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화성연쇄살인' 용의자 특정...당시 수사 참여했던 표창원 소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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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19. 오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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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였습니다. 화성 연쇄살인을 모티브로 한 영화였는데 당시 이때 화성에서 수사에 직접 참여하셨던 분이십니다. 더불어민주당의 표창원 의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표창원]
안녕하세요?

[앵커]
의원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이 몽타주 기억나십니까?

[표창원]
그럼요.

[앵커]
잊으실 수 없으시겠죠.

[표창원]
네, 너무 많이 봤고요.

[앵커]
33년 만에 유력한 용의자가 확인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으셨을 때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던가요?

[표창원]
처음에는 현실감이 전혀 나지 않았고요. 이게 실화냐? 요즘 말로. 뭔가 좀 잘못된 오보 아닌가, 이런 게 먼저 떠올랐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전혀 이러한 DNA 증거가 남아 있고 대조가 가능하고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안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공소시효도 만료됐고 다만 어디선가 목격자의 진술이나 혹은 기록이나 이런 것들로 이 범인의 윤곽이나 진실이 밝혀지기를 막연한 기대만 갖고 있었는데 처음에 떠올랐던 감정은 정말로 불신, 의문, 의혹 이것이었습니다.

[앵커]
저도 어제 이 뉴스를 진행하던 그 시간에 속보가 전해져서 속보가 전해져서 속보를 전하면서도 정말 사실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소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의원님께서 이때 당시에 수사에 직접 참여하셨다고 하는데 언제, 몇 년도에 계셨던 거예요?

[표창원]
제가 직접 수사진에 참여한 것은 아니고요. 화순경찰서에 1990년. 1990년 7월부터 91년 7월까지 1년간 근무했고요. 그때 제가 화성경찰서 기동 6중대 2소대장이었는데 저희가 맡은 임무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예방. 그래서 쭉 목근무를 하면서 경비를 서고 대원들. 그리고 지나가는 차량이나 사람들 검문, 검색을 하고 여성분들이 저녁에 귀가하실 때 안심 귀가 지원해드리고 이런 역할을 하고. 그러던 차에 9차 사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14살 중학생 김 양 사건이었죠. 너무 끔찍한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그 사건 발생했을 때는 저희가 현장 보존하고 현장에서의 증거 수색 작업 참여를 했었습니다.

[앵커]
앞서 김대겸 기자가 9차 사건의 현장을 찾아간 모습을 봤었는데 그때 굉장히 참혹했다고 전해집니다. 어떻게 기억하십니까, 그 현장을? 그 현장을.

[표창원]
그 현장 모습은 계속 떠올라요. 그냥 평범한 야산이기는 한데 소나무들이 있고 잡풀이 많이 있고 경사져 있고요. 너무나 저희가 하나하나 손으로 짚어가면서 담배 꽁초도 줍고 찢어진 속옷도 줍고 이랬기 때문에 시신을 범죄 현장에서 본 것은 그게 처음 이었거든요. 현장은 경찰관이 된 이후에. 그런데 워낙 참혹한 모습이었고 너무 어린 피해자였고 너무 충격적이었죠.

[앵커]
지금 말씀하신 표정만으로도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9차 사건을 접하시고 수사를 하게 되는 와중에 이듬해에 또 10차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좀 드셨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셨을 것 같고요.

[표창원]
무력감이 가장 컸고요. 저희뿐만 아니라 형사들도 인근 수원, 광명, 안산, 안양, 경기 전역에서 다 투입이 됐었거든요. 경기청의 광역수사대도 다 투입되고 엄청나게 많은 형사들이 현장에 배치가 되고 저희들은 계속해서 검문검색과 경계를 했음에도 또 발생을 했거든요. 너무 좀 죄송하기도 하고, 피해자께는. 또 주민들도 너무 화가 나셨었고요. 도대체 너희 뭐 하는 거냐. 엉뚱한 주민들만 계속 검문검색하고 괴롭히고 범인은 저렇게 또 저지르고. 도저히 경찰관을 내가 할 수 있나라는 그런 자괴감도 들었고요. 무력감이 가장 컸습니다.

[앵커]
그래서 혹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신 겁니까?

[표창원]
바로는 아니고요. 그 이후에 제가 부천경찰서로 발령을 받으면서 형사계로 바로 가서 실력을 닦고 싶었어요. 화성 사건이 워낙 제가 그냥 주변에서 수사진들과 이야기 나누고 도움을 드리려는 노력을 했을 뿐이었지만 이런 사건을 또 일어난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텐데 화성에서는 전혀 감도 못 잡고 그냥 발로 뛰는 돌아다니면서 어디선가 걸리기를 바라는 이런 형식의 수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답답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는데 배울 수가 없었어요.

다른 여러 가지 사건들 베테랑 형사분들께 배우고 다니고 도둑 잡고 성폭행 해결하고 이런 것들을 했는데 그리고 나서 1992년 초에 대학입시 시험지 도난 사건이 저희 관내에서 발생을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대학 입시가 무기한 연기도 되고 엄청난 사건이었는데 그 사건도 결국은 해결을 못했어요.

유력 용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았고 그의 상관이었던 교사 청구자로, 우리가 의심했던 사람은 중간에 자살을 해버리고. 그래서 화성 연쇄살인사건은커녕 좀 그러한 사건마저도 해결할 능력이 없다라는 그 자괴감. 또 어디서 배우고 싶어도 배울 데가 없다는 현실. 그런 것 때문에 제가 설록 홈즈의 나라, 영국에서는 배울 수 있겠지라는 기대 속에 유학을 가게 됐죠.

[앵커]
그래서 영국에서 무엇을 배우셨습니까, 의원님?

[표창원]
영국은 이런 말하면 영국 국민들이 싫어하실지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제 입장에서는 연쇄살인의 나라예요. 과거 살인마, 시작을 해서 요크셔리퍼 이러한 셰퍼드 의사 그다음에 부부, 웨스트 부부. 엄청난 연쇄살인사건들이 나다 보니까 그 제가 갔던 경찰학 형사사법센터에서는 범죄심리학, 범죄수사기법, 프로파일링. 이런 것들을 계속 가르쳐 주는데 대상 사건들이 너무 많은 거죠.

그런데 그 사건들 속에서 저는 한국에서는 처음 봤던 연쇄살인 사건이었던 화성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성적 동기를 가진 연쇄살인사건이 많이 있는 것을 발견을 했고요. 이러한 수사기법들, 이런 수사에 대한 분석된 결과를 가지고 한국에 가면 해결할 수 있겠구나라는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죠.

[앵커]
실제로 유학하고 오고 나서 현장에서 적용해 본 결과는 어떠셨습니까?

[표창원]
제가 돌아왔을 때 1998년에 돌아왔는데 99년, 2000년에 부산 경남 일대에서 정두영 사건이 발생을 합니다. 또 다른 연쇄살인사건이죠. 그 사건에 제가 영국에서 배워온 것들 적용시켜 분석을 한 결과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처음 방영이 되고 그때 많은 분들께서 제가 처음 방송에 나갔던 것이었고 상당히 뭐랄까요.

동의도 하시고 놀라시기도 하시고, 이런 분석이 가능하구나. 그런 영국에서 제가 보고 배웠던 것들이 우리나라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그전에 있었던 전통적인 수사와를 다른 분석기법들이 적용되게 된 것이죠.

[앵커]
그러면 이제 프로파일러 표창원, 의원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말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일단 살인의 추억 개봉 10주년 행사 때 한 말인데요. 1986년 1차 사건으로 봤을 때 연령은 71년생 이전일 것이다. 71년 이전생일 것이다. 그리고 혈액형은 B형이다라는 말을 봉준호 감독이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에게서 B형 혈액이 검출됐다고는 하는데 지금 용의자가 처제의 성폭행 살해사건으로 복역 중이지 않습니까? 그 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O형이래요. 혈액형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만 유력한 용의자가 아닐 가능성도 있는 것인가요?

[표창원]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겠죠. 다만 혈액형과 DNA 증거 중에 어떤 것이 더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느냐. 그러면 DNA입니다. 혈액형 같은 경우는 특히나 그 당시에 검출과 분석에 오류들이 꽤 많이 발생했었고요. 그리고 A형 중에 AO형, B형 중에 BO형 같은 경우는 O형과 자칫 잘못 분석을 하면 혼돈될 수가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지금 판결문에 나와 있는 혈액형이라는 것이 혈액을 채취해서 분석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스로가 자신의 혈액형을 O형이라고 기재했을 가능성이 있죠. 그런 여러 가지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분명한 것은 DNA가 일치하는데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이 두 가지 불일치는 분명히 과학적으로 검증이 되어야 하고 국과수에서 해나갈 것으로 보고요. 나중에 이 혼동과 오류는 시정될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앵커]
앞으로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겠네요. 그러면 봉준호 감독의 워딩은 봤고요.

그러면 연쇄살인마 유영철의 분석을 보겠습니다. 화성 연쇄살인마에 대해서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이미 사망했거나 교도소 수감 중일 것이다. 그런데 의원님께서도 예전에 비슷한 발언을 하셨어요. 이게 연쇄살인마의 심리를 분석해서 말씀하신 거죠?

[표창원]
그렇죠. 저는 영국에서 분석하고 범죄심리학의 기본적인 분석이고요. 유영철은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한 것 같아요. 스스로도. 정남규도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자신은 멈출 수 없다.

[앵커]
살인행위를.

[표창원]
네. 중독되었다. 이런 표현을 썼거든요. 그래서 아마 본인 생각에 화성 연쇄살인 사건 같은 경우에 특히나 범행의 충동성과 특이성을 봤을 때 91년 이후에 추가 사건이 발생되지 않은 것, 이것은 아마도 범행을 저지르지 못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지 본인이 중단한 것은 아닐 것이다라는 거죠. 중단할 수가 없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중단된, 강제로 중단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이유는 하나는 사망이겠고요. 지병이든 교통사고든.또 다른 하나는 교도소 수감이겠죠.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일 테고 저희들은 반대로 이러한 연쇄살인범들의 유형에 따른 그런 분석을 통해서 이러한 유형의 범인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세 가지의 가능성이에요. 하나는 사망, 하나는 교도소 수감, 또 하나는 진화입니다.

[앵커]
진화된 범죄 말씀이십니까?

[표창원]
네. 본인 스스로가 이러한 검거됐을 수 있는 위험성, 이걸 겪으면서 경각을 하거든요. 그러면서 쿨링어프피리어드라고 해서 냉각기를 거치면서 복기를 합니다, 자신의 범행에 대해서. 그리고 나서는 자칫 잘못했으면 내가 검거될 수도 있었을 거야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면서 자신의 수법을 변화시켜 나갑니다. 정남규 같은 경우도 초기에는 예기라고 하는 날카로운 칼 종류를 사용하다가 후기에는 둔기로 바꾸고요. 범행 장소도 거리에서 집안으로 변경시킵니다.

그러한 진화와 변화의 과정. 예를 들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면 초기 범행은 도보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했다면 후기에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했다면 전혀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리고 시신에 대한 유기 방법도 찾지 못하게 했다든지. 그걸 사실은 저나 우리 권일용 프로파일러나 이런 사람들이 계속 만나서 이야기할 때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 그 부분인데 너무나 다행스럽게 이번에 수감 중인 것이 확인이 되면서 그 세 번째 가능성이 해소가 되어서 사실은 상당히 안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 94년도에 있었던 지금 처제 성폭행 살인사건을 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의원님께서 이 사건 접하셨을 때 혹시 연관성을 찾으신 게 있으십니까?

[표창원]
그 당시에는 청주 사건은 몰랐습니다. 그 사건을 알았다면 당연히 비교 분석을 해 봤겠죠. 수법의 유사성이라든지 또는 충동 발현의 유사성이라든지 그런데 그 사건 자체가 단일 사건이었고요.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까. 더군다나 지인 간이잖아요. 가족 내에서 일어난 범행이라서 일반적인 연쇄살인의 유형과는 다르거든요.

[앵커]
어떻게 다른지 살짝만 소개를 해 주세요.

[표창원]
연쇄살인의 기본적인, 물론 많은 경우에 헨리리 루카스라든지 이런 유명한 연쇄살인범들도 출발 첫 범행은 모친, 혹시 주변 사람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연쇄살인으로 발현되기 시작하면서는 자신과 관련이 없는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요. 그래서 가장 큰 특징이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연결고리가 없다, 면식이 없다, 관계없다라는 거예요. 그래서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이 경우는 초기가 아니잖아요. 처음 출발할 때가 아니라 10차든, 10번이든, 7번이든 저지른 이후에 자기의 지인 가족 내에서 행해진 범행이란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그러한 형태의 추가 범행을 찾고 있진 않았죠, 우리는. 아마도 또 다른 형태의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추가 범행이 있을 것이다라고만 봤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 94년 사건은 사실은 저희들한테는 들어오지 않았죠, 기본적으로.

[앵커]
그렇군요. 그렇다면 교도소 안에 있는 유력한 용의자의 심리 상태가 정말 궁금한데 경찰들이 가서 증거를 내밀었을 때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거는 어떤 심리입니까?

[표창원]
우선 이 범인의 특성이나 유형 자체를 아직 우리가 모르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알아야 할 텐데요. 시간이 주는 효과가 대단히 큽니다. 25년, 26년 지난 시점에서 이미 많은 둔감화라고 하거든요. 민감성, 불안감, 두려움. 이런 것들이 해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금 어떠한 새로운 증거라든지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다가섰을 때 이미 이 사람은 마음속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의 준비가 없어진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다면 이 사람 자체가 예를 들어서 사이코패스라든지 그래서 그런 불안,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뇌기능적인 상태일 가능성도 물론 배제는 못하고요. 어떤 상황인지는 좀 분석을 하고 만나보고 조사를 해 봐야 알죠.

[앵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과 지금 함께하고 계십니다. 저희 방송 보면서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이 진짜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좀 소개를 잠깐 해 드리고 가겠습니다.

유튜브에서 킹스타님께서 살인도 중독 증상이 있는 건가요? 너무 무섭네요라는 의견 주셨고요.

문자로 5945님께서는 들리는 말은 1급 모범수였다는데 만약 특사로 나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1급 모범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저희가 워딩을 준비했습니다. 부산교도소 관계자를 저희가 취재를 해 봤더니 이런 특징을 얘기하더라고요. 평범한 수감자다.

1급 모범수로 분류되고 있다라고 합니다.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까? 불안감이 해소됐으니까 이렇게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표창원]
그 부분과는 조금 다른 영역인데요. 연쇄살인범들이 유형이 하나가 아닙니다. 여러 유형이 있는데요.

가장 큰 특징은 소위 사이코패스 중에 특히 충동적인 사이코패스 같은 경우에는 규율을 지키지 못합니다.

본인이 지키고 싶어도 계속 어기게 되고 충돌하게 되고 그리고 권위에 대한 저항을 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 경우가 유영철이나 정남규 같은 경우죠.

정남규는 결국 견디지 못해서 스스로를 살해해버렸죠, 자살이라는 형태로.그런데 연쇄살인범 중에서 평상시 또는 자기보다 강한 자나 권위 있는 자 앞에서는 대단히 순종적이고 온순하고 규칙을 잘 준수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데 자신이 강한 위치, 지배하고 있는 상황.

완전히 정복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폭력성, 공격성을 확 발현해내는 이런 유형들이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도 그를 대단히 온순하고 내성적이고 착한 사람으로 보게 되고요.

사교성이 있다고까지도 보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리고 수감 중에도 모범수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 유튜브 댓글로 주신 분 말씀처럼 정말 이번에 혹시. 지금 25년간의 모범수 생활이었단 말이죠. 그러면 자칫 잘못했으면 이번 8.15 특사가 없었잖아요. 너무나 다행이었던 거죠.

혹시라도 8.15 특사에서 감형이 이루어지고 가석방이 이루어졌다면 정말 끔찍한 그러면 결국 국과수에서 아마도 DNA 확인을 했을 텐데 이 사람은 그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적을 감추고 또는 여러 가지 변신을 하고 그다음에 시간이 흐른 이후에 또다시 범행을 했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될 수가 있었겠죠.

[앵커]
앞으로 가석방에 대해서 만약에 용의자가 혐의가 확정이 되면, 확인이 되면 가석방은 안 되는 것이겠죠, 저희가 걱정 안 해도 되겠습니까?

[표창원]
당연히 안 되겠죠. 그러니까 공소시효 완성으로부터 추가 처벌은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무기징역이기 때문에 감형, 가석방이 안 된다면 결과적으로는 추가 처벌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영원히 못 나오고요. 사형 판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사형 폐지 국가이기 때문에 집행이 안 됩니다.

안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사형 판결이나 다름없는 효과가 나타날 테고요. 지금 이 사건과 연관성이 어느 정도 확인만 된다면 가석방 대상은 전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안심하셔도 된다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의원님께서 90년, 91년에 화성 사건을 같이 맡으시면서 어쨌든 특정된 용의자가 있으니까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셨습니까?

[표창원]
당연히 만나보고 싶죠, 당연히. 그리고 제가 프로파일러 시절에는 경찰청의 의뢰로 연쇄살인범, 연쇄성폭행범, 또 존속살인범. 많이 만났습니다.

구치소에서도 만나고 경찰서에서도 만나고 한 3, 4시간씩 면담을 하고 그러면서 그들의 심리와 살아온 과정 이런 것들을 쭉 파악해 왔는데요. 당연히 이 경우에도 만나고 싶죠.

[앵커]
지금 혐의를 부인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의원님이시라면 어떤 질문을 던지시겠습니까? 프로파일러로서.

[표창원]
제가 훈련받은 방식은 일단 라포 형성. 처음에 들어가서 심리적인 공감대와 신뢰들을 얻는 대화들입니다. 아이스브레이킹이라고도 하죠.

조금 가벼운 이야기부터 상대방을 인정해 주는 이야기. 그리고 나서 범행보다는 그의 살아온 삶을 들여다봅니다, 저희들은.

가장 어렸을 때 행복했던 기억, 슬펐던 기억, 가장 좋아했던 사람, 친구, 가장 억울했던 일.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면 심리적인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거든요.

그렇게 해서 조금 소프트하게 되었을 때 사건 이야기가 나올 수가 있게 됩니다. 그런 과정이 없으면 결코 마음에 있는 이야기, 자기가 내보이고 싶지 않은 속내, 범행에 대한 이야기, 끌어낼 수가 없죠.

[앵커]
한 번의 면담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겠네요. 여러 번 걸쳐야 합니까, 천천히.

[표창원]
한 번에 한 3, 4시간 동안 한 세션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 여러 차례에 걸쳐야만 신뢰가 이루어지고 본인 스스로도 말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모든 연쇄살인범에게는 과시욕이 숨어 있거든요. 그것이 현시적, 명시적으로 아주 드러나는, 유영철 같은 경우도 있지만 꼭꼭 숨기고 있고 감추고 있고 네가 찾아봐.

증거 내놓으면 얘기할게. 이런 유형도 있는데요. 그런 경우라고 하더라도 마음속에는 자기가 하는 행동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를 분명히 있어요.

이것을 어떻게 끌어내느냐.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느냐의 문제인데 어떤 경우는 여러 차례 만나야만 그 상황이 만들어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앵커]
공소시효가 만들어 져서 기소는 못합니다마는 수사는 앞으로 해야 되겠죠. 어떤 방향을 갖고 해야 합니까?

[표창원]
우선은 자백을 끝까지 못 끌어낼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자백 없이도 충분히 이 사람의 신상을 공개해도 인권 문제가 제기되지 않고 그리고 이 사건의 종결을 우리가 선언할 수 있을 정도의 방증을 수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람의 그 당시의 거주, 그 당시의 직업, 그리고 이 사건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요소들.

두 번째로는 목격자들. 목격자 진술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범행 수법에 있어서도 좀 더 치밀한 분석을 통해서 유사성을.

예를 들어 미국 같은 경우에는 프로파일링 증거를 인정을 합니다, 법원에서. 그래서 범죄 행동들에 있어서 한 범죄에서 유력한 물적 증거가 확인되면 다른 범죄의 연쇄성은 그 다른 범죄에서는 물적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프로파일링 기법을 통한 유사성이 입증되면 인정을 해 주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이 사건에서도 DNA 증거가 없는 사건들의 유사성의 본질적인 특성을 확인하고 그것을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조사, 수사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의원님, 마지막으로 저희가 오프닝에서 의원님께 혹시 질문할 게 있으면 좀 달라고 뉴있저 가족분들께 말씀을 드렸는데 질문이 와서요.

3개 정도만 질문드리겠습니다. 6341님, 혹시 이 처제 성폭행 살해사건 전에 또 다른 사건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십니까라는 질문 주셨는데요.

[표창원]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91년부터 94년 사이 3년간 충분히 다른 범행 혹은 범행 시도했지만 실패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앵커]
5002님께서는 혹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은 없습니까라는 질문 주셨는데요.

[표창원]
현재로 봐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25년간의 그런 인내, 그리고 순응, 상해유지. 이런 것들로 봤을 때 지금 이 상황에서 드러났다고 해서 목숨을 끊을 가능성은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앵커]
유튜브에서 페르소나 님, 범죄에 대한 욕구가 사라져서 환경이 사라져서 살인 욕구가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까?

[표창원]
그렇지 않습니다. 주변 환경으로 인해서 생겨난 동기나 욕구, 충동이 아니고요. 범인의 내면에서 일어난 것이고 그 욕구과 충동은 유아기나 아동기에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친이나 부친의 학대. 이러한 방임. 그런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유년기의 주변으로부터 폭행, 따돌림.

이런 것으로 가능성이 높아서 주변 환경 변화를 통해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의원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너무 말씀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출연으로 모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표창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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