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 산하의 로슬린 연구소가 닭의 유전자를 조작해 인간 단백질을 함유한 계란을 낳게 하는 데 성공했다.
27일(현지시간) 보도자료 전문사이트 ‘유레칼러트(www.eurekalert.org)’에 따르면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기존의 다른 방법으로 생산된 단백질보다 생산비가 훨씬 저렴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로슬린 연구소는 1996년 복제 양 ‘돌리’가 태어난 곳이다. 돌리를 체세포 복제한 이언 윌머트 박사는 당시 이 연구소 소장이었다.
계란은 이미 독감 예방주사 등에 사용되는 백신용 바이러스 배양에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로슬린 연구소가 이번에 개발한 접근법은 전혀 다르다.
치료 단백질 암호를 닭의 DNA에 입력하고, 난백(달걀 흰자위)의 일부로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는 인간 면역체계에 꼭 필요한 단백질 2종에 초점을 맞춰 연구가 시작됐다.
하나는 항암과 항바이러스 효과가 강력한 ‘IFNalpha2a’라는 인간 단백질이고, 다른 하나는 손상된 세포 조직의 자가 복원 자극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macrophage-CSF’라는 단백질이었다. 후자는 인간과 돼지의 두 가지 버전이 모두 포함됐다.
그런데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가 나왔다.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약제를 만드는 데 달걀 세 개면 충분했다. 닭 한 마리는 1년간 약 300개의 달걀을 낳는다. 잠정적인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간단한 정화 시스템만 써도 달걀 한 개의 단백질 회수량이 기존의 다른 방법보다 훨씬 많았는데, 닭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전혀 없었다.
연구소 측은 아직 환자용 약제를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방법이 실현될 수 있고, 다른 치료 단백질 생산에도 쉽게 적용될 수 있다는 ‘원리 증거(proof-of-principle)’를 제시한 것으로 자평한다.
현재도 아바스틴(직·결장암), 허셉틴(유방암) 같은 단백질 소재 약제가 암 등 난치병 치료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단백질 치료제의 경우 충분히 품질을 갖춘 약제를 만들려면 고비용의 ‘포유류 세포 배양 기술(mammalian cell culture techniques)’이 꼭 필요하다. 그 외의 다른 방법도 복잡한 정화 시스템과 추가적인 처리 기술이 필요해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번 연구는 로슬린 연구소와 ‘로슬린 테크놀러지’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이 회사는 로슬린 연구소의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동료 심사(peer-reviewed)’ 학술지 ‘BMC 생명공학(BMC Biotechnolog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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