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회장 이후 9년, 한글과컴퓨터 후퇴 없는 성장

2010년부터 경영 안정 속 실적 상승 지속…매출 4.6배, 영업익 3.9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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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가 2010년 김상철 회장 체제 이후 매년 큰폭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과거 최대주주가 8번 바뀌면서 부침을 거듭했던 한컴은 김 회장 체제후 경영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컴의 실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매출은 4.6배, 영업이익은 3.9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473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2158억 원으로 1685억 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108억 원에서 425억 원으로 317억 원 증가했다. 

이 기간에 한컴의 매출은 한 해도 줄지 않고 매년 큰 폭의 성장을 유지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에 비해 소폭(약 9100만 원) 준 2017년을 제외하면 매년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한컴은 21.0%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과 18.7%의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컴이 이처럼 성장세를 이어온 것은 2010년 9월 소프트포럼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최대주주 변경 없이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한 가운데 PC-모바일-웹으로 이어지는 오피스 프로그램 사업의 성장과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한컴은 1990년 설립된 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맞서는 워드 프로세서 개발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1998년 MS와 ‘아래아한글’ 소스코드 매각을 논의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고, 이후 8차례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심각한 경영 불안에 시달렸다.

한컴 관계자는 “2010년 소프트포럼에 인수될 당시 한컴의 매출은 수년째 400억 원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고, 잦은 경영권 교체로 경영 안정이 시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상철 회장은 MS를 상대로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SW) 시장을 지켜낸 저력과 맨파워를 보고 인수를 단행했으며, 이후 혁신적인 제품 다각화와 적극적인 M&A를 추진하고, 내수를 넘어 글로벌 경쟁을 준비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고 덧붙였다.

PC 기반의 오피스 SW를 주력으로 성장해온 한컴은 김상철 회장이 인수한 후 IT 환경 변화에 따라 모바일과 클라우드 기반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PC 기반의 오피스 SW를 주력으로 성장해온 한글과컴퓨터는 모바일과 클라우드 기반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모든 IT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PC-모바일-웹의 풀 오피스 라인업을 구축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한컴오피스’ / 사진=한글과컴퓨터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모바일용 ‘한컴오피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모바일 오피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또 다운로드나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웹오피스’를 개발해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러시아 포털 ‘메일닷알유’에 공급했다.

PC용 오피스에서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6년 한컴오피스에 MS 워드 엔진을 탑재하는 등 과감한 시도로 해외에서도 MS 대체재로서 기반을 갖췄다. 이후 러시아 1, 2위 리테일 채널인 엠비데오와 엘도라도를 통해 PC용 한컴오피스를 판매해 러시아 B2C 오피스 SW 시장 점유율 10%를 상회하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컴은 제품 혁신뿐만 아니라 M&A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대표적인 국내 임베디드 SW 기업 MDS테크놀로지(한컴MDS)를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모바일 포렌식 1위 기업 지엠디시스템(한컴지엠디)과 벨기에의 PDF 솔루션 기업 아이텍스트를 인수했다. 또 2017년 국내 대표 개인안전장비기업 산청(한컴라이프케어)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 M&A를 통해 SW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ICT 융‧복합그룹으로 성장했다.

한컴의 성장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피스 SW 등 기존 사업의 성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 추진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은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왼쪽)과 중국 4대 AI 기업인 아이플라이텍의 우샤오루 총재가 지난 3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는 모습 / 사진=한글과컴퓨터


특히 눈에 띄는 신사업은 인공지능(AI) 관련 분야다. 한컴은 자체 보유한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중국 4대 AI 기업인 아이플라이텍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음성 통·번역을 비롯해 다양한 공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연결 없이 4개 언어 통·번역과 이미지 번역까지 가능한 휴대용 통·번역기 ‘지니톡 고’가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통·번역 기능을 갖춘 AI 기반 회의 솔루션(지니비즈)도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한컴은 또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로봇(물류, 교육용), 자율주행, 공유주차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사업을 전개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