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살인범, 그는 죽거나 수감중일 것" 13년전 유영철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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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19.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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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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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유영철이 2004년 7월 현장검증에 나섰을 때 모습. [중앙포토]

"화성 연쇄살인범은 이미 사망했거나 아니면 교도소에 수감 중일 것이다."

2003년부터 1년여간 20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은 지난 2006년 화성 연쇄살인범에 대해 이같은 추측을 내놨다. 연쇄살인범은 살인을 멈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경찰은 강간 살인죄로 무기수로 복역하고 있는 이모(56)씨를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했고, 유영철의 발언도 재조명 받고 있다.

"연쇄살인마는 살인 못 멈춰…중독이기 때문"
화성연쇄살인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손수호 변호사(법무법인 현재)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영철의 이같은 말을 인용하며 "(연쇄살인마들은) 스스로 살해를 멈출 방법이 없다"며 "즉 살인 중독인 것"이라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실제로 입대나 수감을 비롯한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살인을 할 수 없거나 또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 몇 년간 중지했다 재개하는 경우는 많이 있다"며 "(하지만 살인을) 완전히 그만두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외국에서 30년 동안 후속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있다가 체포된 경우도 있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이어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며 "본인의 경험일 수도 있겠지만 진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13명 부녀자 살해범 정남규 "사람 죽이지 못해 괴롭다"

'살인은 중독'이라는 발언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또 있다. 2004년부터 2년 동안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부녀자를 살해한 이른바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 정남규의 경우다.

정남규는 2년여간 미성년자 2명을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길 가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등 총 25건의 강도상해 및 살인 행각을 벌였다.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2007년 4월 사형이 확정됐으나 2009년 11월 수감 중이던 서울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정남규는 재판 과정에서 판사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담배는 끊었지만 죽이는 건 못 끊겠다', '사람을 죽이지 못해 괴롭다'는 표현이 담겼다고 전해졌다.

"피해자 유류품서 검출된 DNA, 용의자와 일치"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이 사건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 사건 피해자들의 유류품에서 검출된 유전자(DNA)가 현재 강간 살인죄 무기수로 복역 중인 50대 남성 이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점을 최근 확인됐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당시 이씨 나이는 27세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미제수사팀은 지난 7월 중순 오산경찰서(옛 화성경찰서) 창고에 보관돼 있던 증거물 중 속옷 등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해자들의 유류품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다시 감정을 의뢰한 결과 남성의 DNA를 발견했다.

경찰이 이 남성을 유력 용의자로 보고 조사한 결과 현재 수감 중인 이씨의 DNA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씨는 1994년 1월 충북 청주시에서 처제를 강간 살인한 혐의로 기소돼 한때 사형이 선고됐다가 이듬해 무기징역이 확정된 인물이다.

과학적 증거가 나왔지만 이씨는 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은 19일 브리핑 후 "용의자는 1차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모(56)씨가 24년째 수감돼 있는 부산교도소 전경. [연합뉴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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