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민갑룡 "개구리 소년 원점 재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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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20. 오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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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현장 찾아 유가족 위로

2011년 설치 미제사건 전담팀
52건 강력사건 해결 72명 검거


민갑룡 경찰청장(왼쪽)이 20일 대표적인 미제사건인 `개구리소년 사건` 유골 발견 현장인 대구 달서구 와룡산을 찾아 소년들을 추도한 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되면서 다른 장기 미제사건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의 재수사를 천명하는 등 경찰도 미제 사건 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중요 미제사건 전담팀이 현재 수사 중인 미제사건은 268건에 달한다.

2015년 개정 형사소송법(일명 태완이법) 시행을 계기로 2000년 8월 1일 이후 발생한 살인사건은 공소시효 없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2011년부터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에 중요 미제사건 수사전담팀을 설치해 발생 후 5년이 경과한 살인사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전담팀은 지금까지 미제 강력사건 52건을 해결해 72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2001년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은 태완이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용의자가 검거된 사건이다.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이 피해자 주검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을 확보했지만 DNA와 일치하는 용의자를 찾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경찰은 2012년 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복역 중인 김 모씨와 용의자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사건이 종결됐다. 태완이법을 계기로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고 강간 살인 정황을 찾아 재판에 넘기면서 김씨는 무기징역 판결을 받았다.

'용인 전원주택 교수부인 살해사건'은 태완이법 이후 용의자가 처음으로 유죄를 확정받은 사건으로 꼽힌다. 2001년 의대 교수인 남편과 부인이 거주하던 경기도 용인 한 전원주택에 괴한 2명이 침입해 자고 있던 부인을 살해한 사건이다. 경찰이 전담팀을 꾸려 5000여 명을 용의 선상에 올렸지만 결국 범인을 찾는 데 실패했다. 결국 2016년 공범 중 1명이 범행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경찰에 붙잡혔고 다른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붙잡힌 용의자가 재판 과정에서 풀려나는 경우도 있었다. 2002년 부산 사상구에서 발생한 '태양다방 종업원 살인사건'은 2017년 발생 15년 만에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해 기소했다. 용의자는 2심까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살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했고, 결국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받고 풀려나 사건이 다시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확인을 계기로 장기미제사건 수사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른바 '개구리소년'들이 발견된 대구 달서구 와룡산을 찾아 재수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민 청장은 "유족 등에게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현직 경찰청장이 개구리사건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현장에서 수사 경과를 듣고 유족과 함께 소년들을 추모했다. 민 청장은 "모든 첨단기술을 동원해 유류품을 재검증해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기 곤란하지만 나름 여러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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