의 함의에 대한 관찰을 지속하고,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금리결정을 두고 위원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위원 가운데 파월 의장을 포함한 7명의 위원은 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등 2명은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나 홀로 0.5%포인트의 ‘더블샷’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연준 내부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정책 결정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사진=AP
◇“경기 하강 땐 연속 인하” 강조했지만…

가장 관심을 모았던 향후 추가 금리인하 시사 여부와 관련, 연준은 별다른 시그널을 보내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욱더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것(경기하강)은 우리가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경기하강’이라는 조건을 달며 가볍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더 나아가 파월 의장은 만약 미 경제가 경기하강 국면으로 진입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촉구하고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예상한 ‘마이너스(-) 금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그는 “오늘 우리가 내린 결정은 ‘0.25%포인트의 금리인하’ 한 가지”라고 힘줘 말했다.

위원들의 향후 금리전망을 모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17명의 위원 가운데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점친 위원은 7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0명 중 금리 동결과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한 위원은 각각 5명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지난 6월 2.4%에서 1.9%로 하향 조정됐다.

◇트럼프 격노 “배짱도 없다…끔찍한 소통자”

파월 의장은 “미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도 “미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하고, 경제 활동도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존 문구를 유지했다. 다만, 가계 소비는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고정투자와 수출은 약화됐다”고 봤다. 이날 연준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2%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그동안 쉬지 않고 대폭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 도입 등을 압박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OMC 직후 트위터를 통해 “제롬 파월과 연준은 또다시 실패했다”며 “배짱도 없고, 감각도 없고, 비전도 없다. 끔찍한 소통자”라고 썼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우리의 정책 결정은 독립적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맞대응을 피했다.

이준기 (jek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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