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월 이어 금리 0.25%P 또 내려…추가 인하는 '불투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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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19. 오전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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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0~2.25%에서 1.75~2.0%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인 지난 7월 말 한 차례 금리를 내린(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2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그만큼 미ㆍ중 무역전쟁 격화ㆍ글로벌 성장 침체ㆍ미국 내 제조업 경기 악화 등 불확실성이 강해졌다는 점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Fed는 미국 경제 상황이 여전히 양호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연속적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이날 Fed는 17~18일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Fed는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서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며, 경제 활동도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Fed가 미국 경제 전망을 여전히 밝게 보고 있다는 점은 이날 발표된 별도 자료를 통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기존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6월 전망했던 2.1%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2020년에는 기존대로 2.0%를 유지했고, 2021년에는 기존 1.8%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Fed는 또 실업률 전망치(중간치)은 기존 3.6%에서 3.7%로 0.1%포인트 올렸다. 올해 인플레이션, 식품ㆍ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기존의 1.5%와 1.8%를 유지했다.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지난 6월 2.4%에서 1.9% 내려 잡았다.

제롬 파월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면서 "우리가 오늘 내린 결정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다는 것 한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Fed가 올해 들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선 것이 경제 전망이 양호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Fed 위원들이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가계 소비가 견고하고 노동시장도 여전히 강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Fed는 그러나 가계 소비가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기업 고정 투자와 수출이 약화됐다고 우려했다. 지난 12개월 기준으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나 전체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목표 관리치인 2% 아래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 전망의 전개와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불확실성 거론하며 금리 인하 이유로 들었다. Fed는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경제 활동의 확장세, 강한 노동시장 조건, 목표 관리치(2%)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물이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위원회의 결론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30~31 FOMC를 마치고 10년 7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하면서 밝혔던 이유와 사실상 동일했다.

이번 금리 결정 과정에서 Fed 내부의 입장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금리 결정 투표권이 있는 10명의 위원 중 제폼 파월 의장 등 7명의 위원들만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 3명 중 제임브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를 1.5~1.75%로 0.50%포인트 내리자고 주장한 반면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기존 금리 수준 유지를 제안했다. 일단 Fed는 이번 성명서에 지난 5월과 7월 금리를 각각 동결ㆍ인하하면서 밝혔던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act as appropriate)"이라는 문구도 재차 포함시켜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다.

향후 기준 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날 Fed가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17명의 회의 참가자 중 올해 금리 목표치(이하 중간치 기준)가 1.625%로 본 참가자는 7명, 1.825%는 5명, 2.125%는 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Fed가 이날 금리를 2.0~2.25%에서 1.75~2.0%로 0.25%포인트 인하한 것을 감안하면, 1회 더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 17명 중 7명에 그친 반면 현행 유지(5명) 또는 1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5명)이 더 많았던 셈이다. 점도표는 Fed 이사,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FOMC 참가자들로부터 금리에 대한 개별 예상치를 취합한 표다.

한편 파월 의장은 경기 하강 국면이 시작될 경우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부인해 당분간 금리 조정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만약 경기가 하강하면, 더욱더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경기하강)은 우리가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의 마이너스 금리 주장에 대해선 "우리가 마이너스(negative) 금리를 사용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금융위기 당시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미국 무역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무역정책 긴장이 고조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및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전국 각지의 기업인들이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를 단념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어 "무역 상황이 시장과 소비자들의 심리를 크게 움직였다"면서도 "무역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계량화하기는 어렵다. 무엇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Fed는 무역 상황에 대해 과민 반응하거나 과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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